"정신에 대한 치료제는 없다"

 

[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영화 '히든 아이덴티티'(감독 브래드 앤더슨)가 12일 개봉 예정이다. 추리소설의 창시자 에드가 앨런 포의 단편 소설을 원작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영화 '히든 아이덴티티'는 20세기를 앞둔 19세기 말, 1899년의 런던을 배경으로 한다. 

 
 

옥스포드 의과대학 졸업생인 '에드워드 뉴게이트'(짐 스터게스)는 견습 과정을 위해 숲속에 있는 '스톤허스트 정신병원'으로 향한다. 그는 어딘가 살벌함이 느껴지는 '미키 핀'(데이빗 듈리스)과 지나치게 이성적인 병원장 '사일러스 램'(벤 킹슬리),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일라이저 그레이브스 부인'(케이트 베킨세일)을 만나게 된다. 중세시대에는 정신병 환자를 마녀로 취급하며 고문과 화형 등 야만적인 치료법을 행했었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램 박사'는 환자들을 치료하지도 통제하지도 않고 오히려 자유롭게 직원들과 어울리며 지내게 하는 것이 어딘가 이상하다. 명문가에서 가문의 수치라며 버림받은 환자들, 그들에게는 어떤 상처가 있고, 또 어떤 치료를 받는 것이었을까? 우연히 발견한 보일러실에 갇혀있는 '벤자민 솔트 박사'(마이클 케인)는 자신이 원래 병원장이라고 주장하기까지, 병원을 비밀은 파헤칠수록 끔찍하고 충격적이다.

 
 

'히든 아이덴티티'는 2014년 '스톤허스트 정신병원'(Stonehearst Asylum)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으나 개봉 직전 '일라이저 그레이브스'(Eliza Graves)가 되었다. 그만큼이나 '일라이저 그레이브스'는 매력적이고 '에드워드 뉴게이트'가 첫눈에 반하기도 하는 인물이다. '히든 아이덴티티'라는 영화의 시작과 끝을 결정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제목을 그녀의 이름으로 한듯하지만, 스토리 흐름이 그녀에게 집중되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해외에서는 A급 배우들 캐스팅과 다크한 분위기가 좋은 것에 비해 반전이 억지스럽고, 스토리 흐름이 아쉽다는 평가가 있다.

내용 중에는 옥에 티도 나오는데 예를 들어, 영화 초반에 '뉴게이트'가 도착하고서 저녁 식사를 할 때 '미키 핀'의 이름에 대해 농담을 하는데, '미키 핀'은 실제 '몰래 음료에 타는 마취제'(knockout drops)로 알려진 시카고 바텐더였고, 그는 1903년도에 잡혔으며, 미국에서 그의 이름이나 'knockout drops'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하게 된 것은 적어도 10년 후였기 때문에 시대적으로 영화의 배경과는 알맞지 않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중세의 정신병원의 삭막한 분위기나 배우들의 연기력은 기대한 만큼이나 만족스럽다. 할로윈을 앞둔 10월 중순에 어울리는 미스터리 스릴러 '히든 아이덴티티' 12일 개봉. 112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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