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전서현 기자] 모처럼 맞은 황금연휴 커플끼리 가볼 만한 곳을 선정해보았다. 일출이 아름다운 곳에서의 시간은 서로를 색다른 시선으로 보게하지 않을까.

▲ 거제도의 일출 ©씨티맵

1018번 지방도를 타고 거제면-동부면-남부면-홍포항으로 가는 길은 거제도 서부지역의 해안과 내륙 풍경을 집중적으로 감상하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14번 국도를 타고 장승포동-구조라해수욕장-학동몽돌해수욕장-해금강 입구-여차마을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 코스를 이용하면 거제도 동부지역의 해안 절경을 골고루 살펴볼 수 있다.

여차마을 입구를 출발, 전망대를 거쳐 홍포항까지 이어지는 길의 총 거리는 약 4km 정도이다. 망산(397m) 줄기가 바다로 쏟아져 내리는 산 중턱 비탈에 길을 뚫어놓았다. 그러니 해안도로라고는 하지만 파도가 바로 옆까지 밀려와 부서지는 길은 아니다. 파도와 멀어진 대신 고지대를 통과하므로 조망의 즐거움에 푹 젖어볼 수 있다. 

여차 - 홍포 해안도로 전망대는 동쪽 방향과 남쪽 방향으로 조망이 좋은 지점이라서 새벽에는 일출 사진을 촬영하려고 하는 여행객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한겨울일 경우 아침 해는 천장산을 12시 방향이라고 가정했을 경우 1시 방향의 수평선에서 솟아오른다. 신선한 새벽 해를 따라서 보랏빛, 주홍빛, 황금빛으로 점차 변해가는 바다에는 거제도의 고깃배들과 부산을 오가는 대형 선박들이 점점이 떠있어 일출의 장엄미를 한층 살려준다.

저녁 무렵 이 전망대에 도착하면 일몰의 아늑함을 만나볼 수 있다. 따스한 온기를 품고 하루를 마감하는 해는 가왕도 주변으로 떨어진다. 전망대에서 2.4km 서쪽으로 떨어진 홍포항 입구로 이동해서 일몰을 봐도 좋다. 

여차 - 홍포 해안도로는 일부 급경사면에 시멘트포장이 되어 있지만 나머지 구간 대부분은 부드러운 흙길로 남아있다. 거제시에서는 이곳마저 포장이 된다면 해안경관이 너무 망가질 것 같아 일부러 포장공사를 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차마을 주민들의 생각도 도로포장 반대 입장에 서있다. 봄철이면 진달래가 군데군데 아름답게 피어나는 이 길은 때로 바다를 감상하면서, 때로 숲과 대화를 나누면서 걷기에 좋은 곳이라 걷기여행 애호가들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다. 

여차마을이라는 지명은 현지 주민의 말에 따르면 1백여 년 전 여자 명창이 태어난 곳이라 ‘여창포’라고 부른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한국전쟁 전까지만 해도 여차마을과 매물도 사이의 바다에서는 고래가 살았다. 이곳 주민들은 주로 어업과 미역을 채취하면서 살아간다.

여차마을 동쪽에 솟은 천장산에는 태평양전쟁 때의 흔적이 남아있다. 일제는 이 산 정상에 대공포 기지를 세우기 위해 기초공사를 했으나 전쟁이 끝나면서 마무리되지 못했다.

여차 - 홍포 해안도로에서 일출, 일몰을 감상하거나 드라이브를 즐긴 다음에는 거제도 동부의 해금강, 바람의 언덕, 학동, 구조라, 와현해변, 서이말등대 등을 여행하거나 서부의 거제만 해안을 드라이브한 뒤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청마기념관, 산방산비원 등을 방문하면 알찬 거제도 여행이 된다.

섬 속의 섬인 외도나 지심도을 방문하는 일정도 좋다. 외도는 동백숲과 아열대식물이 우거진 섬으로 거제도 곳곳에서 출항하는 유람선들은 대부분 외도방문(상륙 시간 약 1시간 30분)을 코스의 하나로 꾸려놓았다. 이 섬에는 늘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다양한 포즈의 조각작품과 아열대풍의 정원수들이 방문객들을 반겨준다. 

특히 종려나무, 워싱턴야자, 코코스야자 같은 이국적인 정취의 식물들은 남쪽나라나 지중해로 여행을 간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이 섬에서 자라는 식물은 약 740여 종을 헤아린다. 한겨울에도 꽃이 지는 법이 없다. 동백꽃이 그 주인공이다.

수령 350년의 팽나무가 지켜보는 자리에 들어선 청마기념관은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에서 태어난 시인 청마 유치환의 발자취와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청마기념관 1층은 유치환의 문학과 사상을 보여주는 프로젝트 영상실, 청마의 영상 시, 둔덕의 정경 디오라마 등으로 꾸며졌고 2층에는 청마의 생애와 삶, 청마의 자취와 체취 등을 주제로 한 유물과 유품 등이 전시돼있다. 기념관 뒤편에는 초가로 지어진 청마생가가 남아 있어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jun0206@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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