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1집 'Out Of The Kitchen' 발매

 ▲ (왼쪽부터) 성해호, 전현근, 손정운 ⓒ 문화뉴스 MHN 임우진PD

[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이제는 부엌 바깥 세상도 봐야할 때'

밴드 음악 좀 듣는다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리 없는 밴드. '보이즈 인 더 키친 (Boys in the Kitchen)'을 만났다. 이들은 데뷔 이후 1년 만에 (2015년) '올해의 헬로루키' 우수상과 'K-루키즈' 대상이라는 타이틀을 단 밴드다. 이들이 지난 9월 23일, 첫 정규 1집 'Out of the Kitchen'을 발매했다.

지난 29일 저녁, '보이즈 인 더 키친'이 젊은 기운을 발산하며 MHN 미디어센터로 들어섰다. 메인보컬, 기타에 전현근, 드럼에 성해호, 베이스에 손정운이 그 주인공이다.

반갑다. 팀 소개 부탁한다.

┗ 전현근 (이하 전): 반갑다. 9월 23일 첫 번째 정규를 낸 중고신인 록밴드 '보이즈 인 더 키친'이다. 2012년도에 결성 돼 활동하다가 이제야 정규앨범을 내게 됐다.

팀명이 독특하다. 의미가 뭔가?

└ (전) '리미트리스' 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 속에서 두뇌를 활성시키는 약을 만드는 집단의 이름이 '보이즈 인 더 키친'이다. 거기서 차용했다. 

성해호와 손정운은 어떻게 팀에 합류하게 된 건가?

└성해호(이하 성): 26살 성해호다. 어렸을 떄부터 락을 좋아했고 락 밴드를 하게됐다. 대학 졸업 후 음악 관두고 경찰 준비를 하던 중에, 생전 연락이 없던 현근이 형이 연락을 했다. '락스타'를 만들어주겠다는 거다. 그래서 합류하게 됐다. 당시 경찰 준비를 하려고 노량진으로 올라 오기 일주일 전이었다. 집에는 경찰 준비하러 간다고 하고 올라와서 현근이 형을 만났다. 부모님에게는 'EBS 공감'에 나오면 말씀드리려고 했다. 우연치 않게 밴드 시작한지 두 달도 안돼서 출연하게 됐다.

손정운 (이하 손): 나는 밴드에 가장 늦게 들어왔다. 합류하자마자 정규 1집 앨범에 참여하게 됐다. 김해에서 소방관 준비하면서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현근이 형한테 연락이 오더라. 같은 학교 같은 과였는데 학번이 달라서 학교에서 같이 다니지는 않았다. 

소속사 '트리퍼 사운드'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됐나

└ (전) 일단 2015년에 계약을 했다. 먼저 SNS 로 연락이 왔다. 2014년 말에 굉장히 지친 상태였다. 그 시기에 대표님께 연락이 온거다. EP 앨범 표지를 보고 연락을 하셨다고 하더라. 2015년 1월에 가계약을 먼저 하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소속사가 생기고 달라진 점이나 새롭게 느끼는 점은?

(전) 우선은 공연 섭외나 큰 무대 같은 데 갈 때 서류 작업이 꽤나 복잡하더라. 나는 그런 절차는 질색이다. 그런 문제들을 회사에서 처리해주니 좋다. 또 이동 간에 차가 있으니까 좋다.

 ▲ (왼쪽부터) 손정운, 전현근, 성해호 ⓒ 문화뉴스 MHN 임우진PD

선호하는 공연의 형태가 있는지

└ (전) 일단 공연 하는 것 자체가 좋다. 시설과 사운드만 좋으면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좁은 공연장에서 할 때는 우리에게 집중이 된다. 페스티벌은 일단 공간이 넓으니까 분위기 자체가 자유롭다. 

(손) 나 같은 경우는 클럽에서만 공연을 하다가 그린플러그드에 처음 가봤다. 클럽과는 모든 게 반대다. 시간대도 낮이고 공간도 야외였다. 야외에서 하니까 공기도 좋고 분위기 자체도 더 활기찬 느낌이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클럽 공연도 그만의 매력이 있다. 좁은 공간에서, 가깝게 받는 에너지가 좋다.

정규 1집 '아웃 오브 더 키친 (Out Of The Kitchen)'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트랙마다 설명을 덧붙여주면 좋을 것 같다. 리스닝 포인트라던지. 1번 트랙부터 시작해보자.

1. '81'

└ 제목을 '8160'이라고 붙여고 싶었다. 군대에서 해호형과 현근이 형의 박격포 주특기가 각각 81, 60이었다.  그런데 '8160'이라고 하고보니 느낌이 안 살더라. 그래서 짧게 '81'로 했다. (웃음) 일단 곡의 무드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팡팡 터지는 걸 하고 싶었다. 이번 앨범을 만들 때 기능에 대해서 생각했었다. 가령, '이 곡은 타이틀이야, 이 곡은 중간이야' 하는 문제들.  이 곡은 합주를 길게 했다. 처음엔 잘 안나오다가 멤버들 아이디어가 하나씩 추가되는 형태로 작업이 진행됐다.

2. 'Out Of The Kitchen' 

└ 원래 앨범 타이틀을 이걸로 생각했다. 노래가 좋다. 앨범 타이틀과 제목을 똑같이 가고 싶었다. 주변에서도 그렇고, 우리 내부적으로도 그렇고 '보이즈 인더 키친'의 사운드 틀 같은 게 있다고 생각했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그 틀에서 탈피하고 싶었다.  제목도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키친'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았다면, 이제는 부엌 바깥 세상을 봐야할 때라는 것. 

(전) 내가 곡 만드는 게 비슷한 구성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사운드 적으로도 많은 시도를 했다. 해호가 작고에도 참여 했다. 해호한테 그냥 마음대로 연주하라고 했다. 그동안은 이렇게 해달라고 요구를 한 편이다. 그게 미안했다. 곡마다 내가 넣고 싶은 재료를 다 넣은 느낌인데 앨범 자체를 놓고 보면 통일성 있는 작품이 나왔다.

(성) 맞다. 짜여진 것들이 있었다. 꼭 내 연주가 아니더라도, 가령 기타 솔로를 할 때도 뭔가 다르게 하고 싶었다. 기타를 치더라도 기타에 의존하지 않는 솔로랄까.

3. See The Sun

└ (전) 작년 7월인가 8월인가에 만들어진 곡이다. 일단 '이건 타이틀이다' 라는 느낌이 있었다. '나는 무조건 이거 타이틀로 할 거다'라고 생각했다. 앨범을 만들면서 곡이 쌓여갔고 다른 타이틀 후보가 나오기도 했다. 많이 흔들리긴 했지만 약간 곤조를 갖고(웃음) 밀어 붙였다.

(타이틀 선정 기준은 뭔가?) 적당한 대중성이 있으면서도, 앨범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곡이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나고 보면 괜찮았던 적이 많았다'는 의미를 가진 곡이다.

4. 캐치볼 

└ (손) 나는 이 곡이 좋다. 타이틀로 하고 싶었다.

(제목은 어떻게 붙였나? 곡의 무드와 딱 어울리는 제목이다) 

(전) 'See The Sun' 은 선 제목, '캐치볼'은 후 제목이다. 제목을 붙이는데 이 곡이 정말 네이밍이 안되더라. '핑퐁,' '배드민턴' 같은 것들을 붙여보다가 ' Common'이라고 최종결정해서 가져갔는데 대표님이 아닌 것 같다고 하시더라. (웃음) 

5. Big funny!

└ (전) 이것도 선제목이다. '페리' 형한테 기타를 부탁할 때 '중경삼림' 느낌을 내달라고 했다. 자세하게는 조셉 고든 래빗이 중경삼림을 찍는 느낌. 내 자전적인 얘기가 들어간 곡이다.

6. Quiet Song

└ (전) 사랑노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간질간질한 노래들. 그래도 열 곡중 한 곡 정도는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노래에서 사랑 얘기를 할때, 달달한 애정표현 같은 건 싫어한다. 그냥 찌질한 내용을 쓴다. 이 곡은 좀 예외라고 해야하나 (웃음)

7. Tutu

이거 뭐라고 읽어야 하나? 

└ (전) '튜튜'라고 읽으면된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영화 주인공의 친구 마이클이 동성애자다. 그 친구를 생각하면서 쓴 가사다. 멜로디가 완성되어 있느 상태에서 가사만 붙인 곡이다. 사운드가 세고 시원하다. 

 ⓒ 'Out Of The Kitchen' 앨범 표지

앨범 표지 전현근 아닌가? 초상화 수준인데.

(전) 그런 질문 많이 받았다. 나를 모델로 한 건 아니다. 앨범 나오고 거의 모두들 확실시 하시더라.

(성) 오늘 앨범 댓글을 봤는데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자기 얼굴을 표지에 넣었겠느냐' 하더라. (웃음)

(전·성·손) 우리도 신기하다. 재밌다.

8. Bell on the cat

└ (전) 제목은 비유다. 연애 관계에 대한 것.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뜻처럼 쉽지 않은 연애 상대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곡이다. 

(성) 이 곡이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70년대 80년대 로큰롤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처음 나왔을 때는 귀엽지도 않고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을 했다. 지금은 좋은 것 같다. 연주만 나오는 부분에서 뭔가 다른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이나믹한 느낌을 내려고 신경을 썼다. 

(손) 내 생각엔 악기들만의 매력이 통통튀는 매력이 드러나는 곡 같다. 이 곡의 기타 솔로(전현근)를 가장 좋아한다.

9. Television Now (2017 Version)

└ (전) 컴필레이션 앨범(bright #3)에 들어갔던 곡이다. 당시 템포, 사운드 등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이 곡은 라이브를 오래했다. 라이브를 하면서 뉘앙스가 많이 바뀌었다.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재녹음을 하면서 많이 바뀐 것 같다. 조금 더 속도감이 붙었다.

10. 밤비

(전) 내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 이름이다. 데려올 때 밤에 비가 와서 '밤비'라고 붙였다.

(성) 내가 밤비를 정말 좋아한다. 밤비도 나를 좋아한다. 사슴 캐릭터 '밤비'있지 않나, (밤비를) 실제로 보면 사슴처럼 생겼다. 

(전) 꿈을 꾸고 일어났을 때 꿈 속의 느낌과 현재의 느낌을 왔다갔다 할 때 있지 않나. 그런 느낌을 담았다.

▲ (왼쪽부터) 성해호, 전현근, 손정운 ⓒ 문화뉴스 MHN 임우진PD

수고하셨다, 전 트랙에 대한 코멘트가 리스너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다. 이제 각자 애정이 가는 곡 하나씩 소개해달라.

└ (손) 캐치볼! 처음부터 좋아했고 작사에도 참여했다. 계속 애정이 간다.

(성) 밤비! 다른 데서 인터뷰 할 때는 'Out Of The Kitchen'이라고 했는데 요즘 들어 합주를 하면서 너무 재밌더라. 몰아치는 부분에서 같이 몰아치는 느낌. 시너지가 느껴지면서 연주하면서 즐거운 곡이다. 강아지 밤비도 너무 좋다.

(전) See The Sun. 어딜 가도 See The Sun. 그 곡을 기점으로 정규 앨범 곡 작업이 시작됐다. 애증이 느껴지는 곡이다.

'보이즈 인 더 키친' 어디가면 볼 수 있나. 공연 계획을 알려달라.

└ 10월 14일에 '롤링홀'(서울시 마포구)에서 단독 공연, 10월 28일 부산 '리얼라이즈'에서 단독공연, 11월 4일 광주 '보헤미안'에서 단독 공연한다. 많이들 와주셨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전하고 싶은 말 부탁한다.

└ (전)  영혼을 갈아넣은 앨범이다. 내가 인디밴드를 해야겠다고 생각한게 18살이다. 지금은 28살이다. 10년만에 낸 성과물이다. 재밌게 듣고 기분 좋으셨으면 좋겠다.

(손) 자기가 좋아해줄 수 있는 방법으로 음악을 들어주시면 그것 만큼 기쁜 게 없는 것 같다. 대충 만들지 않았다. 한 장의 앨범에 저희 노력이 모두 담겨 있다. 처음 들어주시는 분들에게는 앨범 전체재생을 추천한다.

(성)  앨범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힘들었던 점 중 하나가 빨리 공연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르는 것이었다. 우리 곡 앨범도 좋은데 라이브로 꼭 들어야 한다. 그동안 공연은 단독 공연이 아니니까 많이 까불 수 없는데 이번 단독공연은 우리만 보러오시는 거니 재밌게 까불고 놀아보겠다. (웃음) 라이브 때 만나요.

soyeon0213@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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