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무상 제공 받았으나, 비용 문제로 야구장 건립 '답보'

▲ 이만수 감독은 성경 말씀에 따라 가장 낮은 곳에서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이만수 前 SK 와이번스 감독은 요즘 누구보다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전국을 누비며 재능 기부에 앞장서고 있음은 물론, KBS에서 진행한 '우리들의 0교시'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면서 연식 야구 지도에도 열심이었다. 뿐만 아니라, SK 감독 역임 직후 공들였던 라오스 야구단 및 라오스 야구협회 창설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국내는 물론, 라오스를 오가는 이 열정은 사실 전직 프로야구 감독의 행보라고 하기에는 다소 특이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야구와 아내, 그리고 교회밖에 모르고' 지냈다는 이만수 감독의 인생 철학을 이해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실제로 이 감독은 '여호와께서는 높이 계셔도 낮은 자를 굽어 살피시며, 멀리서도 교만한 자를 아심이니이다(시편 138장 6절)'라는 성경 말씀대로 가장 낮은 곳에 임하여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곧 '꼴지가 첫째가 되는(마태오 복음 20장 16절)' 성경 말씀과도 이어지는 셈이다.

그랬던 이 감독은 최근 안타까운 소식을 전달해 왔다. 라오스 야구 협회 창립 및 라오스 정부로부터 야구장 부지를 무상 제공받는다는 공약까지는 얻어냈으나, 야구장 건립을 위한 국내 지원까지는 받아내지 못했다는 소식이 그러했다. 이에 '문화뉴스 스포테인먼트 팀'에서는 이러한 안타까운 사정을 그대로 전달하여 많은 야구팬들이 인지하게끔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을 지니게 됐다. 그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안녕하세요, 야구인 이만수입니다.
라오스 야구장 건립에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야구인 이만수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프로야구팀 감독을 퇴임한 후 국내 재능기부 활동과 더불어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 야구단을 창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라오스 야구협회까지 라오스 정부와 손을 잡고 설립하는 등 지난 3년 여간 제 야구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라오스 야구 협회까지 창립이 됐지만 아직 라오스에는 야구장이 없습니다. 즉, 야구장 없는 야구 선수들만 있을 뿐입니다. 선수들은 주중에는 실내 연습장 수준도 안 되는, 작은 야구 센터에 모입니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훈련이라기보다는 놀이에 더 가까운 미니 훈련만 소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만 두 시간씩 축구장을 빌려 라인을 긋고 그나마 제대로 된 훈련을 하는데요, 이런 생활이 벌써 4년째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한국-라오스 국제야구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기적입니다.

라오스 정부에서는 국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라오스 국립경기장에 위치한 스포츠 종합 시설 단지(한국으로 치면 잠실 종합 운동장) 내의 부지 21,000평을 무상 제공하기로 아주 오래전부터 제가 구단주 겸 감독으로 있는 '라오 J 브라더스' 측에 약속했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라오스 정부는 토지를 무상 제공하는 것이지 건축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건축비는 전적으로 대한민국측에서 마련해야 하는 조건입니다.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라오스 정부는 대한민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저 개인 이만수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기에 부담도 많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봤지만 제 열정만큼 함께 할 곳을 찾지 못해서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하반기에 대한민국 정부의 해외 원조 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고자 불철주야 서류를 준비하여 심사에 접수를 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에 제안한 기획안 내용은, 라오스 정부가 부지를 제공하고 대한민국측에서는 네 경기를 동시에 치를 수 있는 4면 야구장으로 지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서류를 접수할 때만 해도 무모한 도전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었지만 한국과 라오스에서 밤낮으로 열심히 서류 준비를 하여 라오스의 3개 부서 장관(교육 체육부, 외교부, 투자기획부)의 허락과 요청서를 받아 주라오스 대한민국 대사관을 통해 대한민국 외교부와 문체부로 보내졌습니다

▲ 이만수 감독을 초청하는 입장에서도 '정말로 오실까?' 반신반의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이 감독은 라오 브라더스 유니폼을 착용하고 두말 없이 등장한다. 야구팬들에게 이만수는 여전히 슈퍼 스타다. 사진ⓒ김현희 기자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의 문체부와 외교부의 승인을 단계별로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최종 심사 과정인 기획재정부 심사에서 아쉽게도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탈락이 됐다는 소식에 참 많이 당황하고 크게 실망을 했습니다.

라오스 야구협회도 창설이 되고 라오스 국가대표도 선발하여 곧 국제대회를 준비하고 있기에 야구장이 더 절실하게 필요한 요즘입니다. 지난 주에 저는 라오스를 다녀왔습니다. 라오스 정부에서 제공하기로 한 야구장 부지를 다녀왔는데요. 야구장 부지는 비어있는 상태로 점점 거친 풀들이 자라며 밀림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라오스 정부는 대한민국에서 야구장 건설을 지원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반드시 야구장을 건설하여 야구를 통해 수많은 라오스 사람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왔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작년 2월부터 3개월간 진행됐던 Daum 스토리 펀딩을 통해 무려 3,000만 원이 모금됐었습니다. (주 : 라오스 야구장 건설 스토리펀딩, https://storyfunding.kakao.com/project/3168)

스토리 펀딩을 통해 많은분들께서 십시일반 모아주신 정성을 절대로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 후원금은 향후 반드시 라오스 야구장 건설에 귀하게 쓰일 예정입니다

비록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을 통해 야구장을 건설하려던 계획에 잠시 브레이크가 걸렸고 다시 아무 것도 없는 상황으로 돌아왔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야구 불모지였던 라오스에 이제 막 뿌리내리고 있는 야구. 이곳에 야구장을 건설할 수 있는 것은 누구 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저 혼자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가 없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야구장 없는 라오스 야구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선수들에게 말했습니다. 

“Never ever give up!(절대, 절대 포기하지 말자!)”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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