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불투명한 시장 속 성공 신화를 개척해나가는 스타트업 CEO들, 그들을 집중 취재하는 '라이징 스타트업'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비투링크(B2Link) 이소형 대표를 인터뷰합니다. 비투링크(B2Link)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유통 회사입니다. 2014년 7월 설립됐지만, 3년 만에 매출 300억 원, 누적 투자액 103억 원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MHN 편집장·마포 FM 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피디쇼 DJ)
▶ 패 널 : 안태양 (푸드컬쳐 디렉터·서울시스터즈 CEO)
▶ 게 스 트 : 이소형 (비투링크 대표)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ㄴ 안녕하세요? 비투링크 대표 이소형입니다. 비투링크는 한국 K-뷰티 브랜드들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해외 입점할 수 있게 돕는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해외 진출을 결정했을 때, 어떤 지역에서 어떻게 유통시켜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비투링크는 그런 이들에게, 브랜드 가치를 지키며 해외 시장을 넓혀나갈 수 있게 돕는다. 특히, 비투링크는 '브랜드 가치를 지킨다'는 점에 집중한다. 아무리 시장을 넓혀놔도, 브랜드 가치가 무너지면 의미 없기 때문이다. 2014년 창업 이래, 중국 중심으로 일해오다 작년부터는 동남아·미국까지 시장을 넓혔다.

마포 FM 근처 홍대에는 자주 오시는지

ㄴ 자주 오진 않는다.

최근 근황은 어떠한가

ㄴ 꾸준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

사드 중국 여파에 흔들리지 않고, 매출을 늘린 것으로 유명하다

ㄴ 비투링크에도 사드 피해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사드 기간에도, 전년 대비 230%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사드가 없었다면 더 높은 성장을 기록했을 것이다. 원래 목표는 400%였다.

페이스북 등 SNS 활동을 거의 안 하신다고?

ㄴ 회사 PR 담당자가 잡아준 일정을 열심히 나가고 있다. 아무래도 해외 진출 사업을 하니까, 미국·중국 쪽 네트워킹에 집중하게 된다. SNS를 좀 귀찮아하는 성격이다(웃음).

▲ 라디오 인터뷰 중인 이소형 대표

안태양 디렉터, 이소형 대표를 섭외한 이유는?

ㄴ 안태양: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이 '비투링크'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비투링크'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중앙일보와 잡플래닛이 공동으로 주최한 '2017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스타트업은 기업 문화가 정말 중요하다. 이소형 대표의 스타트업 운영 철학을 꼭 듣고 싶었다. 섭외를 도와주신 비투링크 이정민 이사님, 정말 감사드린다.

회사 비전이 궁금하다

ㄴ 초기 비전은 한국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것이었다.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방향으로 말이다. 2017년 현재, 비투링크 비전은 '세상에 없던 거래를 만든다'는 것이다. '세상에 없던 거래'란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첫 번째, 효율적이고 안전한 국제 거래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무역이라는 게, 생각보다 '만남'에 집중하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술도 마시고, 거래가 날아가기도 하고… 이런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이루고 싶었다. 두 번째, 우리나라의 작은 브랜드를 남미나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만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비투링크가 없었다면,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을 강화해나가고 싶다.

비투링크, 어떤 의미인가

ㄴ 비투비(B2B), 비투씨(B2C) 등 '비투'로 시작하는 건 다 이어(link)버리자는 뜻이다. 그래서 '비투링크(B2Link)'로 이름을 지었다.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 생각이었다.

서울대 경영학과,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 이력이 어마어마하다. 대학생 때부터 창업을 꿈꿨나

ㄴ 창업을 꿈꾸진 않았다. 다만 '뉴 비지니스 모델'을 현실에 실현해보고 싶다는 꿈은 있었다. 대학교 졸업 당시 두 가지 목표를 희망했다. 첫 번째,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두 번째, 앞서 말한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이다. 내가 직접 실행하지 않아도, 누군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었다. 맥킨지에서 다른 사람들을 컨설팅해주며, 아이디어만 남에게 맡기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행이 없는 아이디어는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

맥킨지 퇴사 후 바로 창업했나

ㄴ 3년 정도 회사에 다녔다. 마지막 6개월은 창업을 구상하는 시간이었다. 퇴사 다음 날부터 비투링크에 출근했다. 힘들긴 했지만, 공동 창업가들과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이 즐거웠다.

▲ ⓒ 비투링크 홈페이지

당시 논의 과정에서 '이것만은 지키겠다'하는 결정이 있었나

ㄴ '한국 패션 및 뷰티를 중국에 알리자'고 생각했다. 브랜드 가치를 지켜서, 오래갈 수 있게 해주자는 목표였다. 의외로 중국에서 오랫동안 버티는 기업이 많지 않다. 그런 것들을 보완해주고 싶었다.

오래 가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ㄴ 해외 유통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 단기적 욕심 때문에 상품을 지나치게 많이 푼다거나 하는 방식이다. 화장품 도매 및 유통 시장은 주식 시장과 흡사하다. 공급이 과잉되면 물건이 빠지기 시작하고, 그러면 가격이 하향 평준화된다. 한 번 내려간 가격은 다시 올라가기 어렵다. 그렇게 브랜드 가치가 무너진 경우를 종종 봤다.

브랜드 가치와 매출 사이의 줄다리기, 팀 멤버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ㄴ 직원들도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회사 내부에 다섯 가지 행동 강령(Code of Conduct)을 정해놓기도 했다. 첫 번째, 크고 담대한 꿈을 갖는다. 두 번째, 주도적인 태도로 집요하게 집착한다. 세 번째, 나와 내 팀이 아닌 모든 비투링커의 성공을 위한 의사결정을 한다. 네 번째, 실수는 실수를 통해서 그 이상을 배울 수 있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다섯 번째, 함께 일하고 싶은 역량을 가진 동료가 된다. 회사의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벨류커미티(Value Committee)' 팀에서 만든 목표다.

▲ ⓒ 비투링크 블로그

내부 조직 관리를 정말 잘한다. 직원 규모가 어느 정도 늘어났을 때, 조직 관리에 눈을 돌렸나

ㄴ 직원 문화 관리는 계속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직원 수가 늘어날 때마다 집중해야 할 것들이 달라졌다. 초기에는 직원 문화 형성에 실패하기도 했다. 창업 초기에는 인턴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공동 창업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인턴 직원이었다. 팀워크는 좋았지만, 인턴 친구들이 학교로 돌아가면서 공백이 생겼다. 회사 문화를 주도하던 인턴들이 사라지고, 정직원을 다시 뽑자 회사 문화도 바뀌었다. 직원 문화를 유지하는 방식은 따로 없고, 꾸준히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편이다. 오전 10시가 정규 출근 시간인데, 오후 2시에 출근하던 직원이 있었다. 몇 개월간 계속 이야기하면서 설득했던 것 같다. 결국, 에이스 직원으로 거듭났다.

ㄴ 안태양: 비투링크 이소형 대표 기사를 읽으며 느낀 점이 있다. 굉장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이다. 이런 성격이 직원 관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인재 채용,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ㄴ 비투링크에서 중요시하는 인재상이 있다. 면접에도 그런 것들을 강조한다.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가치관이 맞지 않으면 오래 해나갈 수 없다. 비투링크 인재상은 다음의 3가지다. 첫 번째, 문제해결력을 가진 '무한 진화론자', 우리는 지속해서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고 대처해야 한다. 두 번째, 탁월한 주인의식을 가진 '비투링크 사랑꾼'이다. 직원들은 모두 안정성이나 높은 연봉을 포기하고, 비투링크에 투자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쉽게 일할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다. 분위기를 해치기 때문이다. 세 번째, 합리성을 가진 '비폭력 무꼰대 주의자'다. 앞의 두 가지가 이루기 어려운 목표인 만큼, 회사 내에서 합리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현재 직원은 130명 정도다.

▲ ⓒ 비투링크 페이스북

최근, 자회사를 인수했다

ㄴ 비씨씨코리아를 인수했다. 아마존·이베이 같은 미국형 유통을 담당하는 회사다. 작년 매출이 150억 원 정도였다. 비씨씨코리아 경영진이 '세상에 없던 거래를 만든다'는 비전에 공감해주셔서, 함께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시장을 벗어난다'는 기사가 있었다. 부연 설명 부탁드린다

ㄴ 중국 시장은 중요하지만, 중국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다른 해외 매출 비중을 늘려 중국 비중을 49% 정도에 맞추고 싶다. 지금은 70% 정도다. 현재 북미·동남아 쪽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동남아·북미, 세 시장 간 어떤 차이가 있나

ㄴ 중국 시장 특성은 두 가지다. 첫째, 유명하지 않은 상품은 안 팔린다.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상품이 매력적이면 인지도가 낮아도 팔리는 면이 있다. 중국의 경우, 낯선 브랜드 상품을 잘 구입하지 않는다. 두 번째, 트렌드가 서서히 달아올라 서서히 식는다. 유통 채널이 굉장히 다양해서, 채널별 유행 속도도 다르다.

미국 시장의 경우, K-뷰티 온라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5년 대비해 2016년에는, K-뷰티 온라인 거래액이 99% 성장했다. 한인 동포들이 아닌, 현지 미국인이 한국 화장품을 구매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독일에서도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신생 카테고리로 떠올랐다. 한국 화장품에는 틀림없이 경쟁력이 있다. 비투링크 역시 유럽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어떻게 오래 유지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단기적 욕심을 버리고 브랜드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안태양 디렉터에게 설명을 듣는 게 낫지 않을까(웃음).

▲ ⓒ 비투링크 홈페이지

비투링크에 제품 유통을 맡기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ㄴ 비투링크가 마법의 지팡이는 아니다. 저희를 통한다고 무조건 매출이 나진 않는다. 브랜드 가치를 객관적을 짚어드리고 발전 방향을 조언해드리는 정도다. 브랜드 철학과 비전이 우리 회사와 맞아야 한다. 사내 MD팀에서 그 나라의 수요와 현황을 파악해, 의사결정을 진행한다.

자체 제품도 제작할 예정인가

ㄴ 작년에 브랜드 하나를 인수했다. 마케팅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 비투링크 브랜드로 유통 실험을 해본다. 언젠가는 자사 제품도 확장할 예정이다. 소비재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K-뷰티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제품군을 해외에 소개하고 싶다.

K-뷰티 말고 주목하는 한국 상품은?

ㄴ 가방 등의 한국 잡화를 살펴보고 있다.

해외 유통을 준비하는 회사들에 조언이 있다면?

ㄴ 첫 번째, 브랜드 본질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브랜드 철학은 무엇인지, 왜 이 상품이 남들과 차별화되는지 등이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상품이 인기를 끄는 건, 그 상품이 한국만의 무언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기적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살폈으면 좋겠다.

스타트업 창업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는?

ㄴ 가치관이 중요하다. 이걸 통해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이걸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창업을 하면 어려운 일이 많다. 어려울 때 사업을 끌고 나갈 수 있는 힘은, 결국 본질에서 오는 것 같다. 한 번 발 담그면 10년 할 각오로 도전했으면 좋겠다(웃음).

▲ ⓒ 비투링크 블로그

이제 3년 차, 7년 뒤에는 어떤 회사가 돼 있을까

ㄴ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바꾸는 회사였으면 좋겠다. 비투링크라는 플랫폼을 통해, 어렵게 진행하던 일들을 착착 해결해나가면 좋겠다.

인상 깊게 바라보는 스타트업 회사가 있다면?

ㄴ 한국전력(KEPCO)스타트업인 '솔라커넥트'에 주목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사업을 서포트하는 회사다. 어릴 때부터 신재생 에너지에 관심이 많았다. 전 직장, 맥킨지에서도 관련 컨설팅을 많이 진행했다. 세상은 결국 신재생 에너지 사업으로 흘러갈 것이다. 솔라커넥트가 그 흐름을 잘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인사 부탁드린다

ㄴ 비투링크가 비즈니스 대상으로 움직이다 보니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분야다. 세상을 바꾸는 무역 거래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비투링크 인재 채용에 지원해주시면 좋겠다. 방송 듣는 모든 스타트업 관계자분들, 어려운 길이지만 힘내서 함께 걸어가면 좋겠다.

jhle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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