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2017년 국내영화의 야심작 중 하나로 평가받았던 '남한산성'은 개봉하기 전부터 '잘해야 본전'이라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병자호란'과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한국사의 비극을 다루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사람들 사이에서 논쟁이 붙을 만큼 민감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접근하는 데 있어 신중에 신중함을 더 해야 했다.

황동혁 감독은 사료보단,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인 '남한산성'을 영화화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사실과 픽션이 가미되었다. 단순히 고증하여 역사교육자료 영상으로 치부될까 봐, 당시 역사의 중심에 있던 최명길과 김상헌으로 분한 이병헌과 김윤석 투톱의 불꽃 튀는 설전으로 긴장감을 더했다. 하지만 이는 예고편에서 짐작할 수 있었고, 140분가량 되는 영화는 결국 역사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끝났다.

역사 바탕이기에 당연한 말이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황동혁 감독이 왜 이 소재를 만들려고 했는지 의도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다. '정통사극이 이것이다'며, 혹은 병자호란 당시 조선왕조 내부의 분위기가 이랬다고 슬픈 역사를 그대로 비추려는 목적이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무엇을 말하고 싶었냐고 물어본다면 답하기 힘들다. 그저 재현하는 데에만 충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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