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다하우스의 리더이자 KAC 한국예술원 실용무용과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D.O

최고의 하우스 댄서 D.O에게 묻다. 한국 하우스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 

   
 

S: 춤을 추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입니까?
D: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을 하긴 했는데 그때는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을 했었던 거였고, 어떤 목표의식을 가지고 춤을 추었던 건 20살 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S: '하우스'라는 장르를 시작했던 것은 언제부터였습니까?
D: 그때 역시 20살 때였습니다. 제가 처음 춤을 추기 시작했을 때는 춤을 쉽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막연히 자료를 보고 따라 해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18살에 처음 방송 무대에 서보고, 그 후에 락킹도 배워보고, 또 힙합에도 관심이 있어서 힙합도 배워보고 하다가, 운명처럼 '하우스'라는 장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S: 왜 '하우스'라는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까?
D: 지금 생각해보면 음악이 정말 좋아서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음악에 이런 춤을 추니까 정말 멋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S: '하우스 댄스'를 시작하게 될 당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댄서가 있습니까?
D: 재팬 댄스 딜라잇 94년이었던가... 그 해에 특별상을 수상했던 피노키오라는 팀이 있었는데, '피노'와 '켄지'라는 댄서들의 퍼포먼스를 보고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S: 처음 '하우스'라는 장르를 시작했을 시기에는 국내에서 하우스 댄서들이 많지 않아, 접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D: 아무래도 쉽지 않았었죠. 영상을 보면서 무작정 따라서 해보다가, 대학교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하시는 어떤 분이 일본에서 배웠다며 어떤 동작들을 가르쳐 주셔서 또 그 동작들을 연습해보고 그러던 와중에 인터넷 채팅을 통해서 '이용훈' 형님을 만나게 되었고, 용훈 형님께 하우스의 기초적인 부분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S: 2000년 즈음인가 '둥가'라는 국내 최초의 하우스 댄스 팀으로 활동 하셨는데 당시 둥가의 멤버로는 어떤 분들이 계셨습니까?
저와 용훈이 형님, 그리고 '밥스터스캣' 활동을 하고 계시는 기욱 형님, 하우스 룰즈로 활동하셨던 영효 형님과 호정 형님 이렇게 다섯 명이 처음 모여서 활동을 하다가 나중에 '나리'라는 친구가 합류해서 함께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1년 즈음 'IN DA HOUSE'를 결성하여 지금 14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S: '하우스 댄스'만의 매력이 있다면?
D: 자유롭고 유동적인 패턴 응용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형태들이 계속 변화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상대방과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춤이란 점입니다. 아무래도 클럽에서 시작된 춤이다 보니 클럽에서 상대방과 교감하며 같이 출 때 경쟁이란 느낌보다는 서로 조화를 이루는 Jam의 느낌이 강하거든요. 그 외에도 많은 매력이 있겠지만 이 두 가지가 제겐 제일 큰 매력입니다.

S: 2000년대 초-중반에 '하우스 댄스'씬이 매우 활성화 되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침체되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D: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저를 포함해서 하우스 씬에서 활동하고 있는 댄서들 스스로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 대부분의 하우스 댄서들이 20대 초-중반이라 그런 것을 인지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었구요. 기준이 될 수 있을만한 해외의 오리지널 노하우와 접촉이 늦어서 상당히 혼란스러운 시기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간이 흘러 활동에 제약이 생겨 어쩔 수 없이 Scean을 떠나다 보니 인구도 감소하기 시작했고요. 시간이 지나 알고 보니 이런 상황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던 상황들이더군요. 그리고 '하우스'라는 장르가 동작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다른 장르와는 상반되는 액센트 관념과 리듬의 형태 그리고 ‘자유롭게’, '잘' 추기에는 오랜 시간 노력을 해야 하는 장르라는 점도 대중들의 접근을 어렵게 한 원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빨리 배우고 빨리 능숙해지고 싶어 하는 요즘 어린 친구들 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은 장르 인 것 같더라고요. 그런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지금도 계속 체계를 잡아나가려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하우스'라는 장르가 클럽에서 시작된 만큼 하우스 클럽 또한 씬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텐데 지금은 홍대 클럽 씬에서 하우스 클럽이 사라진 것 또한 그 원인 중 하나라 할 수도 있겠네요. (EDM을 틀어주는 클럽을 하우스 클럽과 헷갈려 하실 수도 있을 텐데 엄연히 다른 장르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홍대에 하우스 클럽도 많고 정말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클럽이 있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거의 대부분이 '돈'이 되는 클럽들로만 획일화 되었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이태원을 중심으로 괜찮은 클럽들이 생기고 있는 추세입니다.

S: 이태원에 있는 클럽 씬을 중심으로 '채널 언더그라운드'라는 행사를 2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참여하는 댄서들의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취지가 정말 좋은 행사인 것 같습니다. 행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D: 가장 우선으로 했던 부분은 하우스 댄서들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장소와 이벤트가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앞에 언급했듯이 진정성을 가진 클럽들이 없어지던 상황이라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생각했었죠. 그리고 요즘 배틀 위주의 행사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소규모의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공연을 하고 싶어 하는 댄서들의 신청을 받아서 진행하는 형식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아무래도 하우스 댄서들 위주로 참여를 하다가 언젠가부터 다른 장르의 댄서들도 많은 참여를 해주어서 이제는 장르의 제한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S: 2년여의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팀들이 참여했는지 기억하시나요?
D: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대한민국에 이렇게 많은 댄서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힙합 댄서들과 하우스 댄서들이 가장 많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S: '채널 언더그라운드'를 진행해 오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D: 2년여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가장 좋았던 기억은 이 문화(스트릿 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춤을 추는 댄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음악을 하시는 분들, 사진과 영상 쪽에 계신 분들도 각자 자기 분야에서 이 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사실이 제겐 가장 좋았던 부분입니다.

S: '채널 언더그라운드' 이외에 새로운 '기획'이 있는지?
D: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대형 쇼케이스 이벤트나 퍼포먼스 대회를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 공연 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S: 지금 하우스 씬에서 주목할 만한 댄서들이 있다면?
D: 주목할만한 댄서보다는 지금도 성장하고 있으며 잘 알려지지 않은 댄서들과 사회 생활과 춤을 병행하면서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하우스 댄서 친구들을 응원해 주고 싶습니다.

S: 스트릿 댄스 씬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D: 아직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외국의 선진적인 환경보다 좀더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국내 환경이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하우스 같은 뉴스쿨 사이드는 워낙 개인별 지역별로 춤에 대한 이해와 표현방식이 다르게 전달되고 있는 상황이라 시간을 들여, 보다 세밀하게 춤의 근원을 정립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댄서들 스스로가 문화적인 부분에서 좀 더 성숙해져야 할 시기라 생각합니다.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노력도 기울여야 하겠고 특히 하우스 댄서들은 클럽 씬과 밀접한 관계에 놓인 DJ들과의 교류에도 좀 더 신경 쓴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 세계 어느 하우스 씬을 보더라도 DJ와 댄서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니까요. 한국 스트릿 댄스 씬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들을 함께 더 많이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글] 스트릿트라이브 & 문화뉴스 신준현기자 streettribetaz@mhns.co.kr
[사진] Street Tribe Vol.23호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