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푸드덕 성욱'이 무대에서 팬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데뷔 초부터 굵직한 작품들에 오르며, 탄탄한 기본기를 쌓아간 배우 강성욱은 얼마 전 종영한 채널A '하트시그널'에서 귀여운 직진남 캐릭터로 큰 인기를 모았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만난 강성욱은 상대방에 대한 진심을 꾸밈없이 보여주던 모습 그대로, 무대를 향한 애정도 진솔하게 보여줬다. 

어릴 적부터 성악을 전공하던 성악가 지망생이 어떻게 꿈을 찾아 늦은 나이에 뮤지컬 무대에 입성하게 됐는지부터, '하트시그널'에서 강성욱의 어느 면모까지가 진짜인지까지, 강성욱은 꾸밈없이 자신의 삶의 서사를 읊어냈다. 

강 배우는 짧은 경력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배우로서의 본인의 강점과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푸드덕성욱'이 그리운 팬들이라면 오는 26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서 개막하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서 강성욱의 '변주화'를 분명 반가워 할 것이라 전했다. '눈치 없고 푸드덕거리'지만 '따뜻하고 밝은' 청년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강성욱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이하 여신님)' 작품 소개와 '변주화' 역할 소개를 부탁한다.

└ '여신님'은 6·25 전쟁을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남한군과 포로로 잡힌 북한군이 배가 전복되는 과정에서 무인도에 갇히게 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여기서 인물들은 각자 한 명 씩 의지하고 있는 '여신'이 있다. 전쟁 상황이지만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주화'는 댄스홀을 차리는 것이 꿈인 북한 청년이다. 6·25 전쟁이 터지면서 군인으로 징집돼 참전하게 된다. 밝은 청년이다.

'하트시그널' 이후 첫 행보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 출연이다. 많은 섭외 연락 있었을 텐데 이 작품을 택한 이유는?

└ '하트시그널' 출연 전에 처음 섭외 연락을 받았던 작품이다. 좋은 작품에 참여할 기회이니, 스케줄이 어떻든 간에 하겠다고 했었다. 작품이 좋다는 소문은 이미 무성했다. 우리 소속사 임철수, 신성민 배우들도 모두 이 작품에 출연했었는데, 모두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이 작품을 꼽더라. 꼭 하고 싶고 탐나는 작품이었다.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중의 인민군 '변주화'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 이전 공연 중 가장 많이 영향받은 배우가 있나?

└ 어떤 선배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지만, 이전 선배들의 공연을 따로 찾아보지는 않았다. '여신님'은 뮤지컬계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두 거쳐 간 작품이다. 그걸 보면 나만의 '변주화' 만들기에 방해가 될까 일부러 보지 않았다. 현재 나만의 변주화를 찾기 위해 연출님과 상의하고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희망을 꿈꿀 수 없는 절망의 순간 속에서 '여신'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낸다. 강 배우가 절망에 빠졌을 때는 어떤 '여신'을 만들어냈었나?

└ '어머니'였다. 외동아들이다. 살면서 '가슴 아프다'는 걸 느꼈을 때가 어머니 아프셨을 때이다. 어머니께서 내 공부를 위해 오랫동안 일하시며 살았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여신(절망 속 순간에서 찾는 이)'이라고 하면 어머니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25살이라는 어리지 않은 나이에 서울예대에 입학해, 30대에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게 됐다. 어쩌다 '뮤지컬 배우'를 하게 됐나?

└ 어렸을 때 배우라는 꿈을 가져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배워 덕원예고 성악과를 졸업했다. 음악도 꿈이 있어서 시작한 게 아니라 부모님의 추천으로, 그리고 싫지 않았기 때문에 얼떨결에 예고에 가서 성악 하게 됐다. 어렸을 때는 꿈에 대한 확고한 마음이 없었다. 

가톨릭대 성악과에 입학해 이춘혜 교수님 만나며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스스로 은연중에 클래식이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상담해주시면서 그 생각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 교수님께서 당시 '배우'를 추천해주기도 하셨다. 당시는 '배우'라는 직업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그러다 자퇴하고 군대 갔다.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중, 부모님께서 외국에서 꿈을 찾아보라 권해주셨다. 런던에서 뮤지컬을 한 편을 보게 됐다. 무슨 말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생애 처음 본 뮤지컬 '레미제라블'이었다. 영어에 능숙하지 않을 땐데도 감동이 오더라. 그때부터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도전의식이 생겼다. 그래서 한국 와서 입시 준비하고 바로 서울예대에 입학했다.

입시 준비는 얼마나 하고 입학했나?

└ 24살 9월에 준비해서 두 달 만에 입학했다.

 
 

빠른 기간 안에 입학한 걸 보면 원래 연기에 소질이 있었나 보다. 그런데 아직 서울예대를 졸업하지 않았다. 계속 '휴학 중'인 이유가 있다면?

└ 학교에 늦게 들어갔을뿐더러 중간에 휴학도 하게 됐다. 휴학하면서 연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회생활을 살짝 맛봤다. 그때가 연기를 계속해야 될지 말지 고민하는 시기였다. 그러다 보니 차츰 나이가 들어가더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대로 배운 게 연기와 노래이니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자 싶어 30세에 우리 회사를 만났고 31세에 데뷔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복학할 시기를 놓쳤다. 지금이라도 시간이 된다면 언제든 복학하고 싶다. 아직 1년 남았다. 졸업 욕심이 있다고 하기보다는 가서 공부를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그런데 현재는 시간적 여건이 많지 않다. 배우고 싶은 욕심은 언제나 있다. 밖에서 활동하다 보니 학교 안에 들어가면 연기적 시각이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하다. 

데뷔 과정이 궁금하다. 프로필 상에는 뮤지컬 '팬텀'이라 돼 있다. 앙상블 경험 없이 바로 주요 캐릭터로 데뷔한 건가?

└ 2012년도 학부에 재학 중이었다. 그때 방학 기간에 뮤지컬 '궁' 도쿄 공연에 앙상블로 참여한 적 있다. 음악감독님이 워낙 친한 사이였다. 한국에서의 공식 공연이 아니다 보니, 프로필 상에는 올리지 않았다. 그때 '슈퍼주니어' 강인 형과 함께했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와 인연이 깊은 것 같다.

└ 맞다. 2012년에는 강인 형, 2015년 뮤지컬 '베르테르'에서 규현, '하트시그널'에선 신동과 함께했다. 나중에 신동한테 물어보니, 규현이 내 얘기를 많이 해줬다고 하더라. 

 

그동안의 출연작을 보면 주로 대극장 공연에 참여해왔다. 이번 공연은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한다. 그동안의 출연작들과는 결이 많이 다를 듯하다. 현재 배우 강성욱이 경험하고 있는 중극장 뮤지컬과 대극장 뮤지컬의 간극이 있다면?

└ 자세한 차이를 말씀드리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도 말씀드리자면, 대극장은 거리상 멀리서 보는 관객들이 많으니 동작과 발성을 크게 한다. 중극장 공연에서는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무대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 사실적 표현들. 과하지도 작지도 않게, 어느 중간 지점이 있다. 

(가령?) 두 공연 모두 마이크를 사용하긴 하지만 대극장은 3층에 계신 관객들한테도 목소리가 들려야 하니, 속삭이는 말도 발성 섞어서 크게 내뱉는다. 그러나 중극장에서는 멀리서도 속삭이는 장면이 들리니 표현이 보다 사실적일 수 있는 것 같다. 

[장소=댄디스시, 므농]

[문화 人] '푸드덕성욱' 그립다면 '변주화' 보러 오세요…배우 강성욱 인터뷰 ② 로 이어집니다.

key000@mhns.co.kr 사진ⓒ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