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불투명한 시장 속 성공 신화를 개척해나가는 스타트업 CEO들, 그들을 집중 취재하는 '라이징 스타트업'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스트라입스' 서종훈 본부장을 인터뷰합니다. 남성 패션 브랜드 '스트라입스'는 패셔니스타가 아닌 3040 남성을 대상으로 맞춤 정장을 서비스합니다. 온라인에서 맞춤 정장을 주문하면, 컨설턴트가 직접 찾아가 수치를 재고 패션 조언까지 남깁니다. 이렇게 모인 한국 남성들의 신체 치수 빅데이터를 통해, '그루밍박스' 등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MHN 편집장·마포 FM 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피디쇼 DJ)

▶ 패 널 : 안태양 (푸드컬쳐 디렉터·서울시스터즈 CEO)

▶ 게 스 트 : 서종훈 (스트라입스 본부장)

 

안녕하세요. 최근 근황은 어떠한가

ㄴ 남성 의류 브랜드 '스트라입스'가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그로 인해 많이 바빠졌다. 여름은 의류업계에게 어려운 달이다. 매출 그래프가 꺾이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 최근, 사무실을 이전하기도 했다. '패스트 파이브'라는 공유 오피스에 입주했다.

안태양 디렉터, 서종훈 본부장을 섭외한 이유는?

ㄴ 안태양: 세 가지 이유다. 첫 번째, 주변 삼사십대 남성들이 스트라입스 셔츠를 애용한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도 기성복 중심의 세계관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스트라입스는 그 트렌드에 꼭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두 번째, 스트라입스가 '그루밍박스'라는 면도 및 화장품 정기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루밍박스'가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된다. 세 번째, LG생활건강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관련 이야기도 듣고 싶었다.

서종훈 본부장의 이력이 궁금하다

ㄴ 스무살에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디자인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 개발을 배웠다. 개발과 디자인을 다룰 수 있으니 기획도 가능해졌다. 25살 때쯤, 1인 웹 에이전시를 운영했다. 08년도인가 09년도인가, 충남 지역에서 소셜커머스를 런칭했다. 일주일 만에 천안 지역에서 5,000명 회원을 모집하고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났다. 한 달 만에 매출 1억이 났다. 메이저 소셜커머스 사에서 연락이 왔다. 그루폰 직원으로 들어가 천안·아산 지역 본부장을 맡았다. 이 시기가 제게는 약간 암흑기였다. 스트라입스 직전에, TV CF 광고 영상을 만드는 회사에 들어갔다. 거기서 인사 관리 및 경영 기획을 배울 수 있었다.

▲ ⓒ 스트라입스

이전 회사에서도 자리를 잘 잡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스트라입스로 이전한 이유는 무엇인가

ㄴ 원래 스트라입스 고객이었다. 고객 항의도 하고, 환불도 해봤다. 이전 회사에서 시스템을 갖춰놓으니 오히려 제가 할 일이 별로 없었다. 도태되는 기분이 들었다. 스스로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스타트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당시 인사 관리에 흥미가 있어, 스트라입스 인사 팀장으로 입사했다. 디자인·개발·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봐서 그런지, 대표님이 면접 때부터 PM 직군을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셨다. 인사팀장으로 일을 하다 결국 마케팅으로 넘어갔다. 현재는 브랜드사업본부 본부장 역할을 맡고 있다. 브랜드사업본부 내 디자인팀, 개발팀, 운영팀, 제품기획팀 등이 있다. 그 팀들을 총괄하는 자리다.

스타트업계에 만족하나

ㄴ 장단점이 있지만 만족한다. 특히 업계에 다양한 능력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ㄴ '스트라입스'에 대해서도, 서종훈 개인으로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원래 옷을 잘 입는 스타일은 아닌데, 평범한 남자도 변할 수 있다는 게 스트라입스 모토다. 가급적 어디 나갈 때 스트라입스 셔츠를 많이 입으려고 한다.

ㄴ 안태양: 서종훈 본부장이 스트라입스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일도 굉장히 열심히 한다. 본인 스타일도 좋다. 정장 패션이 참 다양하다. 스트라입스 광고 모델 같은 느낌이다(웃음).

▲ ⓒ 서종훈 페이스북

원래 꿈이 무엇인가

ㄴ 세계적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아버지가 한국화 화가시다.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웃음). 지금은 내가 하는 일을 잘하는 게 목표다. 스트라입스를 멋진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

스무 살 때부터 일을 했다면, 대학 진학은 생각에 없었나

ㄴ 고등학교 때부터 창업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당시 홈페이지 만들기가 붐이었다.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면서 소소하게 용돈을 벌었다. 홈페이지를 런칭하려면 서버가 필요하니, 웹서버 업체를 작게 운영하기도 했다. 스무 살 때, 사이버 대학에 진학하면서 바로 취업도 했다. 그런데 대학 커리큘럼에 만족하지 못해, 한 학기 만에 그만두고 일에 전념하게 됐다. 학력 자체는 고졸이다.

개인 소셜미디어 활용을 잘하는 것 같다

ㄴ 유명 인플루언서는 아니지만, 스트라입스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일하는 이야기를 종종 쓴다.

ㄴ 안태양: 페이스북 운영을 잘하신다. 비즈니스 이야기를 개인사에 섞어 꾸준히 이야기하는 편이다. 그루밍박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면 개인 페이스북에 홍보하기도 한다.

▲ ⓒ 스트라입스

스트라입스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ㄴ 맞춤 정장을 제작하려면, 상점에 찾아가야 한다. 스트라입스는 고객들이 편한 곳으로 방문해, 맞춤 정장을 만들어드렸다. 현재는 만나지 않고 주문할 수 있는 맞춤 정장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LG생활건강과 그루밍박스도 런칭했다. 화장품, 면도 용품 등의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패션부터 뷰티까지, 남성들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제공하려 한다.

성장률도 매년 200%대라고 한다. 타 쇼핑몰과 차별화되는 스트라입스만의 강점은?

ㄴ 저희는 평범한 3040 남성들을 주 고객층으로 한다. 멋쟁이나 패셔니스타가 아니다. 평범한 남성들도 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남성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사려고 하면, 의외로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 95인지 100인지 사이즈를 모르고, 어떻게 스타일링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찾아가는 맞춤정장' 서비스는 단순히 사이즈를 재려고 고객을 만나는 게 아니다. 스타일링 조언까지 함께한다. 이런 부분을 온라인에서도 할 수 있게 기획 중이다.

▲ 그루밍박스 ⓒ 스트라입스

그루밍박스도 평판이 좋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ㄴ 아까도 말했듯, 평범한 대다수 남성은 면도기도 잘 모른다. 그냥 매장에 가서 보이는 걸 사서 쓴다. 언제 날을 교체해야 하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쓰는 제품과 타 제품이 어떻게 다른지, 이런 것들을 잘 모르고 공부할 시간도 없다.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그루밍박스'는 이런 바쁜 남성들에게, 알아서 면도 및 위생 용품을 제공한다. 격달로 구성품도 다르다. 무엇을 어떻게 쓸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현재는 정기구독 상품이 정해져 있는데, 차츰 고객 맞춤별 박스를 기획해볼 생각이다.

스트라입스 웹사이트가 개편됐다

ㄴ 제가 총괄 진행을 맡았다. 스트라입스 정장 가격이 질 대비 좋지만, 아예 저렴한 편은 아니다. 수트 같은 경우 20만 원대부터 100만 원대까지 있다. 온라인에서 선뜻 100만원 정장을 구매하기 쉽지 않다. 저희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기 때문에 홈페이지 안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 리뉴얼 하기 전에는 '스타트업, 열심히 한다!' 이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저희가 판매하는 3040 정장 및 구두는 그런 열정적인 느낌이 아니다. 브랜드 느낌이 중요했다. 저희가 연예인 협찬을 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남성들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스트라입스가 지향하는 방향은?

ㄴ 패션부터 뷰티까지, 남성 라이프스타일 토탈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다.

▲ ⓒ 스트라입스

'커스텀 바로 주문' 서비스의 성과는 어떤가

ㄴ 만나서 직접 측정하고 옷을 만드는 게 가장 성과가 좋다. 하지만 스트라입스가 전국을 다 갈 수는 없다. 그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금까지 모인 3~40대 남성들의 신체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사이즈를 만들었다. 온라인에서 슬림핏·레귤러핏만 선택하고 기성 사이즈를 선택하면, 보다 한국인 평균 체형에 잘 맞는 옷을 구매할 수 있다.

LG생활건강 투자는 어떻게 받게 됐나

ㄴ LG생활건강 측도 좀 더 재밌고 신선한 기획을 고민하는 것 같다. 저희는 맞춤형 서비스를 지향하니, 실제 소비자들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 LG 측은 대기업이다 보니 제품에 대한 연구가 잘 진행됐고, 기술력이 있다. 그런 부분이 맞물렸던 것 같다.

마무리 인사 부탁드린다

ㄴ 스트라입스 고객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다. 저희가 질타도 많이 받는다. 부족한 점이 많다. 더 열심히 보완하겠다. 항상 응원해주는 주변인들도 정말 감사드린다.

jhle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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