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익명성을 통해 예술의 허상과 세태를 비웃다"

▲ 마틴불 

"뱅크시, 익명성을 통해 예술의 허상과 세태를 비웃다"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지난달 아라아트센터에서 개최한 '뱅크시 코리아 : 그래피티 전시회'가 뜨거운 반응으로 17일까지 전시가 연장된 가운데 뱅크시 고향 브리스톨에서 가장 유명한 큐레이터이자 평론가인 마틴 불과 인터뷰를 가졌다.

마틴 불은 사진작가이자 리서처이며 뱅크시의 작품을 추적하는 큐레이터다. 그는 수년동안 뱅크시가 거리에 남긴 작품들을 사진으로 찍고 추적하여 최근 아라아트센터에서 전시를 갖고 책도 함께 냈다. 

참고로 뱅크시(Banksy)는 영국의 가명 미술가 겸 그래피티 아티스트(graffiti artist)이자 영화감독이다. 그래피티로 표현된 그의 거리의 작품들은 어두운 유머와 뛰어난 사회 풍자를 담고 있는데, 그는 여태까지  얼굴과 신분이 전혀 알려지지 않아 미스터리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래피티를 통해 어두운 유머와 풍자로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뱅크시, 마틴불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스터리한 거리의 아티스트 뱅크시를 만나보자.

▲ 권혜림 기자와 마틴불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에 앞서 궁금한 점이 많다. 일단 당신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ㄴ브리스톨에서 왔다. 지금은 작가이자 큐레이터이고 사진가이다. 이번 전시가 사진 전시이긴하지만 원래 전문사진가는 아니다. 하지만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원래는 자선단체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서 아프리카와 이디오피아에 있었다. 7년 정도 일을 했었는데 그러고나서 뱅크시를 알게되었고 후엔 일을 그만두고 (뱅크시의 작품에 관한) 사진만 찍게 되었다. 

내가 뱅크시를 좋아하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다. 내가 런던에 있을 때 여러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접했었는데 유난히 눈에 띄는 작가를 발견했다. 그게 뱅크시였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훌륭했지만 그의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매우 독보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에는 지역에서만 어느정도 유명한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이 질문은 내가 인터뷰하는 모든 외국작가에게 묻는 질문인데, 한국 방문은 처음인가?

ㄴ(웃음) 그렇다. 아시아에 처음 방문하는데 첫번째 나라가 한국이 됐다. 굉장히 흥분된다.

▲ 마틴불과의 인터뷰 

뱅크시를 추적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맨처음 본인을 작가로 설명했는데 작가로 태어난건가?

ㄴ(웃음) 그건 아니다. 어릴 땐 작은 음악 매거진에서 일했다. 출판사였지 글을 쓴 건 아니다. 이 작업도 처음에 했을 땐 리서치가 더 많았기 때문에 작가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지금은 작가라고 느낀다. 그 전에도 풋볼에 관한 그런 글들을 쓰긴 했지만 그런 글은 분석이지 창작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이 일이 취미가 아닌 직업이라고 하니 흥미롭다. 수입은 어떻게 되는가?

ㄴ주로 책을 통해서 밥벌이를 하고있는데 직업으로 전향했을 정도로 수입이 나쁘지 않다. 여태까지 뱅크시에 대해 출판한 수익금 3만 5천 파운드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노숙자를 돕는 자선단체다. (꽤 많은 돈을 기부했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내가 하는 예술은 뱅크시의 작품처럼 거리의 예술이다. 돈이 따로 드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나는 그 수익을 다시 거리의 사람들에게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기부를 한다. 

당신이 일이 현재 뱅크시의 흔적을 추적하는 것이다보니 여행을 많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뱅크시의 작품을 보면 영국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있지 않은가. 최근에는 뱅크시가 아프리카에도 나타났다던데?

ㄴ나는 영국 브리튼에서만 그의 작품들을 추적했다. 미국에도 가고싶지만 좀 늦은 것 같다. 

▲ 뱅크시, '메이드'(Maid)

나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사진작가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 궁금하다. 조언이 있으면 부탁한다.

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학에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직업이 그렇다. 하지만 포로그래피는 창의적인 일이다. 창의성은 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배울 수 있다 하더라도, 이것도 매우 주관적인 것이다. 무엇이 좋은 사진인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사진에 있어 돈문제는 뭐냐면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해야한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포토그래퍼들은 일과 자신의 작업을 분리한다. 아마도 웨딩사진 찍고, 비지니스적인 사진을 찍어야하는데 그 때 하는 사진 작업은 전혀 창의적인 작업이 아니다. 낮에는 돈벌이를 위해 그런 것들을 하고 저녁에는 창의적인 사진을 할 수도 있다. 

[문화 人] 마틴불, 거리의 테러리스트 '뱅크시'를 말하다②(인터뷰)… "뱅크시는 평범한 남자이자 매우 관대한 사람" 에서 계속됩니다.

applejuice@mhns.co.kr 사진ⓒ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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