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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마리나

누군가는 돌로 만들어졌고, 누군가는 흙으로 만들어졌지.

허지만 나는 은빛으로 빛나고 있어. 나의 관심은 배반.
내 이름은 마리나. 나는 쉽게 부서지는 바다의 거품.
세상에는 흙으로 만들어져
흙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들이 있어…
허지만 난 바다에서 세례를 받았어.
날개를 펴 날 때마다 항상 부서지지만,
그럼에도 구멍 난 심장을 뚫고, 그물 사이를 뚫고,
내 고집스러움은 눈부신 빛과 함께 터져 나오지.

연극 '마리나 츠베타예바의 초상'은 '릴케'의 시 낭독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릴케'는 다시 관객에게 이 시를 읊어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의미를 물어본다. 이 연극은 국내 초연으로, 극단 풍경과 박정희 연출이 선보인다.

이 연극은 러시아에서 가장 숭상받는 20세기 대표 시인 중 한 명인 마리나 츠베타예바의 삶을 통해 그가 어떻게 자신의 시와 예술성을 지켜냈는지, 그리고 어떻게 끝없는 열정과 사랑 속에서 살았는지 보여준다. 서이숙이 '마리나 츠베타예바'를 열연한 가운데, 오는 9월 6일까지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에서 진행되는 연극의 주요 장면을 사진으로 확인해본다.

   
▲ '릴케'(이해성)의 시 낭독으로 시작되는 작품은 그의 독백과 회상으로 전개가 이뤄진다.
   
▲ 이 작품은 1941년 '마리나 츠베타예바'(서이숙)가 죽기까지 그녀의 삶에 대한 회상과 꿈의 편린들로 그려진다.
   
▲ 또한, 편견과 억압적인 정권 하에서 많은 것을 상실한 모든 사람들에 대한 증언이 들어가기도 한다.
   
▲ 러시아 역사의 한 격동기에 파괴된 한 시인의 삶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마리아'의 시와 편지들, 특히 '릴케'와의 편지 등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 '릴케'와의 대화와 함께 작품 내내 '마리나'는 시의 여신이자 또 다른 '마리나' 자신인 '뮤즈'(정혜선, 가운데)와도 끊임없이 소통한다.
   
▲ '뮤즈', '릴케', 그리고 엄격하고 냉소적인 '마리나'의 어머니(왼쪽, 이서림), '에프론', '만델스탐', '소피아' 등의 대화를 통해 '마리나'의 파란만장했던 생애를 보여준다.
   
▲ 그리고 예술에 대한 열정과 감동이 컸던 '마리나'의 삶이 스쳐가듯 보여진다.
   
▲ '마리나'는 가난을 피해 1922년 러시아를 떠나 파리, 베를린, 프라하를 전전하다 1939년 다시 러시아로 돌아온다.
   
▲ 그러다 남편 '세르게이 에프론'이 1941년 간첩혐의로 체포되어 처형되고, '마리나' 역시 러시아 첩보원(김기범)의 억압과 심문을 받는다.
   
▲ 그리고 결국 같은 해에 '마리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 한편, 러시아 혁명 정권의 희생양이 되기도 한 '마리나'의 작품은 한동안 출판되지 못해 그 동안 크게 주목 받을 수 없었다.
   
▲ 그러다 시의 대부분이 1960년대 이후 다시 출판됐다. 타고난 예술적 감성으로 이젠 러시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시를 이끌어낸 예술가로 존경받는다.
   
▲ 이번 공연엔 서이숙, 이해성, 이서림, 김기범, 정혜선(사진)의 캐스팅으로 시를 사랑한 예술가의 삶을 무대로 보여준다.
   
▲ 냉혹한 현실과 예술의 열정 사이에 있었던 불운한 천재시인, '마리나'를 연기한 서이숙은 그 에너지를 무대 위에 담아낸다.
   
▲ '마리나'의 예술과 삶을 확인하려면 9월 6일까지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에서 확인하면 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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