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가 9월 3일을 끝으로 폐막한다.

지난 29일 제작사인 문화아이콘 측은 유니플렉스 2관에서 10월 1일까지 공연 예정이던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가 9월 3일을 끝으로 폐막한다고 밝혔다.

문화아이콘은 SNS 공지를 통해 "관객 한 분 한 분 소중함에도 불구하고 그간 많은 변동 공지에 불편함을 드림에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립니다. 또한 변경사항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상황 설명없이 변경 내용만 급급하게 안내드린 것 역시 깊은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문화아이콘은 계속해서 공지를 통해 프로덕션의 운영이 어려워진 가운데 배우 중 일부가 공연을 지속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어 공연계 전반의 상황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연 운영 자체가 위험해 부득이하게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강도하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20대 청춘의 지독한 사랑을 다룬 작품이지만, '썸'이 흔해진 최근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렇지만 작품을 새롭게 다듬어 2015년에 이어 2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왔지만, 틴탑의 천지를 시작으로 블락비 유권과 보이프렌드 현성이 하차를 결정하며 어려운 상황에 놓였었다.

문화아이콘은 현재 스테디셀러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역시 지난 27일 공연을 끝으로 시즌5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시즌5는 10월부터 공연될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아이콘이 SNS에 올린 공지 전문. ⓒ문화아이콘

한편,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의 조기 폐막은 단순히 한 제작사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연극 '데스트랩'은 '위대한 캣츠비'와 달리 22일 급하게 폐막을 공지했다. 연극 '미친키스'도 5월 21일까지 예정됐던 공연일을 1주일 앞당겨 폐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공연의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택하는 고육지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공연 제작 구조상 공연을 지속할수록 손해를 보는 것은 다름 아닌 제작자다. 과거와 달리 출연료, 대관료 등이 상승함에 따라 흥행작을 내놓아도 큰 돈이 남지 않거나, 손해를 본 작품의 적자를 메꾸는 경우도 흔하다.

대학로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높은 대관료를 감당하지 못한 소규모 극단은 점점 기존 대학로에서 밀려나며 브로드웨이를 빗대 '오프대학로'라고 부르는 지역이 생겨났다.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형태의 국가 정책 역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시도된 '1+1' 정책의 경우 도리어 규정의 허점을 악용해 지원금을 허위로 받아낸 이들이 적발되며 씁쓸함을 남겼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폐막 등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들은 이러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래도 공연이 좋아서' 라는 이야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고, 빚은 남이 대신 갚아주지 않기에 냉정하게 손익을 계산해 공연을 지속하거나, 그만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연극 하나 잘 만들고, 뮤지컬 하나 잘 만들어서 부자가 된 이야기는 '과거의 영광'이 됐다. 게다가 모두 함께 만든 작품인데 누군가만 부자가 됐다면 그 이야기 자체도 이제는 '영광'이 아닌 우스운 이야기일 것이다.

이는 더 이상 누구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기 하차한 아이돌이, 폐막을 선언한 제작사 하나가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비난 받고 끝나선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구조의 원인을 밝혀내고 '지속가능한' 공연을 추구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채권자와 채무자로 만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공연을 즐기지 못하는 관객에게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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