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_문화뉴스, Culture News·文化新聞] 더 이상의 변신도 발전도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데뷔 9년 차…1년에 한 번 활동을 한다고 해도 9개의 새로운 컨셉을 시도해야 하고, 그만큼 매번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9년 차 아이돌은 사실 이미 발전할 만큼 발전했을 것이고, 더는 시도할 컨셉이 없을 법도 하다.

정규 5집으로 돌아온 소녀시대에게 거는 기대가 그랬다. 오랜 공백을 깼던 'Party'도 그리고 정규 5집에서 가장 먼저 공개된 'Lion Heart'도 그랬다.

사실 소녀시대의 아름다움은 날이 갈수록 눈이 부시다. 그리고 나이는 대체 어떻게 먹는지 상큼함도 여전했다. 여성미와 성숙미가 느껴지지만, 소녀시대 특유의 활기와 에너지는 예전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그러나 음악적인 측면에서 큰 변화나 새로운 시도가 없었다. 'Party'는 그 간 소녀시대가 보여주었던 상큼함이었고, 'Lion Heart'는 요즘 워낙 대세인 레트로풍(복고주의를 지향하는 하나의 유행)이었다. 사실 'The Boys'부터 기존 걸그룹들과는 다르게 새로운 음악적 시도가 빛이 났던 소녀시대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아름답고 활기찬 소녀시대가 여전히 좋기는 했으나,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기대했던 나에게 'Party'나 'Lion Heart'는 소녀시대가 언제나 잘해왔던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해했다. 9년 차 아이돌이다. 새로운 시도가 그녀들에게는 큰 압박이었을 것이고, 그동안 보여주었던 시도들 만으로 그녀들은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이해했다. 그러나 이어서 공개된 'You think'를 듣고 그러한 실망감은 사라졌다. 'You think'를 처음 접한 순간 느꼈던 느낌은 보아가 처음 'My name'을 들고 나왔을 때의 느낌이었다.

보아에게 엄청 새로운 시도였던 'My name'이 보아에게 어울릴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으나 보아는 'My name'을 매우 훌륭하게 소화했다. 소녀시대의 'You think'가 딱 그 느낌이다. 사실 'You think'는 음악 자체로 엄청나게 새로운 도전이 있는 음악은 아니다. 국내 여가수들, 그리고 해외 여가수들 사이에서 접할 수 있는 댄스 팝 장르이다. 그리고 이러한 '강렬 소시'가 처음도 아니다.

그러나 소녀시대가 기존에 시도해왔던 강렬한 음악과는 조금 다른 경향이다. 'Run devil Run', 'The Boys' 등을 생각해 보면, 'You think'는 비트나 멜로디 자체는 그렇게 강렬하지 않다. 오히려 그 음악들에 비해 비트나 멜로디는 부드럽다. 그러나 그 부드러움 사이에서 강렬함이 전해진다. 또한, 안무도 기존에서 소녀시대가 시도하지 않는 컨셉이었다. 사실 음악이나 안무가 소녀시대가 시도해보지 않은 컨셉이다. 그런데 소녀시대는 매우 잘 소화해내고 있다. 9년 차 아이돌의 내공일까?

다양한 가수들로부터 보았기 때문에 음악도 안무도 익숙한데, 소녀시대가 해서 무언가 새로워 보이는 느낌이다. 보아의 My name처럼 어울릴까?가 아니라 아예 소녀시대를 생각했을 때에는 단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컨셉이었기 때문에 새롭게 느껴진다. 물론 음악적으로 엄청나게 새로운 시도가 아니므로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하지만 이제 소녀시대는 기존에 존재했던 컨셉이어도 소녀시대이기 때문에 소녀시대가 시도하지 않은 것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해진다.

어쩌면 9년 차 아이돌의 위엄일지도 모른다. 어떤 컨셉도 그 컨셉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고, 그래서 그 신선함이 더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9년 차 아이돌의 위엄은 'You think'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정규 앨범의 다른 트랙들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Party'로 오랜만에 돌아오며 소녀시대는 그간 있었든 좋지 않았든 일들을 만회하기 위해 더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고, 앞으로도 더 밝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Party'는 정말 밝았다. 소녀시대의 목표를 잘 달성했다.

정규앨범 타이틀 'You think'는 매우 멋지다. 소녀시대의 목표가 정규앨범을 통해서 완성될 것 같다. 다섯 번째 정규앨범을 통해 더 멋진 소녀시대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해랑 rang@mhns.co.kr 대중문화칼럼 팀블로그 '제로'의 필자. 서울대에서 소비자정보유통을 연구하고 현재 '운종을 좋아하는 연기자 지망생의 여의도 입성기'를 새로이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