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미, Space Drawing, 25x15cm, 2016 ⓒ 제이훈갤러리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제이훈 갤러리(J.HOON GALLERY)가 '뿌리식물 展'에서 9월 4일부터 10월 16일까지 이윤미, 이형욱 작가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미술이 그 가치를 드러내는 방식이 무한히 많은 가운데서, 무엇으로 구분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것을 역설적으로 풀어 이야기하자면, '뿌리식물' 전시는 더는 진부한 사물이 아닌, 예술적 상상력을 토대로 새로운 재료와 방식으로 작품이 완성됨을 의미한다.

이윤미 작가의 상상력의 토대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다. 작가는 공간을 3개의 공간으로 구분하여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1차적인 공간은 기본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작가에 의한 계획적이고 낯설게 의도된 2차적인 공간이 생성된다. 이 전시에서는 3차적인 공간을 주목하는데, 작가는 이 공간을 상상의 공간이라 명명한다. 상상의 공간에서는 작가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드로잉 작품이 설치된다. 'Space Drawing' 작품은 지극히 평면적이지만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새로운 공간은 무심하게 그려진 도자기의 평면적인 형태, 실타래가 풀린 듯한 한 가닥의 선이 담백하고 단순하게 표현되고 있다. 또 다른 'Space Drawing' 작품은 공간에 적극적으로 침투한 드로잉 작품이다. 하얀 캔버스는 갤러리 벽의 공간에 소속되어 있고, 조금은 모호하고 불확실한 형상과 색은 마치 설치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준다. 평면공간과 입체공간의 모호한 경계에서 '사이'의 공간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중첩된 공간은 참여한 관람객이 작가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봄으로써 익숙하지만 낯선 상상의 공간을 발견하도록 이끈다.

이형욱 작가의 상상력의 출발점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것들을 사진으로 찍어 모델링하고, 새로운 형태로 재조합해내는 것이다. 지금 여기라는 시공간 속에서 내재한 사물들을 기억해 내고, 그것이 가상의 3차원 공간에 실재적으로 변형되어 표현된다. 그 사물들은 작가가 기억하는 형태로 버스, 고궁, 사다리, 등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마치 원본과 다른 '틀린그림찾기'를 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이러한 과정을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우리는 친숙하지만, 기능을 잃어버린 변형된 오브제에서 인식의 틀을 확장한 작품들을 다시 만나 볼 수 있게 된다. 작가는 처음 사물을 볼 때부터 항상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바라본다고 말한다. 'Interconnect' 작품은 트럭의 형태와 유사하다. 실재의 사물인 형태와 유사하지만 작가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들은 극한 차이를 나타낸다. 이러한 유사함과 다름은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실재적인 안과 밖의 경계를 가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물리적으로 제한된 공간인 갤러리에서 작가의 시각을 쫓아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제한된 공간을 넘어서고 있는 작가와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뿌리식물 展'에서 이윤미 작가와 이형욱 작가는 충돌하고 융합할 때에 여러 가지 반응들이 생길 수 있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는 단지 작품은 새로움과 독창성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감상자와 소통하는 그 무엇에 따라 결정되는 것임을 전제하고 있다. 예술작품이 우리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인식하고, 우리의 감정을 배양시키며 때로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이형욱, Kolapact, Attaching digital print on fomax, 140X70X70cm, 2009 ⓒ 제이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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