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다음 달 21일부터 오는 10월 1일까지 대학로 예술공간 오르다서 연극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이 공연된다. 

"어떤 슬픔은 충분히 애도해도 부족하다. 그 슬픔이 그 시대의 초상을 만든다."

연극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3인조 자해 공갈단을 등장시켜 광주 비극을 재치 있게 패러디한 블랙코미디다. 연극 관계자는 "지난 정권, 문화예술인에 대한 국가의 사상적 검열이 있었다. 이는 '현시대에 일어난 충격적 사건'이지만, 그 검열을 자행했던 사람들은 '청산되지 못한 과거로부터 온 자들'이었다"며 "2017년, 다시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사를 본다면 광주는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슬픔으로 남아 있다"라고 공연 제목의 의미를 전했다.

사기범인 '세수'와 '타짜', 정신병원에서 나온 '딸박' 등 세 명의 어린 시절 친구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만나 위장 교통사고로 한탕 벌려고 계획하지만 광주민주항쟁에 휘말려 실패하고 만다.

작가는 "실패한 인생들과 광주민주화운동 학살 책임자들의 얽힘 속에서 그 당시 권력의 우매함과 비민주적인 속성을 풍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은 관객들에게 광주에 대한 어떤 관점을 억지로 요구하지 않고자 한다. 하지만 세 친구의 좌충우돌 희극적인 모습을 보며 어느새 우리들은 광주의 슬픔을 '충분히 애도' 하였는가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2008년 아르코예술극장서 초연된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이 10년 지난 지금 새롭게 구성된다. 이 과정에서 초연에서는 그려지지 못했던 장들을(20년 전 과거 장면) 다시 희곡 안으로 가져온다. 또한 작가와 연출이 함께 연출하는 협력연출 시스템을 도입해 한층 더 정제되고 밀도 있는 작품이 탄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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