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김미숙 인턴기자] Before Sunrise', 해돋이가 주는 기운은 늘 고요하면서도 웅장하다. 문화뉴스가 '비포 선라이즈'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 역시 붉은 태양처럼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예술가다. 이들의 예술혼을 앞으로 연재를 통해 독자분들의 온몸에 전하고자 한다.

"언젠가는 앵커, 기자라는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나서 배우로서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년간 드라마 속 아나운서, 기자 역으로 수많은 경력을 쌓은 배우 김미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MHN미디어센터에서 그녀를 만나 그동안의 연기 생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인터뷰 중인 김미혜 배우.

김미혜 배우에게 배우가 된 계기를 묻자 "프리랜서로 MC와 라디오 DJ를 하면서 아나운서를 준비했는데 계속 시험에 떨어졌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교회를 다닌다고 밝힌 그녀는 "저는 방송을 통해서 일하라는 목적이 있었고, 약속이 있어서 아나운서 준비를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 제게 '방송을 통해서 빛을 발휘하라고 했지. 꼭 아나운서를 하란 건 아니지 않냐'고 이야기했다. 그때 '아 맞다. 내가 왜 아나운서에만 매달리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 본지 코너 '공연과 사랑에 빠지다' 진행 중인 김미혜 배우.

대학 졸업 후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하기도 했던 김미혜는 2014년부터 2년 반 정도 아나운서 준비를 하면서 케이블 의학프로그램 MC, 라디오 진행, 공연예술 작품을 인터뷰하는 본지 코너 '공연과 사랑에 빠지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력을 쌓았다.

2년 반 동안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을 묻자 김미혜는 "나는 연습을 많이 하고, 열심히 갖추고, 가꾸고 하는 데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게 힘들었다. 아나운서 신입은 대부분 나이가 어린 것 같다. 그런데 저는 아나운서 준비를 늦게 시작해서 신입으로 입사하기엔 나이가 점점 많아졌다. 그 때문에 실력을 갖춰도 서류에서 계속 떨어지는 것 같았다. 나이처럼 제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 중 장면 ⓒSBS

주로 작품에서 '기자' 역을 맡는 것에 대해 김미혜는 "제가 원해서 했다기보다는 저희 스터디장이 '한 번 이거(아나운서 역할) 해봐'라고 했는데 너무 잘했다"라면서, "그래서 '이렇게 아나운싱을 잘하는데, 왜 버리려고 하느냐. 아예 드라마, 영화에서 앵커, 아나운서, 기자들이 많이 나오니까 일단 그쪽 전문으로 해보자'라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 후에 셀프 영상을 만들어서 관계자들에게 돌렸는데 그걸 보시고 너무 감사하게도 많은 연락을 주셨다"고 전했다.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앵커' 역할로 첫 연기 데뷔를 한 김미혜는 "원래 드라마에서 '앵커' 역은 1회만 나오고 그 후로 아나운서가 계속 바뀔 예정이었다. 조감독님이 제 연기를 보시고 '이 친구 잘한다. 계속 이 친구로 가자'라고 하셔서 끝까지 내가 연기를 하게 됐다. 그래서 그 후 계속 기자, 앵커로 출연하게 됐다"며 데뷔 시절을 회상했다.

그녀는 "나도 다른 역들을 연기하고 싶어서 한번은 감독님께 '제가 계속 앵커역만 맡아서 이미지가 제한적이죠?'라고 물었더니 '아껴두는 거다. 나중에 앵커 역이 나왔을 때 미혜 씨만큼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앵커 역이 나왔을 때 미혜 씨가 하도록 아껴두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 말이 감사하기도 하면서 '나도 연기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중 장면 ⓒJTBC

연기 외의 시간에는 운동을 통한 꾸준한 자기관리를 하는 김미혜는 수영, 격투기, 스노보드 등 다양한 스포츠를 취미로 가진 운동 마니아다.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부, 태권도, 격투기, 탁구, 스케이트, 스노보드 등 다양한 운동을 했었다"고 말한 그녀는 최근에도 계속 수영과 헬스를 즐긴다며 "헬스는 한번 가면 3시간 정도 하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스터디를 통해 일주일에 1~2번씩 꾸준하게 독백, 2인극, 다인극, 상황극을 연기한다"고 밝힌 뒤 "부잣집 딸 역할이나 다양한 운동 경력을 살린 액션 장르에 출연하고 싶다. 로맨스보다도 액션 장르가 나와 잘 어울린다 생각하고 재밌다"는 희망을 밝혔다.

▲ tvN 불금불토 스페셜 드라마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 중 장면 ⓒtvN

평소 좋아하는 배우와 영화를 묻자 "김혜수 선배님을 좋아한다.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그 카리스마가 너무 좋다"고 밝힌 그녀는 "영화는 '노팅힐'을 좋아해서 10번도 넘게 봤다. 대본 책도 사고 그걸로 영어공부도 할 만큼 좋아한다. 영화 속 줄리아 로버츠의 역할도 어떻게 보면 성공한 여성상이다. 그런 역할도 좋고, 단순히 남자랑 여자랑 만나서 사랑하는 다른 로맨스보다 어떤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영화가 좋다"고 전했다.

데뷔작인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언급한 김미혜는 "처음 촬영장을 가는 거라 긴장도 많이 했고 대본도 무척 길었다"면서, "앵커 역이니까 기본이 다섯 여섯 줄, 많으면 열 줄도 넘어갔는데 거의 드라마 촬영이 생방송처럼 진행되다 보니 대본을 밤에 받아 외워서 다음날 아침에 촬영장에 가서 연기했다. 앵커 연기는 멘트가 잠깐이라도 멈추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게 힘들기도 했는데 그게 엄청난 훈련이 된 것 같다. 처음이 어려워서인지 그 이후의 촬영이 편했다"라고 밝혔다.

▲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에 출연한 김미혜 배우 ⓒ KBS

연이어 "영화와 드라마 촬영 중 어떤 것이 더 본인에게 잘 맞는지"를 묻자 김미혜는 "드라마는 많이 했고 영화는 몇 개 안 해봤다. 어떤 게 더 좋다기 보다는 성격이 완전 다른 것 같다. 영화 촬영장과 드라마 촬영장의 성격이 달라서, 영화 한 작품, 드라마 한 작품 하면서 왔다 갔다 촬영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제가 어떻게 보면 단기간에 매우 많은 경력을 쌓았다"면서, "그래서 다들 어떻게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작품을 했는지 놀라는데 운이 좋았던 것도 있다. 제가 활동을 시작할 무렵 사건·사고를 다룬 뉴스, 앵커들이 나오는 드라마가 많았다. 그렇지만, 저는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짧은 장면이라도 하나의 뉴스를 하기 위해 발성과 발음 등 큰 노력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간의 활동을 정리했다.

끝으로 김미혜는 "이젠 아나운서를 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만큼 연기를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는 앵커, 기자라는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나서 배우로서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press@mhns.co.kr 사진 ⓒ문화뉴스 MHN 임우진 PD/편집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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