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상반기 K인디차트

 ⓒ미러볼뮤직

[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도대체 인생이란 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오늘 하루도 버거운 순간의 연속일 뿐인데, 도대체 10년, 20년, 30년은 어떻게 살아가야한단 말인가. 당장 해야할 일들은 알고 있지만,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야 할지는 도무지 모르겠다.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 막막한 당신에게, 8월 상반기 'K인디차트'를 선물한다.

1위는 밀락. 밀락은 음악을 시작한 이후 다양한 리믹스 음원을 발표하며 주목 받은 바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오프온오프 (Off On Off)' '펀치넬로'와 함께 하이그라운드에 영입됐다. 1위에 오른 앨범 'Vida'는 인트로에서부터 일렉트로닉 풍의 비트와 서정적인 멜로디를 통해 밀락만의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2위와 3위에는 가을방학과 검정치마가 각각 이름을 올렸고, 4위는 칵스의 'RED'가 새롭게 진입했다. 이미 홍대 인디씬에서는 탄탄한 팬층을 구축하고 있는 이들은 벌써 7년차 중견 밴드다. 인트로곡인 #LOL (해시태크 엘오엘)은 베이스와 일렉기타 연주가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앨범의 포문을 연다. 이어지는 곡들 '부르튼', '0'등에서도 그들 특유의 음악적 구성을 엿볼 수 있으며 'grey'에서는 그들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5위는 멜로망스의 'Moonlight'. 멜로망스는 김민석 (보컬), 정동환 (피아노)로 구성된 듀오로,  2015년 미니앨범 '센티멘탈(Sentimental)' 발매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발매된 'Moonlight'는 세 번째 미니앨범인 'Sunshine'의 연작으로 총 다섯 곡이 수록돼있다. 멜로망스의 음악은 선율로 가득차있다. 김민석의 보컬마저 악기가 되어 곡 속에 녹아든다. 이 앨범에 대한 자세한 리뷰는 아래에서 계속.

10위에는 빌리어코스티의 'SPF 50 PA+++'가 이름을 올렸다. 일단 이 앨범의 제목을 차례대로 읽어보자. ''니가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건지', '외로웠다구요', '왜 그랬을까', '너라서' 등, 사랑의 찰나가 담겨있는 것 같지 않은가. '니가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건지'는에서는 상대를 향한 설렘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어지는 '너에게로'는 사랑에 더 가까워지는 모습을, '외로웠다구요'는 이별을 노래한다. 이 여름이 다 가기 전, 바람 잘 드는 창가에 누워 빌리어코스티의 음악을 들어보자. 밀려오는 외로움 마저도 설레리라.

14위에는 NY 물고기(이하 뉴욕물고기)의 'Blank Knoweledge'가 올랐다. 7월, 뉴욕물고기의 정규앨범 소식에 반가웠을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Arrogant Graffiti' 이후 5년 만에 정규앨범을 들고 돌아온 뉴욕물고기. 그는 앨범소개를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새로운 지식들, 그리고 그 지식의 쓸모에 대한 공허함,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인지하고 있어도 생존이라는 현실의 벽으로 인해 생기는 이기적 형태의 단편에 대한 자기반성을 동반한 평범한 일침을 담았다"고 전했다. 

티어라이너의 'Love Bites'가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앨범은 티어라이너의 첫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2016년 진행됐던 프로젝트 '가라앉는 날들, 피어오르는 추억'을 통해 발매된 싱글 앨범 모음집이다. 이들은 앨범 소개를 통해, 기존에 발표하지 못했던 미완성 곡들 중에서 앨범에 실릴 곡을 고르고, 타루가 여행했던 도시를 테마로 싱글곡을 발표하는 콘셉트를 잡았다고 전했다. '우리 둘만의 보사노바 (Feat.타루)는 짧은 곡이지만 경쾌하고 밝은 보사노바 무드를 느낄 수 있다. 'Do U (Feat. 백예은)'의 경우는 허스키한 보컬이 색다르게 곡 속에 녹아들었다.

28위는 오리엔탈쇼커스의 'Retro City'가 이름을 올렸다. 오리엔탈쇼커스는 2014년 EP앨범 'Showcus'로 데뷔한 이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앨범은 브라스 파트를 담당하던 김여레가 팀을 떠나면서, 그 빈자리를 집시 기타와 클라리넷, 신스 베이스등 다양한 악기로 채웠다. 기존 이들의 음악보다 생기있어졌고, 어딘지 모르게 젊어진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 외 자세한 차트는 위의 이미지와 미러볼 뮤직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 멜로망스 'Moonlight' 앨범표지

1. 멜로망스 'Moonlight'

멜로망스의 음악은 계속해서 채워지고 있다. 그 '채움'이 청자에게 답답하게 다가가지 않고, '충만함'으로 다가간다는 것이 주목할 지점이다. '선물'의 특징은 '비트'가 아닐까. 곡을 받치고 있는 드럼비트가 청자를 편안하게 한다. 정동환의 피아노 연주도 드럼비트와 어우러져 진행되는데, 그 위에 김민석의 보컬이 얹혀지면서 곡의 완성도를 높인다. 곡의 후반부에 현악기 소리는 곡을 더 풍성하게 하는 효과를 준다. 

'영화관에서'는 초반부에 김민석의 보컬이 곡의 집중력을 높이는데, 이어지는 현악기 소리가 김민석의 목소리에서 재현되는 것인듯 자연스럽다. 이번 앨범은 정동환이 직접 디렉팅한 14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했다고 전해진다. 클래식과 팝의 무드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곡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워 보인다. 자칫하면 웅장한 사운드가 오히려 촌스럽게 재현될 수도 있는 것. 이 지점에서 멜로망스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볼만하다.

▲ NY물고기 'BLANK KNOWLEDGE' 앨범표지

2. NY 물고기 'BLANK KNOWLEDGE'

뉴욕물고기를 듣고 있으면, 숲, 새소리, 계곡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물기 있는 풀 밭에 누워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며 듣고 싶은 음악들. '지금도 어린 아이 같'고 (Miracle), '무엇을 배울지 무엇을 찾아야 할지' (현실행성)도 모르겠을 때엔 뉴욕물고기의 음악이 해답을 찾아줄 것만 같다.

'현실행성'을 통해 이들은 묻는다. 도대체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입을지도 잘 모르겠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거냐'고. 그리고 답한다. '보이고 만져져도 다 진실은 아니야', '지나온 시간에서 조금씩 답을 찾는 거야', '상상은 엉뚱하게 표현은 자유롭게 마음은 순수하게 해'라고.

생각해보면 이다지도 쉬운 것들을 우리는 왜 하지 못할까. 답은 누구나가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알고 있음에도 슬퍼하기 바빠 모른척하고 있었던 것들, 혹은 알고있지만 어떻게 행해야할지 모르겠던 것들을, 우리는 뉴욕물고기로부터 다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K-Indie Chart'는?

국내 인디 음반의 유통과 흐름을 보여주면서 음반 시장의 부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음반 차트다. 차트는 매월 2회(격주) 발행되며, 1300k, 민트샵, 바이닐, 반디앤루니스,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의 음반 판매 집계를 토대로 제공된다.

[K인디차트 집계 및 제공] 미러볼뮤직
[글] 박소연 기자 soyeon0213@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