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laminck, <Village sous la neige>, 1930-35, oil on canvas, 65.5 x 81.5cm ⓒ 예술의전당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서정시의 화가이자 클래식하다는 평의 작품으로 온전히 남아있는 블라맹크가 한국에 왔다. 우선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혹독한 겨울을 그는 사랑했다는 것이다. 그가 주로 그린 유럽 프랑스의 대부분의 모습은 그와는 다른 모습으로 다른 화가들에게 비쳐졌을 터. 그는 북풍과 눈이 내린 적막한 마을을 사랑했는지, 그는 거기서 무엇을 발견했을까? 그림과 함께 전시된 글들은 그의 문학적 감수성과 탁월한 인생의 직관력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그의 그림을 더욱 귀담아 들을 수 밖에 없다. 고귀한 문장들은 블라맹크의 그림에서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공명하는 부분을 그에게 하나의 보이는 그림이자 듣는 글로 시로써 와닿는다.

▲ Vlaminck, <Les Toits rouges>, 1908, oil on canvas, 79 x 92 cm ⓒ 예술의전당

하늘과 도로는 보통 하나의 색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그림에서는 밑바탕으로 변화무쌍하게 한편으로는 든든하게 그림을 지탱하고 있다. 한 겨울의 하얀 눈도, 적막한 부러진 나무도, 소리가 들리는 듯한 날카로운 북풍도, 그리고 그 곳에서 살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인물도. 또 하나 큰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건물이다. 규석 벽돌로 만들어진 넘어질 듯하면서도 그 자리를 단단히 지키고 있는 가옥들은 하나의 자연처럼 우리에게 와 생명이 되었다.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자 자유를 만끽하는 블라맹크는 자신이 오래토록 살았던 그곳을 어떤 물체도 사랑스럽고 생명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어버리는 천재적인 기술로 그림을 휘감는다.

암울할 것 같은 겨울 풍경도, 그의 가옥에 있는 붉은 지붕, 노란 카페 간판, 흩날리는 파란 사람의 목도리로 정점을 찍어 심심하지 않게 한다. 실제로 그런 모습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마치 한국화에 큰 역할을 맡은 작은 인물의 움직임이, 자신을 담은 그 내면이 전 화면을 동요하게 하는 것처럼 하나의 구심점으로 생명을 불어넣는다. 모더니즘의 가치는, 클래식이라는 가치는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그 안에 자신을 담아 잃지 않도록 하는 투쟁의 삶이라는 것을, 블라맹크의 그림과 시로 우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 Vlaminck, <Village sous la neige>, 1935-36, oil on canvas, 54.5 x 65 cm ⓒ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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