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범소극장의 이찬희 극장장이 MHN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공연의 꿈 키우다가, 극장장 운영을 하고 있다. 나는 2012년에 이 극장에 처음 막내로 들어왔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과 동료로 지내다 2016년부터 극장장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극장장과 배우라는 상하관계보다는 수평적 동료 관계로 지내고 있다."

홍대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김대범소극장의 이찬희 극장장을 만났다. 관객 참여 코미디 체험 쇼인 '당신이 주인공'을 9년째 공연하는 곳으로, KBS 19기 개그맨 김대범이 만든 장소다. 관객이 주체가 되어 공연을 이끄는 작품으로, 다른 코미디 체험 쇼와 차별화를 주고 있다. 이찬희 극장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신이 주인공' 공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본다.

▲ '당신이 주인공' 공연 모습 ⓒ 김대범 소극장

'당신이 주인공'은 어떤 공연인가?
ㄴ '당신이 주인공'은 관객 참여 코미디 체험 쇼다. 보통 무대가 주체가 되며, 관객은 바라만 보는 역할이다. 우리는 발상을 바꿔 관객이 주체가 되고 체험하며, 배우가 도와주는 코미디 체험 쇼를 지향하고 있다. 이 공연을 진행하고 기획한 게 김대범 선배가 KBS 19기 개그맨이다. 선배가 무대에 서다 보니 수십 번 수백 번 아이디어 해서 나온 개그보다, 무대 위의 배우가 합이 안 맞는 거로 애드립으로 극복할 때 웃음이 나왔다. 이걸 무대에서 극으로 기획하면 어떨까 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김대범 소극장은 어떤 모토로 운영되나?
ㄴ 김대범 소극장은 '당신이 주인공'을 모토로 하는데, 사실 웃음이다. 예술성, 작품성, 교육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그 모든 것을 뒤로하면서 "웃기면 장땡"이라는 가치관으로 웃음을 주고 있다. 그렇다고 매번 배우들과 함께 공감하는 부분이 99명이 있다고 1명이 웃지 않으면, 개그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공연을 진행하면 소극장이다 보니, 방송에서 못하는 과감한 개그를 진행한다. 그래도 웃기면 장땡이지만, 누구를 기분 나쁘게 하고 웃기진 않으려 한다.

김대범 소극장에서는 4계절 내내 '당신이 주인공' 공연만 진행되는 것인가?
ㄴ 여름인 7월과 8월에는 '당신이 주인공'의 '공포 코믹 버전'이 진행된다. 그 외에는 '당신이 주인공'의 '오리지널 버전'이 진행된다. '공포 코믹 버전'은 웃음과 긴장감, 스릴을 추가해서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게 귀신이 나오는 버전이다. '오리지널 버전'은 오로지 웃음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버전이다.

그리고 '당신이 주인공'뿐 아니라 기획공연으로 여러 가지 공연도 무대에 올랐다. 우선 작년에 "이문재를 안상태"라는 공연으로 개그맨 안상태 씨, 이문재 씨와 함께한 공연을 했었고, 올해에도 '조지훈의 19금쇼'로 KBS 개그맨 조지훈 씨, 홍순목 씨와 함께하는 공연을 계획 중에 있다.

▲ 김대범소극장의 이찬희 극장장이 MHN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연 배우의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ㄴ 굉장히 다양하다. 이 극장만큼 다양한 구성은 없다고 본다. 태권도 선수 출신도 있고, 장교 출신, 부사관 출신, 일반직 회사원, 공장에 일했던 사람, 음식점에서 일하고, 설거지했던 여러 친구가 있다. 연기를 전공한 친구도 있다. '개그학과'에 나온 친구도 있다. 저희 구성은 개그를 좋아하는 20대 청년이 모여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30대까지 배우들이 구성된 20명 정도가 있는데, 방송 무대를 성장해 나가서 나아가고 싶은 친구도 있지만, 앞으로 연기를 좋아하는 전국팔도 20대 청년들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당신이 주인공'에는 어떤 관객들이 많이 찾아왔나?
ㄴ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학생들부터 30~50대 직장인들의 문화 회식으로도 많이 찾아주고 계신다. 전국에서 단체관람, 출장공연이 가장 많은 공연이 우리 공연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학생들의 직업체험부터 보험사나 은행, 서비스센터 등에서 연락을 많이 주신다. 회사 담당자와 사전 미팅을 통해 어떤 애환과 공감대가 있는지 파악하고 공연에 즉각적으로 반영하다 보니 인기가 있는 거 같다고 생각이 된다.

▲ '당신이 주인공' 공연 모습 ⓒ 김대범 소극장

공연 기획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ㄴ 수십 번, 수백 번 연습하고, 조명 호흡, 무대 구성, 소품 제작 등이 힘들기도 한데, 연습하면서 즐겁게 하고 있다. 어떤 게 힘드냐고 이야기한다면, 관객이 1명이건 10명이건 간에 힘내서 하자라고 하는데, 관객이 줄어들 때가 있었다. 메르스 때가 가장 힘들었다. 메르스 당시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안 된다 해서 6~8명 와있고, 와있는 관객도 따로따로 왔었다. 뭉쳐서 에너지 있게 나가야 할 때가 있었는데 힘들었다.

반대로 기억에 남는 순간은?
ㄴ 공연을 5~6년 진행했는데, 사실 개그 공연이라 밝고 위트 있는 분들이 찾아주신다. 고급스러운 가방, 옷을 입고 오신 30대 여성분이 와인을 한잔하고 오신 느낌으로 방문하셨다. 왼손에는 장미꽃 100송이를 가지고 오셨는데, 이 공연이 옴니버스 식이라 중간중간 암전이 계속된다. 암전되고 불이 켜질 때마다, "브라보"라고 하시면서 장미꽃을 던져주셨다. 결국, 무대가 꽃밭이 된 것이 기억 남는다. 수녀님들이 단체로 오신 적도 있었다. 나이트 부킹 장면이 있는데, "이상형이 어떻게 되느냐?"라는 질문에 "저는 예수님이 이상형"이라고 답하신 에피소드도 기억이 난다.

▲ 김대범소극장의 이찬희 극장장이 MHN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근 '개그 콘서트' 등 공개 코미디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공개 코미디'의 중요성을 언급한다면?
ㄴ 사람이 사는데 웃음은 빠질 수 없는 코드다. 드라마도 보면 미니시리즈, 월화드라마 등 다양한 구성이 있는데 시청률이 나쁘다고 단칼에 사라지지 않는다. 재미있는 코너도 있고, 없는 코너도 있지만, 웃음을 줄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개그 콘서트'가 일요일 밤 9시에 틀면 한다는 시청자와 방송국의 약속이 있다. 어릴 때 본 '개그 콘서트'는 참 재밌었다. '안어벙', '복학생', '그까이꺼' 등이 있었다.

지금은 기회가 주어졌고, '살려보자'라는 느낌이 강하다. 살다 보면 인생도 올라갈 때, 내려갈 때가 있는데 다시 올라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지금 '개그 콘서트'에 여러 선배님이 복귀하는데, 인터넷 여론을 보니 굉장히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 자기 친구들을 태그하면서 재미있으니 한 번 보라는 식으로 공유하는데, 재밌는 것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족이 함께 '개그 콘서트' 보면서 일요일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 준비하는 좋았던 기억이 지금 제 밑의 동생들인 10대들에게도 만들어졌으면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ㄴ '당신이 주인공'은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공연이다. 살다 보면 회사, 학교, 여러 가지 공간 속에서 부품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는 부품이 아니라 주인공이다. 본인이 큰 인생이라는 연극의 주인공인데, 그 사실을 우리 공연이 일깨워질 수 있으면 좋겠다. '당신이 주인공'은 9~10년 차 공연이며, 100만 관객이 보시고 인정하신 공연이다. 공연기획자로 내 목표는 재밌는 코너로 간직하고, 한 번 다 바꿔보고 싶다. 새로운 구성의 관객 참여 형식으로 1시간 30분 동안 만들어서 지금 본 100만 관객이 또 오는 그런 공연으로 쭉 만들고 싶다.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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