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드' 첫 단독 콘서트, '함께 가는 거래요, 그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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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디에이드'가 잊지 못할 여름 밤을 선물했다.

지난 11일, 12일 양일간에 걸쳐 디에이드의 첫 기획 콘서트 '함께 가는 거래요, 그 섬'이 진행됐다.

'디에이드'는 보컬 안다은과 기타리스트 김규년으로 구성된 혼성듀오다. 2010년 '어쿠스틱 콜라보' 로 데뷔한 이후, 2016년 '디에이드'로 팀 명을 바꿨다. 섬세한 사운드와 특유의 감성을 가지고 드라마 OST 부터 광고음악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이제는 인디씬을 넘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날 관객들은 '디에이드 항공'이 준비한 여름밤의 여행에 탑승했다. '디에이드'는 공연 시작 전 안내와 주의사항을 직접 녹음해 영상과 함께 들려주며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공연 속으로 이끌었다.  

 

첫 번째 곡은 공연 시작과 어울리는 곡, '휘파람' 이었다. 피아노와 플룻이 어우러져 섬에 와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공연 기획에서 빛나는 지점을 꼽으라면 여러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조명이다. 무대 위의 아티스트만을 빛내기 위해 존재하는 조명이 아니었다. 곡의 진행 중 감정이 고조될 때 관객석 쪽으로 화려한 조명이 비추기도 했는데, 이는 관객을 음안 안으로, 공연 안으로 완전히 몰입시킬 수 있게하는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안다은은 공연 중간에 무대기획을 담당한 '보름달 프로젝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디에이드가 보여준 팀워크는, 김규년, 안다은만의 것이 아니었다. 무대에 오른 모든 이들이 보여준 팀워크가 빛났다. 조명은 세션들을 위해서도 존재했다. 특히 안다은은 라이브 도중 감정을 유지해야 함에도 오롯이 세션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뒤로 물러서는등 세심한 배려를 보였다. 김규년 또한 공연 중간중간에 세션들을 재치있게 소개하는 등 관객들이 그들에게도 박수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안다은의 보컬은 귓바퀴를 따라 흐른다. 힘이 있으면서도 귀에 날카롭게 꽂히지 않고 귀를 맴돈다. 그 때문에 계속해서 듣고 싶어진다. 그의 독특한 음색은 이미 알려진 바인데, 그 음색을 받치고 있는 보컬의 힘이 상당하다. 이 지점은 특히 에픽하이의 '우산'을 부를 때 특히 돋보였다. 

 

이날 공연은 몇개의 컨셉으로 나뉘었는데, 공연 전반부가 '시작'과 '설렘'을 느끼게 하는 컨셉으로 진행됐다면, 중반부는 감성을 이끌어 올릴 수 있게 진행됐다. 안다은은 '제발'을 부르기전 "이 곡을 부르기 전에는 좀 쉬어야 한다"며 감정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곡이 진행되는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온전히 곡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를 주제로 한 2부가 끝나기 전 마지막으로 부른 곡은 '너를 잊을 수 있을까'이다. 이 곡은 지난 2015년 발매된 곡으로 이별 이후 헤어진 상대를 잊지 못하는 이의 마음을 담은 곡이다. 아티스트 앞으로 물 속을 배경으로 한 막이 내려지고, 안다은은 마치 물 속에서 노래하는듯 했다.  이 곡의 주된 정서인 슬픔과 그리움이 극대화되는 순간이었다. 

3부를 꾸미기 위해 안다은은 잠시 자리를 비우고, 김규년이 그 공백을 메꿨다. 그는 능숙하게 관객들과 소통했으며 정승환의 '너였다면'을 라이브로 선보이기도 했다. 공연 틈틈이 그의 적당한 재치가 빛났다.

이어 '하루', '알았더라면', '묘해, 너와'등을 이어 부르고 '달콤한 여름밤', '사랑해도 될까요' 등을 선보인 이들은 '잘자요 굿나잇'을 마지막 곡으로 공연을 마무리 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디 에이드'를 '어쿠스틱 콜라보'로 알고 있다. 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이름이 아직도 대중에게 완적히 인식되지 않았다는 것은 중요한 숙제일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오히려 이 지점에서 '디에이드'의 가능성을 본다. 관객들은 이들을 '음악'으로 기억한다. 팀명을 바꾸던 시기가 '어쿠스틱 콜라보'라는 이름으로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던 터라, 이들로서는 이름을 바꾼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진실한 마음으로 음악과 관객에게 가닿기 위해 새로운 출발을 결심한 지난 날의 김규년, 안다은에게 늦게나마 박수를 보낸다.

'디에이드'를 생각하면, 어딘가에 오래 머무르고 싶다. 그들의 음악은 단순하게 소비되지 않는다. 청자의 마음에, 귀에 오래 머무른다. 공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연이 끝나고도 관객들은 앵콜을 외치며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공연 제목인 '함께 가는 거래요, 그 섬'이라는 공연 타이틀에 걸맞게, 아티스트와 관객이 잠시나마 그들만의 '섬'에 머무를 수 있는 경험을, 2017년 8월의 어느 여름밤 '디에이드'가 선물했다.

한편 '디에이드'는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줄 것임을 예고했다. 이어 일본에서 버스킹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전해 기대감을 더하기도 했다.

[글·사진] 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soyeon0213@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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