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패배 휘문고 선수단,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눈물' 가득

▲ 경기 후 동문 훈시 후 눈물을 보이는 휘문고 선수단. 패한 선수들에 대한 장면을 담는 것은 늘 안타까운 법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제45회 봉황대기 전국 고교야구대회(한국일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이하 봉황대기)가 지난 12일(토), 개막식 및 개막경기를 기점으로 17일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공동 주최사인 한국일보의 주선으로 매년 미스코리아가 초청(한국일보가 미스코리아 대회도 주최)되어 시구/시타 행사를 진행했지만, 개막식까지 진행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에 김응룡 협회장도 직접 시구에 임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팀이 참가하는 봉황대기를 적극 알리고자 하는 행보를 보였다.

바로 그 개막전 경기에서 초반 7득점에 성공한 동산고가 디펜딩 챔프 휘문고의 추격을 4점으로 따돌리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양 팀 모두 올 시즌 청소년 대표팀을 한 명씩 배출(동산고 김정우, 휘문고 안우진)한 가운데, 이 두 명은 연고지 우선 지명을 받는 겹경사까지 누리기도 했다. 두 유망주의 맞대결은 무승부로 끝났지만, 승부는 점수로 나는 것.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던 동산고는 이기고, 휘문고는 아쉽게 패한 셈이다.

그러나 사실 이번 대회는 1승, 1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경기에서 패한다는 것은 고교야구의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구는 사전 승패를 가늠할 수 없기에 경기가 끝나고 나면, 패했다는 사실과 함께 마지막이라는 점 때문에 서운함이 북받쳐오기 마련이다. 실제로 휘문고 선수단은 패배가 확정된 순간, 일제히 무릎을 꿇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초반 대량 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휘문고 역시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유난히 경기가 풀리지 않기도 했다. 특히, 9회 초 1사 만루 상황에서 6번 이승재가 친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가면서 타자 주자 아웃, 그 상황에서 2루로 향하던 김대한까지 아웃된 장면은 휘문고 입장에서 상당히 뼈아팠다. 특히, 2루로 향하던 김대한은 아예 주저앉아 좀처럼 일어날 줄 몰랐다. 그리고 그 아웃카운트로 시즌이 끝났다는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눈물을 보였던 것은 2학년생 김대한 뿐만이 아니었다. 이 날 경기에서 김민규-이정원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나선 에이스 안우진을 포함하여 내야수 최정태 역시 눈물을 감추지 않았다. 외야수 최준서는 동료들과 포옹을 하면서 본인의 고교 시절 마지막 무대가 끝났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도 했다. 향후 프로/대학 무대가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선수들은 이번 봉황대기가 본인 인생의 마지막 야구 경기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어떤 경우에서건 간에 본인들의 마지막을 1회전에서 끝내고 싶지 않다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프로 입단을 기다리고 있는 유망주들은 내년부터 100경기 이상 뛰어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으며, 대학 무대를 기다리고 있는 유망주들은 또 다른 주전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설령 고교를 끝으로 야구를 그만 둔다 해도 일반 대학 입시 혹은 취업을 통하여 제3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이들도 있다. 9회 말까지 가는 야구 인생에서 이들은 겨우 1회 말을 끝낸 셈이다.

아쉬움에 눈물을 흘릴 수 있다. 그러나 그 눈물은 오늘로 끝을 냈으면 한다.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 일보 전진하는 유망주들이 되기를 기원한다. 휘문고 야구부 선수단을 포함하여 매 경기 승자와 패자가 나누어지는 이번 45회 봉황대기 참가 인원 모두 마찬가지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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