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청년경찰'

[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문화 人] '청년경찰' 강하늘 "박서준과 놀면서 촬영한 영화" ① 에서 이어집니다.

본인의 제복 핏(fit)에 만족했나?
└ 맞춰서 만들어 주셨으니까(웃음). 잘 만들어주셔서 만족했다. 제복을 입으니 '옷이라는 게 소속감을 주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도 이런 제복을 입어본 적이 없었다. 영화 초반에 학생들이 다 같이 선서하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여기에 소속되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 

박서준의 제복 핏에 대해 말한다면?
└ '옷발 서준'아닌가(웃음). 무슨 옷을 입어도 정말 잘 어울린다. 한 번은 현장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왔는데 명품 트레이닝복인 줄 알았다. 정말 비싸보였는데, 명품이 아니라고 하더라.

'청년경찰'들이 과연 끝까지 '경찰'이라는 직업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 의심이 된다. 학생이라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었던 측면이 있다. 또한 김주환 감독의 표현을 말하자면 영화가 다소 '판타지적'으로 그려졌기에, 두 청년은 퇴학당하지 않고 계속 경찰의 꿈을 꿀 수 있었다. 과연 이들은 경찰이 되고나서도 끝까지 본인의 직업을 사랑할 수 있을까?
└ 개인적으로 그 직업을 사랑한다기보다는 사명감을 가졌을 것 같다. 그걸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을 넘어 사명감에 사로잡힌 그런 멋진 친구들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사명감에 불태우는 이들 말이다. 실제로 친척 중에 경찰이 계시다. 외삼촌 덕분에 어릴 때부터 경찰들을 멋있게 생각해왔다. 외삼촌 집에는 늘 제복이 걸려있었다. 

 

 

영화 '재심' 때는 피해자였는데 이번에는 경찰이 됐다. 신분이 완전 뒤바뀌었는데? 
└ 지금까지 했던 모든 작품 통틀어, 나는 한 번도 '이전 작품에서는 이런 이미지였으니 이번엔 이런 이미지 보여드려야지'라는 전략을 세워보지 않았다. 즐겁게 촬영하면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신분이 바뀌었는데, 그런 부분은 재밌는 것 같다. 

관객들 입장에선 배우가 이전 작품의 캐릭터와 겹치는지 아닌지가 신경 쓰일 수 있다.
└ 그런 것까지 의식하지 않는다. 그 부분은 내가 할 부분이 아니다. 그 부분까지 신경 쓴다면 영역 침범이다. 완벽한 연기도, 연기자도 없다. 작품 들어갈 때 두 가지 생각한다. 작품보다 튀지 않기, 그리고 역할보다 튀지 않기. 

군대 앞두고 있음에도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일부러 빡빡한 스케줄을 짜고 있나?
└ 그런 건 아니다. 재밌기 때문에 선택했는데, 공교롭게도 연달아하게 됐다.

 

영화 '청년경찰'

기준(박서준)보다는 희열이 내게 맞는 역할이라 생각했나?
└ 유독 남자 배우들과 하는 작품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았었다. 기본적으로 대본받을 때, 무슨 역할을 맡는지에 대해 추천은 해주지만 확정하지 않는다. 

'청년경찰'에는 정말 다른 두 친구가 나온다. 희열이가 폐쇄적이라면, 기준이는 원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이렇게 다른 두 친구가 서로에게 맞춰간다. 두 사람이 성장기를 함께 겪으며 닮아진다. 이 과정이 '청년경찰'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연기자마다 갖고 있는 성향과 살아온 환경 다르기 때문에, 내가 하는 기준은 또 달랐을 거고, 서준이 형이 하는 희열은 또 달랐을 것이다. 내게 희열이 주어진 것은 운명 같은 일이었고, 캐릭터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았다. 

영화에 표현되는 범죄 사건에 대해 많은 분들이 불편하고 분노하지 않을까 한다. 배우 강하늘은 관객들에게 이런 불편함을 알게 하는 작품에 유독 자주 출연했다.
└ 그런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그 부분을 염두에 두며 작품 선택한 것은 아니다. 이번 영화가 다루는 범죄 사건의 수위나 강도가 굉장히 강한 편이다. 영화만을 놓고 봤을 때, 순수하고 귀엽기만 했던 두 청년이 정확한 목표의식 가지고 변화될 수 있는 충분한 계기를 주는 사건인 것 같다. 관객들도 보시면서 엄청 분노했다고 한다. 우리도 그랬다.

 

 

'미담제조기'라는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게 있다. 이미지 관리하며 살기 힘들겠다며, 왜 이렇게 어렵게 사냐고들 물어보신다. 근데 나는 굉장히 편하게 산다. 친구들 만나면 욕하며 놀기도 하고, 술도 진탕 마신다. 딱 하나다. 나를 스쳐 가는 사람일지언정 그분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일 없게 하자는 것이다. 좋게 바라봐주시니 감사할 뿐이다.

많지 않은 나이에 이렇게 중심 잡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부모님께 고맙다. 뭔가 중심 잡으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고 큰 계기도 없었다. 다만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하고 싶은 것 하라는 말을 줄곧 하셨다. 그래서 공부를 못하긴 했지만(웃음), 지금까지도 행복하게 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요즘 언제가 가장 행복한가?
└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이 팔찌(착용 중인 팔찌를 가리키며)에 새긴 말이 있다. 일본어로 '지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라는 문장이다. 나는 지금을 가장 행복하게 채우려 한다.

9월 11일 '헌병단 특별경호중대 소속의 MC승무헌병'으로 입대한다. 각오가 있다면?
└ 팬분들께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크다. 내가 어색하고 민망한 것 때문에 팬 미팅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나를 오랜 기간 알아온 팬들은 이해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해보려고 노력해봤는데 억지로 하는 것처럼 되어 도저히 못 하겠더라. (팬들에게) 어떻게 보답할지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군 입대 소식을) 너무 갑작스럽게 알려드린 것 같아, 나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는 잘 지내다 오겠다며 말씀드리고 싶다

 

 

2014년 인터뷰서 "나에게 무대는 '고향'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가, 뿌리를 내려야할 곳." 이라 말했다. 2015년 '해롤드&모드'에서 박정자 배우가 입이 닳도록 강하늘을 칭찬했다. 연극 무대에는 언제쯤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 영화, 연극, 뮤지컬 가리지 않는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갈 뿐이다. 사실 가린다고 가릴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재밌는 대본이 있으면 언제든 할 생각이 있다. 부모님 모두 연극을 하셨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하려면 연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극은 집처럼 느껴진다.

관객 강하늘은 이번 영화 어떻게 봤나?
└ 도저히 말할 수 없다. 당연히 팔은 안으로 굽는다. 사실 영화를 보면 고생한 것들이 생각난다. 한 장면을 보면서도, 그 장면에 다 담기지 않은 스태프들과 그때 그 상황이 함께 생각난다. 장면에 집중하기 힘들다. 

소속사 대표이자 선배 배우인 황정민한테 응원메시지 왔나?
└ (선배와) 평소 연락을 잘 안 하는 사이다(웃음). 애정이 없다기보다 조용히 서로 응원하고 지켜본다. '군함도' VIP 시사회 3일 전에 선배가 갑자기 '군함도 올 거냐' 물어보셨다. '가겠다'고 하니 선배도 (우리 시사회에) 오겠다고 하시더라. 긴 말은 안 해도 항상 응원하는 사이다. 

관객 수 예상한다면?
└ 항상 하는 얘기가 있다. 흥행은 우리 힘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호평이나 혹평을 받아도 '흥행'은 알 수 없다. 언제나 손익분기점만 넘기길 바란다. 다 같이 애써서 만들었는데 슬퍼하는 사람 생기면 안 되지 않나.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함박웃음은 못 지어도 슬픈 사람은 없게 되니까. 내가 바라는 건 이 정도고. 나머지는 하늘의 뜻이라 생각한다.

key000@mhns.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