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선포 120주년기념 X UIA 서울세계건축대회 개최를 맞이한 건축 아카이브 전시

▲ 역사풍경_서소문동38번지_포스터 ⓒ서울시립미술관(SeMA)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은 대한제국선포 120주년이자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를 맞이하여 서소문 본관 건축에 대한 아카이브를 모은 '역사풍경: 서소문동38번지' 전을 선보인다.

서소문을 비롯한 정동 일대는 구한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가 펼쳐졌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육영공원-독일영사관-한성재판소-토지조사국-경성재판소-대법원-서울시립미술관으로 변모해온 서소문동 38번지의 재조명은 비운의 역사로 일컬어지는 대한제국 시기나 치욕의 역사인 일제강점기를 어두운 과거로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현재로 소환하게 한다.

이 전시는 크게 네 가지 섹션으로 이루어져있고, 전시장에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탄 듯 관람객은 시간의 역순으로 차례로 서소문본관 건축물이 위치한 장소에 대한 첫 번째 파트는 신문물의 근대적 공간을 형성했던 19세기 구한말 정동길과 대한제국에 얽힌 역사적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사민필지', '육영공원등록' 등 고문서에 나타난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영어교육기관인 육영공원의 역사를 통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자주독립국가로서의 위상을 꿈꾸었던 고종황제의 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의 두 번째 파트는 식민지의 그늘을 보여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재판소인 한성재판소의 터가 한일합방이후 경성재판소로 넘어가는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경성재판소의 정교한 건축과정을 통해 일제의 치밀한 공간적 규율과 법적 규율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세 번째 파트는 1995년 서초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대한민국 대법원으로서 현대적 법적 규율과 권위의 상징이었던 역사풍경의 한자락을 보면서 네 번째, 공공의 미술관으로 이어온 서울시립미술관의 리모델링 과정을 보여준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에드워드 카(Edward Carr)의 고전적인 말을 되새기면서 이 '끊임없는 대화'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역사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전시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전시를 보는 관람객들 역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 '역사풍경' 속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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