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희열아 나 오늘 수사의 세가지 방법 뭐라고 썼는지 아냐? 열정,집념,그리고 진심"

 

[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문화 人] '청년경찰' 박서준 "오버워치 유저에겐 더 재밌을 것 같다" ① 에서 이어집니다.

코믹연기가 어렵진 않았는지? 배우 강하늘과 친해지는 과정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어땠는가?

ㄴ 장르는 코믹하지만 진지하게 연기했다. 이 캐릭터들에게는 진지한 상황인데 대사와 호흡들이 관객들이 봤을 때 웃겨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웃기게 하려고 하면 억지스럽게 과장할 수가 없어서 절제하려고 노력했다. 기준이와 희열이는 업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친해지는 과정들이 표현되었지만 실제로 하늘이랑 특별한 과정이 필요 없었다. 같은 작품을 하고 같은 상황에서 대화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로맨틱한 호흡을 그동안 해왔는데 이번 배우 강하늘과의 호흡에선 어떻게 달랐나?

ㄴ 장르가 다르고 상대가 다른 것뿐 다를 건 없다. 상대 배우와 호흡을 하는 거에 있어선 다가가는 것도 같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성에 대한 생각은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아무래도 부족하다. 거기에서 오는 새로운 게 있는가 하면, 동성과 할 때는 좀 더 공감대가 있으니까 신선하다기보다는 다른 것들을 발전시킬 수 있다. 둘 다 매력 있고 요즘은 브로맨스라고도 많이 하니까 둘 다 잘 할 수 있는게 중요하다.

로맨스 장인 브로맨스 장인 중 뭐가 듣기 좋은가?

ㄴ "둘 다" 라고 하면 욕심인가? (웃음)

 

주변 배우들이랑 케미가 좋은데 잘 지내는 노하우가 궁금하다. 평소 성격이 좀 무덤덤한지?

ㄴ 잘 맞추려고 하는 편이다.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로 어떤 액션을 취하려고 한다기보다 상대방 거를 보고 리액션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상대방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하고 얘기를 잘 하지 않으면 듣기 위해서 끌어내려고 하는 편인데, 나는 누구든 맞출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되겠더라. 연기라는 게 모놀로그가 아니기에 호흡을 계속 해야 한다.

한 작품에서 만난다는 게 어려운 일이다. 다 같이 시간이 맞아야 하고 생각도 맞아야 한 작품을 같이 할 수 있는데 그건 엄청난 시간을 함께하는 거다. 거기에서 오는 감사함이나 그런 게 있어서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굳이 노하우란게 있다면 많이 맞추려고 한다는 것.

 

강하늘과 애드립을 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경쟁심 생길 수 있지 않았나?

ㄴ 영화를 함께 하는 것은 연기 배틀이 아니기 때문이 아니라서 그런 건 없었다. 호흡은 밸런스가 중요하다. 이 사람이 좀 더 보여야 하면 내가 낮추고, 내가 보여야 하면 상대가 낮춘다. 물론 이런 것도 사이가 좋아야 서로 주고받고를 한다. 안 그러면 보는 사람도 위태위태하다. 서로 믿어야만 가능한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 애드립을 했고, 내가 했지만 참 적절하고 빵 터진다 하는 부분이 있는지?

ㄴ 지문은 있는데 대사가 없으면 애드립을 한다. 상황에 맞지 않은데 진지하다던가, 예를 들어 옥타곤 클럽에 들어갔을 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내릴 때까지 편집 없이 쭉 찍었다. 거기서 입을 다물고 있으면 지루해진다. 중간중간 애드립으로 채우면서 호흡을 만들 수 있었다. 그게 감독님이 연출하는 스타일이기도 한 것 같다. 다 풀어놓고 "마음껏 해봐"라고 하는 분들이 계시고, 철저하게 계산해서 "여기선 어떻게 하라"고 하는 스타일들이 있다. '악의 연대기' 때는 대본에 충실했다. 분위기 자체가 달랐고 애드립을 하면 맞지 않는 상황이었다. 

사실 5분이 주어지면 애드립은 계속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깨는 애드립을 하면 안 된다. 이 흐름을 도와줄 수 있느냐 없느냐 매끄럽게 채울 수 있다면 해도 된다. 내 말처럼 들릴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 하늘이와 호흡을 맞추는 장면 중에 "야 너 이빨 되게 많다~"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원래 대사가 "야 너 웃어봐" 웃으면 "우와"라는 추임새를 넣어주는 거였다. 그 후 "네가 재호보다 나아" 라고 해서 웃는 것까지만 지문에 있었는데, 하늘이가 "야, 그러면 네가 재호보다 나아라고 한 번 더 해봐"라고 애드립을 쳤다. 반복으로 하면 웃긴 상황을 만들어낸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혼자 채워나가야 하면 힘들었겠지만 둘이었기 때문에 재밌게 할 수 있었다. 

 

사실 작품 설명보다 두 사람 호흡이 다 했다고 생각했다. 굳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ㄴ 주변에서도 의아해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 다른 것들도 꽤 있는데 왜 굳이 이 작품을 하려고 하냐고 주변에서 궁금해했다. 주로 작품을 선택할 때 느낌을 믿는 편이다. '청년경찰'의 경우 재밌을 것 같았다. 상업적으로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은 아니라서 "몇 만이 될 거 같다"와 같은 말은 못 하겠고 결말은 모르겠지만, 과정은 재밌을 것 같았고,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언론시사회 하기 전까지도 의심하던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평가가 좋으니까 궁금해하는 반응들이 꽤 있다. 이젠 대중들의 평가만 남았다.

그동안 느낌대로 선택해서 거의 다 잘 됐다. 느낌대로 선택해서 즐길 수 있었다. 강요나 설득 때문에 했다면 분명 부딪히는 게 있을 텐데 내가 선택하면 책임을 지고 가져가면 된다. 누군가에 의해 하면 원망하게 될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도 좋지 않을 것 같다.

▲영화 '청년경찰' 스틸컷

강하늘이 침을 뱉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에피소드를 듣고 싶다. 기분이 나쁘진 않았는가?

ㄴ 정말 리얼했는데 그게 사실은 달걀 흰자를 입에 물고 있다가 빨대로 훅 분 거다. 사실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진지하게 기절한 장면인데 얼굴에 달랑달랑 거리는 게 느껴지니까. 그때 스텝들 다 뒤돌았다. 내 시야에서 다 터져서 뒤돌아있는 게 보이니까 꾹꾹 참고 있었다. 그거 때문에 한참을 웃었다. 영화를 보면 하늘이가 되게 더럽게 뱉는다.(웃음) 입안에 모으는 게 들리는데 '아 큰일 났다' 했다. '참을 수 있어! 참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정말 계속 웃으면서 찍었다.

영화 '투캅스'나 '공조' 등 버디 수사물을 좋아하는 편인지? 어떤 영화들을 좋게 봤나?

ㄴ 사실 그 생각보다도 내 또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고민하는 편이다. 이런 영화가 근래에 없었다. '공조'도 있지만, 연령대 자체가 달랐다. 드라마를 많이 할 수밖에 없던 이유도 드라마에서 내 연령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 영화에서는 물론 선배님들 밑에서 많이 배우고 좋긴 하지만 연기자로서는 주최가 되어 가져가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작품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영화가 어떤 새로운 젊은 연기자들의 기회의 장이 되기 위해 잘되면 좋겠다. '청년경찰'은 파릇파릇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딱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나중이 되면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게 많이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하고 있었고 마침 그런 걸 고민하고 있을 때 대본을 받았다. 작품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타이밍이다.

 

구체적 앞으로에 대한 생각을 한 게 있는가? 40대쯤이 되었을 때 방향성이라던가가 궁금하다.

ㄴ 예측할 수가 없다. 애 아빠를 연기한다고 생각하면 내가 공감할 수 있을까 싶다. 실제로 애 아빠가 아닌데 '척'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 연기는 도전으로 하고 싶지 않다. 상상을 통해서 채우는 표현도 있지만 '그게 깊은 맛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 있다. 물론 해보고 싶다. 그 나잇대가 되면 더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겪어왔던 시간 내지는 현재 사는 근접 시간을 보게 된다. 생각이 또 언제 바뀔 수 있는 건지 모르니 열어두고 있는 생각이다. 여태까지는 계속 그래왔다.

pinkcat@mhns.co.kr 사진ⓒ문화뉴스 MHN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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