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수영.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panictoy27@mhns.co.kr

[문화뉴스 아띠에터 김수영] 몇 년 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했을 때, 이 현상에 대해 우리나라 언론에서 쉬지 않고 떠들어댔던 때가 있었다.

우리 한국인에게 '싸이'라는 가수는 '강남스타일' 이외에도 '새', '챔피언', '연예인', '낙원' 등의 히트곡을 가지고 있는 가수로 인식되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처음 듣는 외국인들에게 싸이는 아마도 '강남스타일' 한 곡만 메가 히트 시킨 대표적인 '원 히트 원더' 가수라고 기억될 것이다.

말 그대로 '원 히트 원더'라는 뜻은 '한 아티스트가 여러 곡 혹은 여러 장의 앨범을 발표했으나, 한 곡만 심하게 히트했던', 아주 원더풀 하게 한 곡이 떠버리는 바람에 다른 곡들은 묻혀버린 가수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 히트 원더'의 기준이 딱히 없지만, 미국의 경우, 빌보드 핫 100 차트의 40위권 내에 진입했다면 '히트했다'는 기준에 부합한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기준이 있는데, 영국의 경우, UK 싱글차트 20위 안에 딱 한 번 진입했던 아티스트를 그들은 '원 히트 원더'가수라고 칭한다.

하지만 모든 대중이 그들이 듣는 음악을 '몇 위까지 했던 곡'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듣는 것은 아닐 것이기에,
'어떤 가수의 이름을 떠올렸을 때 한 곡은 아주 유명한 곡이어서 기억은 나는데 다른 곡은 잘 기억이 안 난다면' 그 가수는 '원 히트 원더'가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또 다른 원 히트 원더를 찾아보자. 1979년, MTV 개막과 함께했던 '더 버글스'(The Buggles)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는 제목은 분명 MTV를 시원하게 비꼬고 있으나, 이 곡의 결과는 영국 외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던 아주 아이러니한 곡이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이 곡이 무엇을 비판하고 무엇을 꼬아버렸든 간에, 어쨌거나 대중의 귀를 사로잡은 훌륭한 곡이 되었으니, 결과는 MTV의 패배도 아니요, 결국 MTV를 통해 방영된 이들의 뮤직비디오와 음악이 널리 퍼지면서 각종 싱글 차트 1위까지 섭렵했으니, 승자는 '더 버글스'일 것이다.


▲더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 뮤직비디오

1990년대 중반, 한국의 다양한 TV 채널과 라디오에서, 또한 각종 오프라인 매장에서, 혹은 길거리에서 수없이 많이 들려왔던 음악이 있었으니, 한때 열풍이라고도 불릴 만큼 크게 히트했던 곡, 바로 '로스 델 리오'(Los del Rio)의 '마카레나'(Macarena)라는 곡이 있었다.

각종 CF와 TV 쇼에서 수없이 패러디되어 쓰이기도 했고, 많은 연예인이 TV에 출연해서 '마카레나 춤'을 추던 모습은 아마도 그 당시에 TV를 시청했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상당히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스페인어로 되어 있는 가사이지만 '오~~ 마카레나' 하는 부분은 당시 어린아이들까지 따라 할 수 있을 정도였고, 노래와 함께 짜인 안무는 조금은 유치하고 우스워 보여도 비교적 따라 하기 쉬운 안무여서 이 춤 역시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따라 하셨던 기억이 난다.

어디 한국 뿐이겠으랴. 당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4주 연속 1위를 차지한 히트곡이었으니, 전 세계 곳곳에서 마카레나 열풍이 불었던 것은 어디든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로스 델 리오'가 원 히트 원더 아티스트로 분류되는 것은 바로 이 곡 때문. 사실 이 곡 이외에는 빌보드 차트 100위권 내에 진입한 곡이 없었고, '마카레나'의 전례 없는 비영어권 노래의 메가 히트로 인해 이 듀오는 대표적인 원 히트 원더 아티스트가 된 것이다. 



▲ '마카레나' 뮤직비디오

'음~밥~'을 기억하는가. 1990년대 후반에 발표되었던 미국의 형제 밴드 '핸슨'(Hanson)의 'MMMBop'은 발매된 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싱글 차트에서도 싱글 넘버 원을 기록했던 곡이다.

데뷔 당시 뽀얗고 예쁜 형제들이 'MMMBop'을 부를 때 많은 여성이 환호했지만, 안타깝게도 핸슨은
이 곡 이외에는 딱히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곡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핸슨 역시 원 히트 원더 가수로 불리기도 한다.

여러 번 다시 재기하려고 노력했지만, 'MMMBop' 당시의 풋풋함을 재현하기에는 이들의 변성기를 막을 수 없었고 'MMMBop'을 뛰어넘을 음악적 변화를 꾀했으나 결국 'MMMBop'을 넘지 못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던 밴드이기도 했다.

그러나 핸슨은 그들만의 음악적 변화를 계속 시도해 나가며 매니아층을 형성하는 데에 성공했고, 음악평론가들에게도 'MMMBop' 이후의 음악들이 꽤 호평을 받는 등, 꾸준한 활동을 해 나가고 있는 밴드다.

▲핸슨의 'MMMBop' 뮤직비디오. 풋풋했던 세 형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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