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리안 퀸타르트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한국인보다 더 '똑소리'나는 줄리안 퀸타르트는 벨기에 사람이다. 그런데 어려운 말도 척척. 그의 유창한 한국말에 한 번 놀랐고, 쏟아져 나오는 그의 개념 가득한 발언에 한 번 더 놀랐다. 사람의 마음은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으로 인해 바뀐다고 했던가. 줄리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말이 맞다는 걸 새삼 다시 한번 느꼈다. 
 
인터뷰 내내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던 그가 갑자기 무언가를 하길래 봤더니, 아까 받은 명함에 물이 묻어 닦는 중이라고 했다. 명함을 다루는 행동 하나에도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었다. 줄리안의 사려깊은 행동을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건, 상대방에 대한 기본 예의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던 그의 인품이 진짜구나 알 수 있었다. 줄리안의 매력에 빠져보자.
 
비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서 요즘 근황은
ㄴ 좋아하고, 하고 싶어 했던 음악 작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건 쉴 때 빨리 다 해야 돼요. 그런데 너무 많네요. 더 바쁜 것 같아요. (웃음) 요즘 라디오 방송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 '2015 경주 실크로드'랑 '부천 국제 만화 축제' 홍보대사도 맡게 됐어요.
 
'부천 국제 만화축제' 홍보대사가 된 소감 중에 만화 '틴틴' 때문에 한국에 왔다고 했다. 
ㄴ 네 맞아요. 저는 '틴틴'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봤는데, '틴틴' 덕분에 아시아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 만화 덕분에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밤새 책 읽는 걸 무척 좋아했어요. 밤에 몰래 불을 켜고 방에서 책을 읽곤 했어요. 가끔 새벽까지 책 읽다가 학교도 못 갈 정도라 엄마가 밤에는 책을 못 읽게 했어요. 자야하니까. 그래서 몰래 읽다가 엄마가 오는 발소리가 들리면 책을 탁 덮고 자는 척 하고 그랬어요. (웃음)
 
'실크로드 경주 2015'도 홍보대사다. 줄리안이 생각하는 경주의 멋은?
ㄴ 경주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어요. 5년 전쯤, 엄마 아빠도 한국으로 오시고 형 같은 경우는 한국에 처음 놀러 왔었어요. 그때 같이 로드 트립 갔던 곳 중 하나가 경주예요. 그때가 가을이었는데 단풍이 너무 예뻤어요. 여행 간 날, 비가 엄청나게 왔던 거로 기억해요. 아침에 일어나니까 새파란 하늘에 빨간 단풍 길이 펼쳐졌는데, 기가 막힐 정도로 예뻤어요. 아직도 형이랑 이때 여행 얘기를 해요. 얼마 전에도 형이 전화 와서 경주 얘기를 하더라고요. '예전에 갔던 경주여행 너무 좋지 않았냐고 정말 예쁜 도시였다'고. 진짜 한국적인 멋과 역사적인 건축물을 보고 느끼려면 서울보다 경주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은 꼭 가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DJ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최근에 '비욘드 더 풀 파티'는 어땠나?
ㄴ DJ는 방송 시작 전부터 했어요. 처음 '비욘드 더 풀 파티' DJ로 인연을 맺은건 2년 전 이에요. 이번 공연도 재밌었어요. 제가 하던 분야가 아닌 다른 느낌, 힙합이 접목된 디제잉도 선보였는데, 그것도 나름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한국에서 지낸 지 11년 가까이 됐는데, 그렇다면 인생의 거의 반을 여기서 지낸 것이 아닌가
ㄴ 물론 벨기에가 그리워요. 그런데 아직 저는 한국이 더 좋아요. 한국의 매력은 정말 끊임없는 것 같아요. 오래 살았지만, 아직도 새롭고 그래요. 제 삶은 '비정상회담' 방송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방송 전에는 그래도 한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아직은 외국인이라고 느낀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방송 후는 이제 정말 '한국사람'이 된 것 같아요. 한국 사회에 더 융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해요.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랑 벨기에 음식은 뭔지 궁금하다
ㄴ 저 냉면 좋아해요. 순두부찌개도 좋아하고, 된장찌개도 맛있게 하는 집 좋아해요. 아! 조개구이도 좋아해요. 원래 벨기에에서는 조개구이를 안먹어요. 그런데 저번에 형이 한국에 왔을 때, 조개구이를 같이 먹으러 간 적이 있어요. 형이 자기가 먹어본 음식 중 열 손 가락안에 꼽힌다고 할 정도로 저랑 형은 조개구이를 좋아해요. 벨기에는 제과로 유명해요. '고디바' '길리안' '로투스' 다 벨기에 거에요. 로투스가 원래는 '스페쿨로스(Speculoos)'라고 불리는데, 벨기에에서 크리스마스에 먹는 전통 과자 같은 거에요. 저희 아버지가 굉장히 좋아하세요. 'Speculoos'가 원래 만들고 나면 말랑말랑한데, 하루 지나면 딱딱해져요.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도 이거에요. 감정이 딱딱해진 사람들의 감성을 다시 말랑말랑하게 하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Speculoos'처럼 말이에요. (웃음)
 
최근에 인상 깊게 본 영화는?
ㄴ 아일랜드 전설을 모티브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바다의 노래'(Song of the Sea)에요. 영상이 너무 신비롭고 예뻤어요. '사랑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영화예요. 꼭 한번 보세요.
▲ 인터뷰 중 줄리안이 보여 준 영화 '바다의 노래' (Song of the Sea) 스틸 컷 사진.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다. 
 
별명이 '벨기에 오리'다
ㄴ 사실 이 별명 제가 선택한 거에요. 누가 "동물이 된다면 어떤 동물이 되고 싶은지" 물어봤는데 '오리'라고 대답했어요. 오리는 자유롭잖아요. 수영도 할 수 있고, 날수도 있고 그래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또, 오리의 친근한 이미지를 닮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얼마 전 방영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벨기에를 갔다. 만약 다음에도 여행을 간다면?
동남아 쪽을 안 가봐서 발리나 푸켓 이쪽을 갔으면 좋겠어요. 유럽은 어렸을 때부터 워낙 많이 다녔거든요. 할머니 별장이 스페인에 있어서 어렸을 땐 스페인을 자주 갔어요. 그리고 형수님이 이탈리아 분이셔서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이탈리아를 갈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 한마디
ㄴ 한국에서 받은 많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어요. 그래서 봉사활동도 앞으로 꾸준히 할 계획이에요. 작년 겨울에 사비로 연탄 나눔 봉사도 했어요. 매년 할 계획이에요. 사실 그전부터 이런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정보가 없었어요. 이제 알았으니 계속하려고요. 라디오 DJ도 꼭 해보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소개하고 싶어요. 그리고 '비정상회담'은 단순한 예능이 아니란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비정상회담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다시 만나고 싶어요.
 
[글] 문화뉴스 전유진 기자 yj12@mhns.co.kr 
[사진] 비엔비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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