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DJ 래피 nikufesin@mhns.co.kr.
글 쓰는 DJ 래피입니다. 두보는 "남자는 자고로 태어나서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학문'이며 문사철을 넘어 예술, 건축, 자연과학 분야까지 포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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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아띠에터 래피] 사람은 왜 공부를 하는가?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자연은 둘도 없는 선생님이다. 예전에는 고무줄놀이, 구슬치기, 딱지치기, 공기놀이, 오징어 땅콩, 개구리 팔딱, 땅따먹기, 말뚝박기, 땐스볼, 진, 패차기, 돈까스, 밀기, 얼음땡 등 셀 수없이 많은 아웃도어 놀이들을 하며 밖에서 놀았고, 학교에서도 운동을 많이 했다.

감각의 발달에는 뛰어놀기가 중요하다.

요즘 아이들은 연예인 스케줄 다니듯 각종 학원 다니느라 시간에 쫓긴다. 학교도 부모가 자동차로 데리고 다니다 보니 잘 걷지도 않는다. 교육적 자극만 주고 놀이나 운동 같은 자극을 주지 않으면 뇌의 발달에 문제가 생긴다. 

어떤 부모들은 갖가지 규칙을 만들어서 아이들을 통제한다.

아이는 보통 이런 환경에서 규율을 어겨서 비판받고 '다른'것이 '틀린'것이 아닌데도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고통받는다. 이른바 '몰개성'의 출발이 바로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테네 시대에 그리스 문명이 번영할 수 있었던 건 자유로운 교육 덕택이었고 비잔틴 시대에 그리스 문명이 꽃 피지 못한 건 엄격한 규율 때문이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많은 부모들은 무의식중에 폭군이 되어 아이를 부모의 명령에 벌벌 떨게 만들어버린다. 폭력과 강압적인 태도는 아이의 마음에 어두운 그늘을 만든다. 

아이가 어떤 삶을 살기를 바라는가?

아이의 공부에 불만족스러울 때, 다시 한 번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그 안에 아이의 인생과 무관하게 부모의 욕심은 없는지. 내 아이가 흔히 말하는 '엄친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없는지, 아이 입장보다는 부모 입장이 우선은 아닌지. 공부에 대해 자꾸만 조급해지는 마음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우리는 일반적으로 청소년이 될 때까지 '그래, 넌 할 수 있어'라는 말보다 '아냐, 넌 할 수 없어'라는 말을 훨씬 더 많이 듣는다고 한다. 성장과정에서 '하지 마' '그거 하면 안 돼' '넌 못해'라는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듣게 되면, 부정적인 의식이 내면화된다.

따라서 성인이 되어서도 아주 작은 난관에도 '난 못해' '난 안 돼' 하는 부정적인 의식이 먼저 나타나게 된다. 아울러 그러한 자신을 변명하고 합리화시키기 위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비판하고, 진실과 사실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자아가 매우 강한 아이들만이 스스로 이 부정을 극복해낼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편이다.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는 잘하고 있을 것이고, 또 부단한 노력을 통해 더 잘할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이 자기에게 '맞는' 길보다는 '주어진' 길을 간다. 굳이 라캉의 '욕망의 타자성'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타인에 의해 주어진 그 길을 오랜 세월 걷다가 원하지 않았던 장소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뒤늦게 발견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재능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열정을 바탕으로 후천적 재능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이상적인 부모는 그 길잡이가 되어 주어야 한다.

"당신의 자녀가 지렁이를 정말로 좋아한 나머지 10년째 땅속의 지렁이를 잡아 들여다보고 있어도 걱정하지 마라. 20년째 지렁이를 만지고 있어도 실망하지 마라. 이제 몇 년 후면 당신의 집 앞에는 세계 각처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이 줄을 설 것이다. 그들은 인류가 배출한 탁월한 지렁이 대가의 용안을 알현하고자 고개를 쳐들 것이다."  -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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