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x 대학로문화축제 김시연] 올해 제16회를 맞는 대학로문화축제는 앞으로의 가능성과 밝은 행보를 가진 젊은 아티스트들과 그들이 빛날 수 있도록 콘텐츠기획단이 함께하는 예술제다.

오는 9월 23~24일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 대학로 이야기와 김광석 공연의 진행을 맡은 루디를 소개한다.

본인 소개를 해달라.
ㄴ 안녕하세요, 이번 대학로문화축제에 '대학로 이야기'와 '김광석 공연'의 진행자로 참여하게 된 루디(장유진)이라고 합니다. 책, 영화 등 문화콘텐츠를 소개하는 팟캐스트 '풀어듣는 문화이야기'(풀문)를 진행하면서,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풀문'은 어떤 방송인가
ㄴ '풀어듣는 문화이야기'는 지난 해 4월에 첫 방송을 시작해 이삼십대가 좋아할 만한 영화나 책, 음반에 대한 소개와 감상평을 공유하는 팟캐스다. 저 역시 문화에 대해 아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동갑내기 여자 DJ 친구와 함께 각자의 경험이나 감성을 살려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것을 강점으로 삼고 있는 방송입니다. 주로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이나 긴 하루 끝 자기 전에 방송을 들어주신다는 분들이 많구요, 그 애정과 관심에 힘입어 만여개의 팟캐스트 중 문화예술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한 바도 있습니다. 카카오채널에 소개된 적도 있습니다.

▲ 게스트와 함께 ⓒ 풀문 공식 인스타그램

사실 제 목소리를 담은 방송으로, 그리고 청취자들이 보내주시는 댓글이나 이메일과 같은 후기로 문화콘텐츠에 대한 감상을 많이 공유해왔고 공개방송을 진행한 적도 있지만, 이렇게 큰 자리에서 많은 분들과 함께 대학로문화축제를 즐기게 된 것이 정말 저에겐 큰 영광이고 설레는 일입니다. 그래도 팟캐스트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진행이 저의 강점이었던 만큼, 대학로문화축제를 찾아주시는 분들께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해보겠습니다.

이번에 대학로 이야기와 김광석 공연, 두 코너에서 진행을 맡게 됐는데,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ㄴ  공연콘텐츠2팀 팀장을 맡고 있는 남궁연주씨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연주는 대학교 후배인데요, 저를 떠올리고 불러줬다는 점이 참 고마운 친구입니다. 연주가 입학하고 처음 참여한 행사에서, 저는 연주가 있는 그룹의 OT를 진행하는 역할로 만났었습니다. 저와 연주 둘 다 대학생활의 뿌리를 대학로에 두고 있고, 제가 작년부터 문화 콘텐츠를 다루는 팟캐스트를 진행해오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 연주가 저를 불러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 풀어듣는 문화이야기 방송 들어보기

제안을 받고 대학로문화축제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공간을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야기하고 노래하는지가 정말 기대가 되었고, 특히 가수 김광석님의 노래가 더해진다는 점에서 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 노래나 거리에 대해 가진 추억이 다를지라도 하나로 모여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축제라 여겨졌고,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이처럼 의미 있는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이번 대학로문화 축제의 컨셉이 '대학생이 말하는 대학로'인데, 평소에 대학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ㄴ 지방에서 초중고시절을 보내며 자랐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울로 '대학 캠퍼스 투어'를 왔습니다. 그때 일정 중 대학로 연극 관람과 식사, 마로니에 공원 구경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괜히 멋지고 괜히 설레는 마음, 골목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거리공연이나 연극 포스터들, 크지 않은 옷가게들, 꽤 나이를 먹은 듯 한 붉은 벽돌 건물들. '이게 대학생들의 생활이구나' 하는 느낌. 그게 대학로에 대한 저의 첫인상이었습니다.

이어 대학로와 가까운 학교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대학로는 저에게 마음의 고향과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학교를 떠난 지금도 친구들과 자주 가던 카페, 맥주집, 김치찌개집을 찾으며 대학생활을 떠올리곤 합니다. 학교 다닐 적 시험기간이면 저는 모자에 야구잠바, 백팩으로 무장한 채로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 데이트를 하러 온 멋지고 예쁜 사람들 사이로 지나가야 했던 오묘한 기분도 떠오릅니다. 그만큼 대학로는 저에게 설렘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묘한 공간입니다.

▲ 루디와 원디 ⓒ 풀문 공식 인스타그램

방송 주 청취자가 20대~30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청춘'이라 부르는 이들인데 같은 청춘으로서 그들에게 전달하고 메시지가 있다면? 
ㄴ 사실 저희 팟캐스트에서도 '청춘을 노래하는 뮤지션'이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희 나름대로 '청춘'을 정의해봤는데, 두 가지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첫째는 '어제는 오늘의 청춘이다'라는 말인데요, 청춘을 어느 연령대 혹은 어느 시기로 정의할 수 있다기보다 늘 지난 날을 그리워하게 되는 게 바로 청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만큼 어떻게 채워가더라도 찬란하면서도 또 아쉬움이 남는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다른 이야기는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인데도 가장 움츠려있어야 하는 시기'라고 정의했던 것입니다. 청춘이란 단어 자체보단 지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것, 우리들이 처한 상황을 반영한 정의인데요. 지금 우리들 청춘은 다가올 미래의 행복을 위해 당장 누릴 수 있는 젊음과 패기, 열정을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자꾸 움츠리고 한 자리에서 우물만 파며 보내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가장 내 모습을 잘 담아낸 정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옆도 위도 주변도 돌아보라고 강요할 순 없지만, 적어도 대학로문화축제에 오신 순간만큼은 내 옆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것에 웃고 춤추며 즐거워하는지, 그리고 나는 무엇에 울고 웃는지 들여다보는 시간들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이 축제에서의 시간이 여러분의 연령이나 현재 위치, 상황과 관계없이 언젠가 그리워할 '청춘'의 한 장면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청춘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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