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게임, 영화, 공연 콘텐츠 등이 활성화 중인 VR(가상현실) 기기로 다큐멘터리를 관람할 기회가 열린다.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다큐로 보는 세상'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열리는 제14회 EBS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 2017')은 EBS 디지털통합사옥, 메가박스 킨텍스, 아트하우스 모모 등 고양시 일원과 서울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동안 상영관 및 EBS1 TV로 24개국 70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또한, 다큐멘터리 교육의 장인 Doc 캠퍼스를 22일부터 24일까지 운영하고, 25일과 26일 일산 호수공원과 서울 청계천에서 동시에 야외상영을 진행해 다큐멘터리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EIDF 2017' 기자설명회가 열렸다. 이번 기자설명회엔 유나영 EBS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고, 이은정 EIDF 집행위원장, 신은실 EIDF 프로그래머, 김시준 EIDF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이은정 집행위원장은 "2004년부터 시작된 'EIDF'는 극장 상영과 TV 방송을 함께하는 최초이자 유일 영화제"라면서, "방송사가 주관한다는 특성을 살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처음 선보이는 새로운 미디어와 다큐멘터리가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EIDF 2017'의 캐치프레이즈는 '다큐로 보는 세상 Plugging into the World'다. EIDF 관계자는 "우리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양한 각도로 세계를 마주한다"라면서,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와 미래를 향하는 시선은 포스터 속 'EIDF'라는 창을 통해 형상화된다. 시선이 닿는 곳에는 교육, 기술, 문화 그리고 끝없이 변화하는 콘텐츠가 있다. 창 너머로 보이는 삶의 군상은 그렇게 우리가 스스로의 삶을 창조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특별한 가르침을 준다. 포스터의 파란 배경처럼 냉정하리만치 날카롭지만, 동시에 우리가 사는 세상을 낯설게 보며 그 속에 숨어있던 신비로움을 발견해내는 것. 이를 통해 다가오는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야말로 다큐멘터리를 의미 있게 만드는 요소다"라고 설명했다.
'EIDF 2017'에서 눈에 띄는 작품들은 신설 부문인 '내 손 안의 다큐 - 모바일 단편 경쟁 부문'과 'VR 다큐 특별전'에서 소개되는 다큐멘터리들이다. 최근 AR 게임 열풍과 VR 시네마에 대한 관심은, 곧 기술혁신이 새로운 산업을 견인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조어와 '서드라이프'에 대한 사유로 이어지는 중이다. 현실 공간에서 위치추적장치와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즐기는 게임이 등장하고, 인공지능과 유비쿼터스 기술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융합시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실 공간에서 물리적인 삶을 사는 단계를 흔히 '퍼스트라이프'라고 칭하고, '세컨드라이프'는 가상 공간에서 허구에 불과한 체험을 하는 단계를 일컫는다. 한편, '서드라이프'는 가상 공간이 제공하는 판타지 혹은 허구적인 대리만족을 현실 공간에서 체험하며, 가상현실이 곧 실제 현실이 되는 삶의 조건을 의미한다. 이러한 새로운 삶의 조건이 현실 공간과 가상 공간을 융합시키는 새로운 사회를 배태할 것이라는 예측 아래, 제3의 라이프 스타일인 '서드라이프'에 대한 논의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IDF 2017'은 '예술과 문화, 기술과 과학'이 '통섭'해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생산할 서드라이프 시대의 가능성을 주목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일상화·전면화된 현실을 포착하는 다큐멘터리의 최전선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계의 VR 다큐멘터리들을 국내에 소개한다. 또한, 삶의 진실을 포착하는 기민한 다큐멘터리 방법론으로 시도되고 있는 모바일 기반 다큐멘터리 제작을 고무하고자 국내 단편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한 '내 손 안의 다큐-모바일 단편 경쟁 부문'을 신설하여 공모 후 예심을 거친 9편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영화제 기간 중 상영하고, 시상한다.
신은실 프로그래머는 "VR의 경우, 상업적으로 이윤 추구를 위해서 발달하고 있다"라면서, "성인 콘텐츠, 게임 산업 등 제작 기술을 먼저 누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 우리가 소개하는 작품은 기존의 다큐멘터리가 줄 수 없는 감흥들을 전달하고, 다른 감각적 경험을 가질 수 있게 한다. AR, VR, 뉴미디어 등 새로운 매체들을 더욱더 교육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사회적, 문화적 영향을 미치고,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마땅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시준 사무국장도 "VR 작품 중 2~3 작품 정도 우리말 더빙을 해서 관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라면서, "하나는 더빙 버전이고, 하나는 원어 버전이다. 관객이 선택해서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성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EBS가 고양시 일산으로 사옥을 이전한 후 처음 열리는 'EIDF 2017'은 고양시가 프리미엄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은정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는 고양시와 최초 협업을 하는데,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라면서, "올해는 고양과 서울에서 이원으로 영화제가 진행된다. 고양시민들이 참여한다는 의미도 되지만, 서울에서도 상영관을 같이 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큐콘서트' 등 몇 개의 행사는 고양시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하철로 편리함을 주려 한다. 광역 수송 계획과 관련해서 현재는 잡고 있지 않지만, 지켜본 후 보강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시준 사무국장은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한울광장과 서울시 청계천 한빛광장 야외무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야외상영을 통해 수도권 시민들이 어우러져 다큐멘터리를 즐기는 축제인 'EIDF 2017'의 위상을 실감하게 하는 장이 될 것"이라면서, "EIDF 프로그램이 소개되는 TV 화면과 실내외 스크린에 반영하는 고민과 사유는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고 공감하는 관객들이 꿈꾸는 희망으로 탈바꿈하고, 이는 곧 우리가 직면한 숙제를 함께 푸는 열쇠를 찾는 교육의 기회가 되리라 올해도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은정 집행위원장은 "'EBS 국제다큐영화제'의 명성을 지켜가는 것과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넓혀가고자 노력 중"이라면서, "'다큐콘서트' 등 여러 가지 부분들은 페이스북 라이브톡을 원활하게 진행해 다큐멘터리 상영 외의 행사에도 시청자들이 SNS를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문화 生] 데이빗 보위, 다큐로 만난다 '제14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②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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