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두산청소년아트스쿨, 장유정의 "그대 인생의 막은 아직 오르지 않았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지난 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는 '2015 두산청소년아트스쿨' 첫 번째 강연이 열렸다. 기존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두산아트스쿨'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두산어린이아트스쿨'이 아닌 청소년(만 13세~24세)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자리다.

두산아트센터 측은 두산청소년아트스쿨을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삶의 길을 탐색하고, 꿈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과 이야기하는 강연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첫 번째 강연에 초청된 강사는 바로 뮤지컬 작가이자 연출가로 유명한 장유정이었다. 장유정이 작·연출한 작품은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그날들' 등이 있다. 그녀는 굵직굵직한 작품 활동들을 통해 수많은 상을 휩쓸기도 했다. 2006 한국뮤지컬대상 최우수작품상, 2009 더 뮤지컬 어워즈 극본상, 작사/작곡상 작사부문, 2013 한국뮤지컬대상 베스트 창작 뮤지컬상, 연출상 등의 화려한 수상경력을 뽐내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유정 연출의 강연 제목은 "그대 인생의 막은 아직 오르지 않았다"였다.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청소년'들이 모여서 그녀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장유정은 이날 강연에서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그리고 '그날들'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을 앞두고 졸업 작품으로 썼던 '드레싱 해드릴까요?'가 36만 여명의 누적관객 수를 두고 있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로 만들어지기까지, 여행을 좋아하던 그녀가 단 3일 만에 쓴 대본을 가지고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 중국에 라이센스 계약까지 성사시키며 공유와 임수정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더불어 뮤지컬 '그날들'의 우여곡절 초연 에피소드까지. 이야기는 생생했다. 그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녀는 '지금을 위해 준비했던 것들', '인생의 출전을 앞둔 우리의 준비'라는 내용들로, 사회로의 출전을 앞두고 있는 청소년들을 향해 조언하기도 잊지 않았다. 자꾸만 그녀는 '준비'를 강조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지금까지 준비의 기간을 70%로, 실행의 기간을 30%로 생각하며 작업에 임해왔기 때문이다. "'준비하는 70%'를 즐겁고, 기꺼이 할 수 있어야 나머지 30%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산아트센터가 어째서 진로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청소년들의 범위를 '대학생'으로까지 확대했는지를 알 것만 같았다. 정보를 얻을 채널이 다양해진 대학생들에게까지 삶에서의, 그리고 자신의 진로에서의 대선배를 만나며 얻어갈 수 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생생함'이었다. "창의력도 훈련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를 통해,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 또한 우리의 '준비' 그리고 '훈련'의 과정에 속할 수 있다는 것임을 실감했다. 장유정의 대표작들이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장유정의 입을 통해 들었다.

'아비투스'. 부르디외는 취향이 사회적 계급을 나누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런 취향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의 훈련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그와 그를 따르는 학자들은 안타깝게도 중산층들의 '상류층 되기 프로젝트'는 대부분 실패로 끝나고 만다고 여긴다. 어쩌면 공연예술계에도 '아비투스'도 존재하고 있지는 않나 되돌아본다. 공연예술계의 '계급'을 나누고 있는, '취향'이라는 이름의 고상한 예술적 전문성이 보다 많은 이들의 예술의 향유를 막고 있던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공연예술계를 지망하는 수많은 청소년들의 눈앞에는 암담하고 막막하기만 한 '쥐구멍'이 존재했다.

 

   
 

두산아트센터의 '두산청소년아트스쿨'은 그 쥐구멍들을 넓히기 위한 작업 중에 있었다. 예술이 전문적인 것으로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이들에게 향유됨으로써, 그 개개의 삶들이 소통되는, 보다 '인간적인' 예술을 지향하는 것이다.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추천한다.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취준생……, 가릴 것 없이 자신이 '예술을 꿈꾸는 이'라면 상관이 없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구체적이거나 체계적인 계획이 아니라, 그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이 명사들이 여러분을 향하는 따뜻한 시선이 있다.

두산청소년아트스쿨은 앞으로 3회의 강연이 남았다. 8일은 만화가, 라디오 DJ, 에세이스트로 활동 중인 이종범, 15일은 공연예술가, 창작자, 배우로 활약 중인 이자람, 22일은 음악감독, 연출가와 더불어 배우까지 종횡무진하는 박칼린의 강연이 있다. 강연은 당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진행된다. 문의는 02-708-5001로 하면 된다.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두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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