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x 대학로문화축제 김유민] 제16회를 맞은 '2017 대학로문화축제'는 '대학생이 바라본 대학로'를 바탕으로 예술제가 펼쳐진다. 이번 축제도 발전 가능성과 밝은 행보를 가진 젊은 아티스트들이 함께 축제를 채워간다.  오는 9월 23~24일 대학로 일대에서 열릴 대학로문화축제를 빛낼 공연콘텐츠 아티스트 'N분의 1'을 소개한다.

이번 대학로 문화축제에서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지 말해달라
ㄴ우리는 밴드니까, 일단은 당연히 음악이다. 특별한 콘텐츠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비밀을 얘기하자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밴드의 보컬이자 프런트맨이지만, 우리 밴드의 진정한 프론트맨은 내가 아니다. 베이스 치는 김명수를 주목해주길 바란다. 그는 귀엽고, 섹시하다.

N분의 1만의 차별화되는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ㄴ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우리는 무역학도다. 같은 과 동기다. 또한, 모두 병장 만기 전역자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특히 아주 대단한 특징이라고 자부한다. 예비군 4년 차 끝났다. 또한, 밴드치고 상대적으로 비흡연 비음주 집단이다. 흡연율은 20%, 술은 모여있을 때 먹는 일이 없다. 일 년에 맥주 한 세 병 먹는다.

마지막 특징은, 우리는 싸우지 않는다. 동아리 시절부터 따지면 햇수로 8년째 함께한다. 단 한 번도 얼굴 붉힌 기억이 없다. 쓰고 보니 대단한 특징인 것 같다. 나열한 특징들의 특징을 종합하자면, 평범함이다. 대단한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할 줄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음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삶에 치이고, 입시에 치이고, 구직에 목을 매고, 예비군에 절망하는 여러분과 우리는 너무 닮아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하고 싶은 것이 있어 바둥대는 여러분과 우리는 매우 닮았다. 그래서 우리의 음악은 쉽고, 가사는 더욱 쉽다. 그러나 전달하는 마음은 가볍지 않다고 자부한다.

다섯 분이 어떻게 팀을 결성하게 됐는지
ㄴ 2010년 과 동아리로 시작했다. 물론 그때는 이름도 지금의 것은 아니었고 멤버도 더 있었다. 그렇게 뚱땅뚱땅하다가 군대에 갔다. 전역 후에 드러머인 소순우의 소집으로 우리는 다시 만났다. 이때까지 만해도 그냥 과한 취미이겠거니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냥 놓지 못하는 취미라고 생각했던 것이 어느 순간 꿈이 되었다. 그래서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문득 인터뷰를 작성하며, 밴드의 이름을 만들었던 종로 맥X날X의 공기와 그 날의 초코콘이 떠오른다.

자작곡이 여러 곡 있는데, 평소 영감을 받을 때가 주로? 
ㄴ영화, 책, 날씨, 게임 등등…. 아주 많은 곳에서 얻는다. 이야기가 있는 것이라면 어느 곳에서든지 얻는 것 같다. 무언가를 보다가 떠오르는 문장이나, 생각이 있으면 바로 메모를 해놓는다. 그러다가 노래를 쓰려고 앉으면 메모를 보며 상기시키거나 더욱 발전시키거나 한다. 사실 이 질문은 몹시 어렵다. 나도 잘 모르겠다. 대부분의 곡이 30분에서 한 시간 안에 쓴 곡들이다. 실제로 곡이 써질 때는 그냥 그렇게 써진다. 반면 곡을 써야지 마음먹고 앉아서 3시간을 버텨도 아무것도 쓰지 못할 때도 있다. 그냥 선물 같다고 느낀다.

버스킹 및 다양한 공연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 
ㄴ밴드 공통적인 답으로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다. 처음 서보는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의 무대였다. 너무 재밌었다. 즐겁게 관람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 관중, 선선한 가을 날씨의 야외무대, 오후에서 저녁으로 넘어가는 시간까지 모든 것이 참 낭만적인 무대다. 올해도 무대에 서게 된다면 3년째 가게 되는 것이다. 이 또한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또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아직 우리가 학생일 때 했던 동국대학교 사회과학대 락 페스티벌이다. 비가 추적추적 왔고, 사람은 엄청 많진 않았지만, 그 날 우리가 느낀 어떤 기분과 고무적인 감정은 우리가 이것에 목적을 두게 만든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한다. 이번에 공연하게 될 대학로 문화축제도 우리의 마음에?깊이 남는 무대가 되기를 소망한다.

 

얼마 전에 두 번째 디지털 싱글 '노을만 예쁘네'를 발매했다.
ㄴ 세상에는 그냥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 많다. 그에 비해 작은 방에 갇혀있는 초라하고 찌질한 나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상황이 숨이 막혀서 창을 열어봐도 그 자체로 예쁜 노을이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노을만 예쁘네'는 그러한 자조 섞인 마음을 오히려 따듯한 멜로디와 리듬으로 내뱉듯이 표현한 노래다. 

이 노래를 들으면, 이 노래를 쓸 당시에 덥고 좁고 답답한 나의 방이 떠오른다. 어렵지 않은 노래이다. 그냥 켜놓기에도 좋고, 귀 기울여 듣기도 좋다. 노을이 질 때 창을 열고 듣기를 가장 추천한다. 많이 들어주시고, 많이 홍보해주면 감사하겠다.

 

대학로에 담긴 N분의 1만의 추억이 있다면?

ㄴ 대학로 하니까 두 가지 단어가 떠오르는데, 하나는 '첫 버스킹'이다. 우리도 뭐 이런 거 해보자면서 마로니에 공원에 나와서 수줍게 노래를 한 것이 기억난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다시 도전해 보겠다. 우리를 알아봐 준다면, 아이스크림을 사드리겠다. 두 번째는 겐X쿠 우X이다. 드러머 소순우의 인도로 처음 갔던 곳이었는데, 공연 이후에 다 같이 가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아주 맛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동면보다는 소바면을 좋아한다. 마지막은 개인적인 것이다. 인터뷰를 작성한 본인은 경신고를 나왔다. 입학 당시 나는 아주 뚱뚱이였는데, 숨을 헐떡이며 언덕을 오르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마찬가지로 나를 알아봐 주는 동창이 있다면 아이스크림을 사드리겠다. 후배도 포함이다. 선배는 안 된다. 모쪼록 이번 축제 덕분에 대학로에 대한 추억이 하나 더 생길 것 같다. 다들 즐겁게 즐기고 기대해주고 또한 지켜봐 주면 감사하겠다.

마지막으로 9월 대학로문화축제에서 공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ㄴ 우리는 일상을 노래한다. 정확히는 일상의 무게를 노래한다. 삶은 고달픈 것이다. 거지 같은 아르바이트와 망할 월세와 내 몸값보다 비싼 학비와, 출퇴근 길 지옥철과 막히는 버스와 도무지 보이지 않는 우리의 미래가 그렇다. 우리는 그러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여러분 모두를 응원한다. 한 걸음 나아가 덥고 좁은 버스와 지하철에서도 본인보다 힘든 이를 위해 자리를 양보하는 여러분을 지지한다. 거창하게 말하면 위로이지만, 사실 우리는 남을 위로할 처지가 안된다. 우리의 메시지는 그냥 다 같이 힘을 내자에 더 가까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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