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종의 전쟁' 웨타 디지털 제작진 내한 기자간담회 개최

▲ 임창의 라이트닝 기술 감독(왼쪽)과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오른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내 바람이 있다면, 이번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 나오는 '시저'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는 게 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 임창의 라이트닝 기술 감독

"앤디 서키스의 연기는 당연히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

15일 개봉하는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라면, 단연 '모션 캡처 연기의 일인자' 앤디 서키스가 맡은 '시저'일 것이다. '시저'는 진화한 유인원을 이끄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로, 인간과 유인원 사이의 평화로운 공존이 깨지고 피할 수 없는 전쟁이 시작된 상태에서 여전히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간직한 캐릭터다. 그러나 '대령'(우디 해럴슨)이 이끄는 인간 군대의 습격으로 가족을 비롯한 동료들의 죽음을 목격한 후, 거대한 분노와 슬픔에 잠기게 된다.

2011년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2014년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에 이은 시리즈 3편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이처럼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가족과 동료들을 잃게 된 유인원 리더 '시저'와 인류의 존속을 위해 인간성마저 버려야 한다는 인간 '대령'의 대립, 그리고 퇴화하는 인간과 진화한 유인원 사이에서 벌어진 종의 운명을 결정할 전쟁의 최후를 담았다.

▲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혹성탈출' 시리즈의 호평에는 시각효과를 담당한 세계적 디지털 그래픽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이 큰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을 받은 '정글북'을 비롯해 '혹성탈출' 시리즈, '아바타' 등 걸작들을 탄생한 웨타 디지털의 총괄 감독 댄 레먼은 "유인원의 얼굴 표정과 립싱크 작업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라면서, "이번 작품에서는 캐릭터들의 숫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사실적인 얼굴 표현을 위해 기술 확장은 필수였다. 기술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부분도 개선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웨타 디지털의 핵심 기술이면서, '혹성탈출' 3부작과 함께 진화해온 퍼포먼스 캡처 기술은 보다 업그레이드된 실시간 '페이셜 애니메이션' 도구를 활용해 더욱 정확하고 세밀하게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 덕분에 배우들의 움직임을 충실하게 재현할 뿐만 아니라 섬세한 표정 변화까지 완벽하게 담아내며 캐릭터의 감정 변화까지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웨타 디지털의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초기 단계부터 몸소 경험한 앤디 서키스는 "페이셜 카메라가 더욱 진보했다. 예전보다 힘이 넘친다. 그래서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최초로 시도한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부터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이룬 웨타 디지털은 유인원의 털 하나하나를 작업하는 정교한 털 작업 시스템, CG가 아닌 실제 장면처럼 보이도록 빛의 움직임을 조정하는 조명 움직임 모델링 등 모든 면에서 더욱 정교해진 시스템으로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의 리얼리티를 완성해냈다.

웨타 디지털의 기술을 조금이나마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열렸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혹성탈출: 종의 전쟁'의 시각효과를 담당한 세계적인 디지털 그래픽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의 제작진이 내한해 '혹성탈출: 종의 전쟁' 그래픽 기술 관련 프레젠테이션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2009년 웨타 디지털에 입사해 '아바타', '혹성탈출' 시리즈, '어벤져스', '정글북' 등 다수의 규모 있는 작품에 참여한 한국인 스태프 임창의 라이트닝 기술 감독과 '마션'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 후보에 오른 바 있으며,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통해 웨타 디지털에서 첫 프로젝트를 완수한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이 참석했다. 두 기술감독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임창의 라이트닝 기술 감독(왼쪽)과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오른쪽)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앤디 서키스의 연기를 어떻게 봤는가?
ㄴ 앤더스 랭글랜즈 : 앤디 서키스의 연기는 당연히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굉장히 연기를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저'라는 캐릭터는 앤디 서키스의 연기와 디지털 작업하는 사람들의 협업 결과라 할 수 있다.

발표를 통해 보셨다시피, 그의 연기에서 모든 것이 다 비롯됐다. 저희 디지털 작업을 통해 '시저'의 다양한 감정, 고뇌, 표정의 깊이를 이전 두 편보다 심화하고 극대화된다. 그걸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술적으로 다양한 표정과 연기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그 한계를 압박해서 발달한 것이 사실이다. 앤디 서키스의 표정 연기는 정말 최고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100% 웨타 디지털 제작진 작업이라고 들었다. 그렇게 100%를 모두 소화한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ㄴ 임창의 :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라이브 퍼포먼스 모션 캡처 기술이 웨타 디지털이 가장 진보적인 기술을 보유했다. 퍼포먼스 캡처부터 촬영을 시작하려면, 촬영 전부터 모든 것이 결정 나야 한다. 촬영 순간부터 끝나고 후반까지 같은 파이프라인 아래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 스튜디오 내에서 해결해야지만 가장 완벽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됐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웨타 디지털이 유인원을 표현한 것은 이미 십수 년째 연구되고 있어서,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 임창의 라이트닝 기술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죽은 배우도 살아나 연기를 할 정도로 시각효과는 발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배우가 설 자리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ㄴ 앤더스 랭글랜즈 :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 지난 몇 년간 거론이 되어왔었다. 디지털 캐릭터가 배우들을 교체하거나 대체할 수 있지 않은가인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술 쪽에서 일하는 사람도 놀랄 정도로 그 기술이 진보해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저'나 '모리스'(카린 코노발), '베드 에이프'(스티브 잔)처럼 배우의 연기를 통한 캐릭터가 개발되지 않는다면 영화도 결국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맷 리브스 감독님도 캐릭터와 스토리 부분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저희는 영화만 가능하게 만들려 한다.

임창의 : 사실 궁금한 게, 관객의 측면에서 보면 배우라는 것은 영화에 존재하는 캐릭터이지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디지털 캐릭터와 실제 배우 캐릭터의 차이점을 굳이 분류할 필요가 있을까? 그 분류를 할 선이 이미 기술적으로 많은 것이 확보되어 어느 정도 사라지지 않았는가 본다. 그래서 내 바람이 있다면, 이번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 나오는 '시저'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는 게 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많은 작품을 만들어왔는데, 웨타 디지털에서 처음 참여하게 된 계기는?
ㄴ 앤더스 랭글랜즈 : 오래전부터 웨타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부분에서 선두주자였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부터 '혹성탈출'의 '시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이 업계 사람으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감정 표현을 통해 디지털 캐릭터들이 관객의 웃음과 눈물을 자아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저희로는 최고의 만족이 아닌가 생각한다. 당연히 웨타와 함께 일하고 싶었고, 기회가 되어 참여하게 됐다.

[문화 生] '혹성탈출' 임창의 기술감독 "마지막 소감? 홀가분하다" ②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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