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김채원 인턴기자] 완벽했던 딸의 내일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영화 '엘리자의 내일'은 루마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의사로 지내는'로메오(애드리언 티티에니)'가 자신의 딸 '엘리자(마드리아 드래거스)'가 졸업시험을 앞두고 사고를 당하게 되자 평범했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과정을 담아낸 영화다.

칸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은 신예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은 영화 '엘리자의 내일'을 통해 루마니아의 교육현실과 부패한 관료, 타락한 민주화 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강렬하고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먼 동유럽 루마니아의 현실은 교육열이 높고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정과 관여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현실과 충격적일만큼 닮아있다. 이렇듯 영화의 현실적인 전개는 관객들에게 큰 기대를 안긴다.

부모로서 로메오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회의와 젊은 시절 내린 판단과 결론이 오늘의 자신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딸 엘리자가 자신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하고 싶지 않은 그는 딸의 미래에 관여하며, 대신 선택하려 한다.

그러나 정작 딸 엘리자의 불안한 내일보다도 더 불안한 것은 주인공 로메오의 현재이다. 아내와의 결혼 생활은 위기에 처했고, 어머니는 늙고 병들었으며, 딸은 먼 이국땅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결국, 로메오는 딸을 위한 크고 작은 거짓말과 은폐라는 거미줄에 영영 갇히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파국으로 치닫는 아버지를 발견하게 된 엘리자는 로메오의 도움 없이 홀로 서는 인생을 택한다.

영화 '엘리자의 내일'은 지식인의 민낯, 그리고 어쩌다 어른이 되어버린 관객들에게 특별한 공감대를 선사하고 때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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