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관객이 후원하고 같이 만드는 '창작한다' 프로젝트가 첫 번째 전막 리딩 공연을 선보였다. 그 주인공은 뮤지컬 '어비스Abyss;심연(이하 어비스)'였다.

지난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창작한다' 프로젝트는 한엔터테인먼트와 관객이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한 뮤지컬 '어비스' 전막 리딩 공연을 CKL스테이지에서 성황리에 공연했다.

이날 공연에는 뮤지컬 '어비스'를 후원한 관객들 및 뮤지컬 관계자들이 참석해 뮤지컬 '어비스'의 첫 시작을 함께했다.

CKL스테이지는 현재 외부 공사로 인해 출입에 다소 불편함이 있었지만, 제작진 측에 의하면 지난 5월 쇼케이스 때보다 음향이 좋아져 더욱 쾌적한 관람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고, 그 말대로 별다른 불편 없이 '어비스'의 세계에 집중할 수 있었다.

뮤지컬 '어비스' 전막 리딩 공연은 우지원 배우가 나레이션을, 구원영 배우가 둘로레스 역을, 조상웅 배우가 험버트 역을, 김현진 배우가 루시엔 역을, 전성민 배우가 벤지 역을 맡았다.

 

리딩 공연에서 드러난 '어비스'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로 어떤 코드 하나로 읽어낼 수 없는 제목만큼 복잡한 인물들의 매력, 그리고 쇼케이스에서도 선보였듯 피아노 한 대가 만드는 선율을 통한 멋진 음악이었다.

'어비스'는 루시엔과 험버트가 만나고 루시엔을 작품의 소재로 여기던 험버트가 루시엔에게 점점 더 빠져들며 그를 작품이 아닌 삶의 주제로 느끼게 되는 과정을 진득하게 그려냈다. 이 과정에서 모호한 배경의 분위기처럼 알 수 없는 인물들의 마음이 교차하는 장면들이 관객을 더 몰입하게 만들며 이 사랑의 결말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또 '사랑만을 원해요' 등의 넘버가 계속해서 리프라이즈되며 변화하는 상황에서 같은 가사를 통해 다른 감정을 전달하는 면은 리딩 공연에서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다. 다만 이날 공연에서 공개된 '어비스'는 인물들의 행동이 거의 제한된 상태의 리딩 공연이라 관객에게 온전한 극의 분위기를 전달하긴 어려웠다. 앞으로도 배우들의 감정선과 몰입도가 중요할 것으로 보여 연기와 연출이 가미된 다음 공연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정찬수 작가 역시 25일 공연이 끝난 후 "대본만으로 관객에게 완벽한 전달을 하긴 어려운 작품이다. 손짓, 눈빛 하나로도 큰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앞으로의 몫은 연출님께 넘겨야 할 것 같다(웃음)"며 겸손하게 소감을 전했다.

다만 '어비스'가 당장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어지긴 어려워 보였다. 리딩만으로는 험버트가 모든 것을 걸고 사랑해야 할 루시엔의 때론 사랑스럽고, 사악한 복잡한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 힘들었고 험버트의 시선에서 둘의 사랑을 그리는 과정에서 나머지 세 명에 비해 벤지 캐릭터가 기능적인 역할에 그쳤다는 점이 아쉬웠다.

뮤지컬 '어비스'가 이틀간 보여준 가능성은 또 하나의 성공적인 창작 뮤지컬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앞서의 아쉬운 점도 이제 막 전막 리딩 공연을 마친 작품이므로 얼마든지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그러한 발전을 위해 이런 쇼케이스와 리딩 공연, 후원을 통한 관객과의 직접적인 스킨십을 하는 것이 아닐까.

▲ 나레이션을 맡은 우지원 배우
▲ 벤지 역 전성민 배우
▲ 루시엔 역 김현진 배우
▲ 험버트 역 조상웅 배우
▲ 둘로레스 역 구원영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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