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인 학교 운영, 그리고 운동부 재배치 및 투명한 운영 강조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난 13일, 본지에서는 인천 서흥초등학교 야구부가 해체 위기에 놓여 있음을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학생 선수들이 안타까운 상황에 쳐해짐에 따라서 해당 학부모 및 서태웅 감독의 입장을 정리한 원고를 정리했다. 본지 외에도 인천 지역 언론에서도 본 건에 대해 적지 않은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대부분 피켓을 들고 있는 학생 선수들의 모습을 담으면서 안타까운 사정을 전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바로 이와 관련하여 인천 서흥초 학교장께서 본지에 직접 연락을 취해 왔다. 특히, 야구부 학생들의 경우 등교부터 하교까지 파란 유니폼을 착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눈에 잘 띄기에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는 점, 그래서 한 마디라도 말을 더 건네기에 학부모 및 선수들의 주장(학교장이 학생 선수들의 인사를 받아 주지 않는 등 차별을 한다는 주장)에 다소 무리가 있음을 주장했다. 또한, 학교 운동부 운영과 관련하여 학교 측에서도 적지 않은 노력을 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전편에 이어 이번에는 학교장께서 직접 전달해 온 자료를 바탕으로 학교 측의 의견을 기술해 보고자 한다.

합법적인 학교 운영, 그리고 운동부의 투명한 운영이 필수적

인천 서흥초교는 야구 외에도 유도를 육성 지정 종목으로 받아 운영되고 있다. 학교측에서는 "유도부 운영 관련하여서도 어려운 점이 많으나, 야구부 운영과 관련한 문제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해 왔다. 그 세부 내용을 살펴 보면, 아래와 같다.

1) 일반 학생들의 운동장 사용 제한 문제

야구부는 등교일 중 경기에 참가하는 날을 빼고는 거의 일 년 내내 하교 후 운동장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야구부에서 매우 흔한 장면일지 모르지만, 일반 학생이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로 다른 학부모들의 민원과 일반 학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어 학교측에서는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이에 야구부와 협의하여 수요일 오후 3시 30분까지, 토요일 오전은 일반 학생들이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나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고 한다. 대다수 학생들이 하교 후 운동장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은 2015년 전국 시도 교육감 협의회의 '어린이 놀이헌장'에서 첫 손으로 꼽은 '어린이에게는 놀 권리가 있다.'는 선포와 그 이하 모든 내용을 정면 위반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명백한 행복 추구권 침해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 놀이를 잊은 아이들

야구부의 장기간 운영이 학생 선수들로 하여금 '노는 방법'을 잊게 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간 운동장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야구부의 양보를 받아내어 수요일과 토요일 사용 시간을 만들어 주었어도, 선수들이 경기에 참가하여 운동장이 비어있는 날에도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학교측에서는 '하루 빨리 아이들에게 운동장을 돌려주어야'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서흥초교는 '행복배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에서 아이들의 놀 권리도 제대로 보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 위험하고 비정서적인 환경 문제

교문을 들어서면 기둥과 그물이 눈앞을 모두 가로막고, 본관 일부와 별관 전체에 그물이 쳐져있는 모습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유치원 종일반 원아를 데리러 온 학부모 앞으로 공이 날아와 떨어진 일도 있어 이로 인한 민원도 장기간 받아왔다는 것이 학교측의 이약다. 이에 그물을 보완하였으나, 학부모 요구대로 보완하려면 학교 예산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 타 학부모들의 양해를 구해도 아직 위험 요인이 많이 남아 있어 여기저기 쳐져있는 그물이나 그물 묶는 끈에 아이들이 걸려 다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는 점은 분명 큰 문제임에 틀림없다.

4) 학생 선수들의 행복권과 학습권 문제

수업 종료 후 야간까지, 그리고 토요일 오후에도 연습이 이루어진다. 보통 학생 야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장면이기도 하다. 물론, 대회 참가를 앞두었을 때는 일요일까지 연습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혹여 경기 일정이 현장체험학습 등 학교 교육과정운영과 겹칠 때에는 경기 참여가 우선이기에, 학생 선수들의 행복권과 학습권이 침해받을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도 분명 있다.

5) 야구부 학생선수 학부모 관련 문제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야구부 학생선수 대부분이 학구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사실. 야구부는 도저히 재학생으로는 팀 구성이 불가능하여 학구 위반, 주민등록법 위반임을 알면서도 전입 학생선수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 자체도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학교측에서는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학교 교육 활동에도 관심과 참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다른 학부모들과 교류도 소통도 거의 없는, 또한 그럴 의지도 없는 모습이 더 안타깝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운동장 가장자리 화단을 없애달라는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는 것. 학교측에서는 "운동장이 초등학교 야구경기장 규격에 미치지 못해 훈련에 지장이 있다 보니 그러는 것이라 이해되기는 하나, 우리 학교 학생 전체를 바라보지 못하고 자기 자녀만을 생각하는 모습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라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 야구부 그 자체가 아닌,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전체를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일리 있는 의견일 수 있다.

6) 야구부 운영 경비 및 기타 운영 문제

야구부는 지도자 인건비를 비롯하여 훈련 용품 비용, 대회 출전 비용을 전액 학부모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적에 따른 성과급 역시 학부모가 부담하기 마련이다. 야구 특성상 선수 역량을 제대로 키우고 발휘하는 데에는 주전 선발 여부나 타순, 수비 위치 등이 작용할 수밖에 없어 학부모와 지도자 관계가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학교 측의 의견이다. 다행히 서흥초 야구부는 지금까지 문제가 불거진 바 없으나, 투명한 야구부 운영과 관련하여 언제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서흥초교 동문회의 지원이 유도부, 야구부로 분산되다보니 학교 지원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원활한 운동부 운영을 위해서는 교육청이나 인천시 차원에서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며, 재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다른 학교 운동부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충분히 학교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이에 학교측에서는 학교장을 필두로 원활한 운동부 운영을 위한 추가 지원까지 요청하는 등 적지 않은 노력을 했으며, 이에 대한 요청서까지 발송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2016년 학교 체육 기본 방향에는 체육특기자에 대한 전/출입 지침이 명시되어 있다. 이 지침대로라면, 학교측에서는 원칙대로 일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학교측에서 제시하는 대안은?

이에 대해 학교측에서는 보다 합리적인 해결을 위하여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1) 유소년 클럽으로의 전환

학교측에서는 "초등학교 운동부 육성 종목 중 야구와 축구는 유소년 클럽으로 전환되는 게 옳다고 본다."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야구, 축구 유소년클럽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 학교 야구부 지도자의 입장은 다를지 모르겠으나, 학교측에서 인천시의 여러 야구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는 대부분 유소년 클럽으로 가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천시는 동구, 강화, 옹진을 제외한 7개 구별로 리틀 야구팀이 운영중이다. 유소년 야구 클럽은 구별로 한 팀이(서구는 두 팀)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에는 선수반도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리틀야구 클럽은 선수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초등학교 야구팀이 없더라도 학생들이 야구를 할 기회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으며 부족하다면 클럽을 더 조직하면 될 일"이라는 학교 측의 주장도 들어봄 직하다.

다만, 중학교에 체육 특기자로 진학 시 리틀 클럽과 유소년클럽 소속으로 활동을 한 학생이 학교 운동부 소속 학생에 비하여 상당히 불리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도 인정을 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천시 전체 초등학교 야구부 운영교를 정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주체는 인천시 교육청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도 아울러 전달해 왔다.

2) 학교 밖 연습장 마련과 야구부 운영교 재배치

- 하교 후 학교운동장을 연습장으로 사용하는 야구부와 축구부 운영교는 교육청과 지자체 협력으로 학교 밖 연습장을 확보하고, 사용 예산을 지원해야 할 것. 
- 학교와 지역 여건에 따른 운동부 재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위의 주장과 동일선상). 학교 밖 연습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으로 야구부와 축구부 운영교를 이동해야 한다. 
- 재배치를 통하여 지역 간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 남부 교육 지원청 관내 학교, 그 중에서도 동구 관내 학교들의 운동부 운영 부담이 매우 크다. 남구가 학생 약 960명에 운동부 한 개, 그 밖의 구는 약 1,140명~1,870명에 한 개가 운영되는 데 비해 동구는 약 540명당 한 개의 운동부를 운영하고 있다. 동구 관내 공립 초등학교가 6개교인데, 운동부는 8개가 운영되고 있다.

※ 인천 서흥초 야구부 건과 관련하여 본지에서는 양 측 모두의 의견을 바탕으로 총 두 편의 원고를 제출했음을 밝힙니다. 본지에는 인천 서흥초 야구부 및 학교 운영과 관련한 원활한 해결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행여 본지와 관련한 어떠한 보도에도 상처를 받으신 대상이 있으시다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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