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연극 '슬루스'는 정말 재미없었을까.

'슬루스'는 여러 차례 리메이크된 훌륭한 원작을 둔 작품으로 시작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원작에서 젊은 남자와 늙은 남자가 '젊음'이란 돈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을 가지고 다퉜다면 이 작품에선 젊은 남자와 젊은 남자가 다툰다.

하지만 '젊음'이란 키워드는 그대로다. 이것이 더 표면적이고 직접적으로 드러나게 바뀌었을 뿐이다. 결국 돌아오지 않는 젊음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신체적 자유, 신체의 건강을 의미하고 이 작품에선 그러한 면(아내를 빼앗긴)을 성기능의 문제로 치환했다.

대학로에서 내로라하는 최고의 배우들이 보여준 연기는 흠잡을 데 없었다. 둘의 어색하고 묘한 감정이 계속 부딪치다 터지는 긴장감은 마치 부싯돌이 계속 부딪혀 불이 나는 과정과도 같다.

다만 극에서 묘사되는 여인의 모습은 앤드류의 시각과 마일로의 시각을 오가며 성녀와 창녀의 이미지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이분법적 묘사로 사랑의 아름다움을 풀어내는 점은 다소 뻔하다. 아쉬운 지점이다.

결국 이런 면에서 배우들의 '열일'을 통한 감정이 교차하는 면은 충분히 재밌었지만, 설득력을 획득하는 과정이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흔한 말로 '지금은 2017년'이기 때문이다.

* 공연 정보
- 공연 제목 : 슬루스
- 공연날짜 : 2017. 6.2. ~ 7.23.
- 공연장소 : 대학로 TOM 1관
- 연출 : 문삼화
- 각색 : 오세혁
- 출연배우 : 김종구, 정동화, 정문성, 정욱진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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