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홍혜원 인턴기자] 아픈 역사의 흔적과 숨겨진 내상을 마주하는 '포크레인'이 오는 27일 개봉한다.

'포크레인'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압군에 대한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이다.'김강일(엄태웅 분)'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진압군으로 투입되었다가 퇴역 후, 포크레인 운전사가 되어 나온다. 어느 날, 김강일은 굴삭 작업을 하던 중 깊숙이 묻혀 있던 백골을 발견한다.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살아가던 그는 불현듯 그날 그곳에 자신이 가야만 했던 이유를 묻기 시작한다. 20년 전, 동료 군인과 상사를 만나며 진실을 쫓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강일은 동료들과 상사를 만나던 중 과거 기억 속에서 힘겨워하는 동료의 모습을 보게 된다. 모두가 힘겨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말로 지난 일을 잊은 채 살고 있다. 아픈 역사 속 주인공이 된 강일은 불편한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 아픔들이 어떻게 삶에 반영되고 결국 진실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진압군 소재 영화 '포크레인'은 새로운 시각으로 그 당시 군인들을 바라보며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위로하고 싶은 영화이다.

 

 

전작인 SBS 드라마 '원티드'에서도 큰 존재감을 보여준 엄태웅이 시위 진압에 동원됐던 공수부대원 '김강일'로 돌아왔다. 흡인력 있는 연기와 냉혹한 표정 단호한 말투 등 '엄포스'만의 연기로 김강일을 표현했다. 김강일은 연민과 분노가 뒤엉킨 복잡하고 깊이 있는 연기력이 있어야 하는데 캐릭터의 과묵한 포스와 눈빛으로 만들어낸 연기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배우들의 노력은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엄태웅은 포크레인을 연습해 대역 없이 역할을 모두 수행했다. 포크레인 실력은 전문 포크레인 기사님들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능숙하였다. 새벽에 대부분의 배우를 캐스팅 했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희 허락한 여러 배우의 열정적인 모습도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영화의 대표적인 대사이자 주인공 김강일이 해결하고 싶은 "왜 우리를 그곳에 보냈습니까"라는 말은 관객들에게도 많은 여운을 남긴다. 우리는 정확한 진실을 지금도 알지 못한다. 이 작품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던 그들의 상처를 되돌아보고 각성할 수 있다. 그에 따른 책임과 보상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다.

포크레인으로 전국을 다닌다는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시간이 흘러 빛 바랜 포크레인, 포크레인이 지나간 자리는 스크레치를 내며 움직이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에 남은 상처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민족의 아픔을 표현한 작품으로 잊고있었던 과제를 떠오르게 하고 상처를 위로하기 위한 영화로서 무겁지만, 우리마음의 긴 여운으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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