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그리고핵 페스티벌 정승진 작 윤시중 무대 연출의 거인 이야기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아띠에터] <거인 이야기>는 정승진의 첫 번째 희곡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인데 현대감각에 맞게 상상력을 발휘해 걸리버 여행기나 알라딘의 램프에 등장하는 거인을 연극에 등장시켜 그림자극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엄마 없는 아들, 모성애를 그리워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로서의 따뜻한 사랑이 눈물겹도록 펼쳐진다.

윤시중(1969~)은 연극연출가 겸 무대미술가다. 서울예대 연극과, 방송통신대학 영문과, 뉴욕시립대학원(MFA) 출신으로 용인대학교 뮤지컬연극학과 교수, 극단 하땅세 대표다.

연출작품으로는 파리대왕, 타이투스 앤드로니커스, 붓바람, 싱크로나이즈, 하땅세, 리회장 시해사건, 갈매기, 3cm, 마라사드,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개구리 왕자, 찬란한 오후, 포트, 백무동에서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제48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밀양연극제 대상, 연출상, 연기상, 아시테지 최우수작품상, 특수부문상, 김천전국연극제 대상, 연출상, 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무대는 바닥에 커다란 이불을 깔아놓았다. 오른쪽에는 연주석이 있어, 기타, 실로폰, 북 같은 악기를 연주자가 연주를 하고, 극중에 출연도 한다. 백색 천을 중간 막처럼 사용하고, 거기에 그림자를 투사해 그림자 연극이 극중 삽입이 된다. 거인과 아들의 만남은 아빠의 커다란 그림자와 휴대폰 속의 아들의 영상을 사용하고, 높은 산을 오르는 장면은 이불을 뾰족하게 끌어올려 손가락으로 사람이 산을 걸어 오르는 발의 모습으로 연출된다. 베개를 사용하고, 아버지의 가방도 소품으로 사용된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지만 아들 역은 예쁜 여배우가 소년 역을 하고, 실제 소년처럼 연기한다.

 

연극은 도입에 소년이 홀로 있는 집에 아빠가 직장에서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아버지의 기척이 있자 소년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몸을 숨긴다. 물론 아버지는 소년이 이불 밑에 있다는 것을 알지만, 맛있는 피자를 사왔다며, 아들이 안 보이니 혼다 먹는다며 "맛있다!"는 소리로 아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다. 아들은 이불 밖으로 손을 삐죽 내밀어 달라는 손짓을 한다. 향후 아버지와 아들의 정겨운 장면이 연출된다.

산을 오르기도 하고, 거인을 만나기도 한다. 거인의 모습에 아들이 놀라고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거인의 착하고 다정한 모습에 아들과 거인은 친구사이가 된다. 그런데 거인이 마을사람들의 질시와 냉대로 소인처럼 쭈그러든다. 게다가 우리 속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아들은 거인을 천신만고 끝에 구해내고, 다시 자신감을 불러 일으켜 거인으로 돌려놓는다. 그림자 연극이 끝나면 더욱 다정해진 아버지와 아들이 이불에 나란히 누워 잠이 드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유석원, 김주일, 양혜림, 전소희, 이보미 등이 2인 1역으로 공연마다 교대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선생님과 학생들은 물론 학부형들의 갈채를 받는다.

주최주관 유석원, 무대감독 임세운, 기획 이수현, 음악감독 김윤미, 조명 김휘수, 의상 김지혜, 영상 신민규, 소품 이수정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알그리고핵 페스티벌 정승진 작, 윤시중 무대 연출의 <거인 이야기>를 기억에 길이 남을 아동극으로 탄생시켰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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