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춘추와 극단 RM 컴퍼니의 시미즈 쿠미오 작 송훈상 연출의 분장실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아띠에터]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 1936~)는 일본 현대 극작가 중 대표적인 작가다. 현재 극단 木冬社 대표이자, 일본 극작가 협회 대표다. 그의 작품들은 과거의 기억들, 환상의 어둠에서 사회 현실을 떠오르게 하며, 현재 사회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現모습을 잘 이끌어내는 특징을 갖는 작가로 작품의 문학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의 연극활 동은 1960년대 일본 신극(新劇)단 靑俳(seihai)에서 시작. 그 후, 같은 극단원이었던 川幸夫(니나가와 유키오) 와 함께 現代人劇場(gendaijin-gekijo), 櫻社(사쿠라샤)를 창단, 신주쿠(新宿)를 거점으로 사회성 짙은 문학 작품을 공연했다. 1968년부터 73년까지 6년 동안 일본열도에서 진행된 정치상황과 반주를 하듯이 연극을 무기 삼아 사회 현실에 직접 개입하려는 작업(정치극)을 펼친다.

그러나 60년대부터 70년대, 일본에 불어 닥친 '정치의 두꺼운 바람'은 72년에 일어난 연합적군(連合赤軍/좌익 과격파)에 의한 처절한 린치사건을 계기로 무너지고 그들의 연극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희곡 <탱고, 겨울 끝에>는 니나가와 유키오가 작품을 영국의 배우들과 같이 연출 작업하면서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각지에서도 작품이 공연되고 있다. 現代人劇場, 사쿠라샤(櫻社)를 해체하며,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와 결별한 그는 1976년, 스스로 모쿠토샤(木冬社)를 창단하고 현재까지 스스로 연출활동을 겸하고 있다.

송훈상은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으로 현 극단 성좌 상임연출, 2009년 현재 약 200여편의 연극,무용, 뮤지컬, 축제에서 연출 및 무대 조명감독으로 활동했다. <세일즈맨의 죽음>,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리타 길들이기>, <라생문><탱고> , <아카시아 흰 꽃은 바람에 날리고><신의 아그네스>,<프랑스뮤지컬 콘서트 무대감독(KBS홀)> 등에 무대감독 조명감독으로 참가했다.

강릉 국제 관광 민속제, 공주 아시아 1인극 제 무대, 운현궁 청소년 축제 무대감독, 크루즈여객선, 우크라이나 공연 팀 연출, 춘천 국제마임축제 기술 감독, 양천구 청소년축제 (쉼터) 감독, 진주 드라마 페스티발 연출팀, 한강 청소년동아리 문화축제 연출, 청소년동아리문화마당 연출, 블랙 코미디 연출, 과천 한마당 축제 기술 감독을 했다. 2016년에는 원로예술인 지원공연 <당신안녕> 무대감독, <엘렉트라 인 서울>, 2017년1월에는 <마요네즈>를 연출한 연극인이다.

<분장실>은 1976년 극단 모쿠토샤(木冬社)를 창단한 후, 두 번째 작품이며 1977년에 일본을 대표하는 시부야 쟌쟌 소극장에서 초연되어 문학성과 환상성, 그리고 네 명의 여배우들이 등장, 배우 각자의 개성을 잘 펼칠 수 있는 작품으로서 호평 받고. 지금은 극단 모쿠토샤(木冬社)는 물론 여러 타 극단, 각 지방 아마추어 극단 및 전국 고등학교, 대학교 동아리에서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는 작품으로.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다.

2016년에는 소극장 혜화당에서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 극단 유희(遊戲)의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 작, 배미향 연출의 <분장실>을 관극했고, 극단 유희(遊戲)의 <분장실> 공연을 2016년 밀양연극제에서 관람해 기억에 새롭다. 2017년 1월에는 아트홀 마리카 2관에서 송훈상 연출로 공연된 바가 있다.

무대는 안톤 체홉의<갈매기>가 공연되고 있는 극장의 어느 분장실이다. 여배우 A와 B가 무대 하수 쪽 분장 대에 앉아 얼굴에 분장을 하는 중이다. 배우 C가 분장실로 들어온다. 배우 C는 체홉의 <갈매기>에서 니나 역을 맡은 배우다. 그녀는 무대에 오르기 전 분장을 하고 발음, 대사 연습을 하면서 긴장을 풀고 있다. 태평양 전쟁 이전과 이후에 죽은 두 여배우 A와 B는 세파에 진 무른 상처를 안고 분장실에 머물고 있는 귀신들이다.

 

그들은 <갈매기>의 나나 역이나 <맥베스>의 레이디 맥베스 역, 미요시 쥬로(일본 극작가)의 <잘리는 남자, 센터> 등 주역을 해보지 못하고 귀족 A, 전령 2, 문지기 3 등 조연 배우만 하다가 죽었는데, 여배우의 꿈 때문에 배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분장실에 나타난다. 자기들이 꿈꿨던 주역들의 대사를 줄줄 외우고 연습도 하고 곧 무대에 오를 것처럼 분장까지 해가며 한을 달래고 있다. 한편, 배우 D는 「갈매기」에서 프롬터 역을 맡았으나 역할을 해보지도 못하고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병원침상용 베개를 안은 채 분장실에 나타난다. 배우 C가 맡고 있는 니나 역을 하고 싶어 하는 배우 D는 배우 C에게 배역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니나 역을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해 화가 나서 분장실에 들어 온 배우 C는 배우 D의 억지에 아연실색하여 배우 D를 때려 내쫓는다. 배우 D는 배우 C의 휘두르는 분장 도구에 맞아 실신한다. 배우 C가 놀래 D를 일으키려 한다. 다행히 D는 일어나 퇴장한다. 배우 C는 원하던 안톤 체홉의 갈매기에서 니나 배역을 얻었지만 만족할 만큼 배역을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기에 고뇌와 갈등에 쌓인다. C는 등장 차례가 되었는지 퇴장한다. 배우 A와 B는 배우 C가 한 배우 D에 대한 처사를 비난한다. 그러다가 D가 다시 베개를 들고 등장해 A와 B의 존재를 의식하게 되면서 서로의 존재와 행동을 이해하며 함께 한을 달랜다.

대단원에서 배우 C는 니나 역할이 더 이상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식을 했는지 맡겨진 역할을 D에게 양보하기로 결심을 하고, 평상복으로 갈아입고는 퇴장한다. 분장실에 남은 배우 A, B, 그리고 새 배역을 맡은 D는 체호프의 <세 자매>를 함께 연습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를 한다.

여배우 A를 장설하와 도유정이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한다. 여배우 B를 김미준과 박선미가 역시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하고, 여배우 C를 전서진과 서정우, 여배우 D를 신선영이 맡아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독특한 성격창출로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받는다.

그림 작 한임수, 드라마투르크 김혜주, 조명 무대 송훈상, 기획 김영혁, 홍보 김만중, 홍보 영상 SUNDAY 5, 촬영협찬 유진수(보떼 스튜디오) 등 스태프들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춘추와 극단 RM컴퍼니의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 작, 송훈상 연출의 <분장실>을 연출가와 연기자의 기량이 제대로 무대 위에 형상화된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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