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마해의 나지훈 작 연출 출연의 돛단배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아띠에터] 극단 마해는 갈 마 '摩', 화할 해 '諧' 즉, 닳아 없어질 때까지 소통 한다는 뜻으로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의 연기 파트 뿐 아닌 기획부, 무대팀, 조명팀, 음향팀, 영상팀으로 이루어진 12개의 학과의 열정 있는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극단이다. 예술을 사랑하고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소통을 통해 예술 활동을 펼친다. 하나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형식의 예술을 추구하려 애쓴다.

작품을 쓰고 연출한 나지훈은 대전 출생으로 대전만년고등학교와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30세도 안 된 배우다. "사랑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지금 사랑을 잘하고 있는지 사람들은 그 아무도 알 수 없는 해답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자신의 사랑을 강조하려 하여도, 상대방을 위한 사랑을 하려해도, 결국 우리가 원하는 사랑을 꿈꾸는 것은 저 넓은 바다 위에 어떤 일이 펼쳐질 것인지 예측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아닐까요?"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빨간색 돛단배가 저희 극의 포인트에요. 극 중 영화감독인 '정희'가 '재현'에게 영화에 대해 물어보니, "서정적인 스토리에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라는 감독의 대답은 감독 자신만의 답이지요. 그런데 예술이나 연애에는 정답이 없잖아요? 그냥 나의 느낌, 그냥 느끼고 있는 감성이 잔잔하게 치고 있는 파도 위에 놓여있는 돛단배와 비슷하고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 라고 생각하며 돛단배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무대는 호화롭지 않은 술집이다. 정면에 등퇴장 로가 있고 무대 좌우에도 복도를 통해 집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설정된다.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고, 상수 쪽 탁자와 의자는 영화감독의 사무실이다. 의자를 이동시켜 공원의 벤치로 사용을 하고, 의자를 나란히 놓아 영화관의 시사회 장면으로도 사용한다.

 

연극은 도입에 실연을 당한 배우가 술집에 앉아 홀로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하수 쪽 식탁에는 남녀가 마주앉아 역시 포도주잔을 부딪고 있다. 갑자기 아름다운 여인 한 명이 머릿결을 흩날리며 다가와 배우가 앉은 식탁 맞은편에 앉는다. 소주잔을 내밀며 "한 잔 따라 주시겠어요?" 하면서… 

심난해 하던 배우는 생면부지의 여인이 대뜸 술을 달라고 하니,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자리를 피하려 한다. 그러자 여인은 더욱 다정스레 말을 건넨다. 두 사람의 엉뚱한 만남과는 달리, 하수 쪽의 식탁의 남녀는 사랑이 무르익었는지 남성이 여성에게 반지를 끼워주며 청혼을 하는 장면이 벌어진다. 그 식탁의 남성은 시나리오 작가, 여성은 영화감독으로 소개가 된다. 배우는 일어서 나간다, 그러자 여인이 비명을 지른다. 배우가 놀라서 다가와 여인이 다리를 만지며 주저앉은 걸 보고 가까이 다가선다. 그러자 여인이 일어나 배우를 끌어안으며 키스를 한다.

배우와 여인은 동거를 하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도 역시 동거를 한다. 상수 쪽 탁자에 오디션에 합격한 배우가 들어와 영화감독과 대면한다. 촬영이 시작되면 연락을 하겠노라는 영화감독의 모습을 보고 그 미모에 놀라며, 배우가 어떤 영화를 만드느냐고 묻는다. "서정적인 스토리에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라는 대답에 배우는 너무 딱딱하다며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늘어놓는다 한다. 영화감독은 배우의 말에 공감을 표하며 마음을 살포시 기울이게 된다. 감독과 배우는 함께 술자리로 이동을 해 대화를 계속하기로 한다.

밤늦은 시각, 귀가하는 배우와 영화감독을 각기 여인과 시나리오 작가가 기다리고 있다가 늦은 까닭을 묻는다. 영화 일로 늦었다며 피곤하니 일찍 자겠노라고 배우나 감독이나 혼자 잠자리로 들어간다. 미묘한 표정을 짓는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를 기다리던 여인의 모습에서 암전이 된다. 배우와 영화감독은 차츰 마음 뿐 아니라 몸까지 밀착시키는 관계로 진전된다. 당연히 배우의 동거녀와 감독의 동거남은 이런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아차리게 된다. 영화 시사회장에서 만난 네 사람은 자신의 연인을 변화시킨 상대를 알아차리게 되고, 결국 감독과 작가 그리고 배우와 동거녀는 파경에 이르는 것으로 연출된다. 마지막 장면은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배우 앞에 머릿결을 흩날리며 아름다운 모습의 여인이 다가와 맞은편에 앉으며 '술 한 잔 주시겠어요?' 하며 술잔을 내미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나지훈, 정은지, 유시온, 이하연 등 출연자 전원의 뛰어난 모습 뿐 아니라 감성적 연기에 관객은 도입부터 연극에 몰입하게 되고, 커튼콜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

기획 정세라 심영선 이주영 정다솔, 음향 장희나, 음악 박인경, 영상 서혜선, 조연출 정세라 국정현, 포스터디자인 두나임, 조명 서윤미, 예술감독 김상교 남궁영, 무대디자인 박의빈 등 스태프들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마해(대표 고서형)의 나지훈 작 연출 출연의 <돛단배>를 관객의 감성을 고취시키는 한 편의 로맨틱 러브스토리로 창출시켰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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