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독립극장의 최치림 예술감독 김수미 작 구태환 연출의 달의 목소리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아띠에터] 최치림(1944~)은 양정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New York University 공연예술대학원 출신으로 중앙대 대학원장 겸 연출가 그리고 극단 자유의 대표다. 씨어터 올림픽스 한국위원회 위원장,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 상임대표 (前)월간 한국연극 편집위원장, (前)한국 공연예술센터 이사장, (前)국립극장 예술감독, (前)한국연극학회 회장, (前)한국연극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연출작으로는 <그물 안의 여인들> <프로랑스는 어디에> <그 여자 사람잡네> <세빌리아의 이발사> <여인과 수인> <승부의 종말> <둥둥 낙랑 둥> <동승> <갈매기> <꽃 물 그리고 바람의 노래> <영영이별 영이별>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김수미는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으로 1997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1999년 제1회 옥랑 희곡상 수상, 2000년 제19회 한국 희곡 신인 문학상, 2002년에는 한국연극협회선정 우수공연 'BEST 7' 수상, 2004년 경기도 연극제 동상 수상, 2005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2005년 日本劇作家大會 심사위원상 수상, 2005년 제8회 국립극장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 2005년 마포구 (양화진 성지화 사업) 희곡공모 당선, 2006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공모 우수상 수상, 2008년 제1회 동랑 희곡상 수상, 2010년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작가창작활동지원 선정, 2010년 제1회 명동예술극장 창작희곡 공모 당선, 2011년에는 제5회 차범석 희곡상, 2014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희곡상, 2015 서울연극제 그룹 動 시대의 그녀들의 집으로 자유참가작 대상을 수상한 작가다.

구태환은 극단 수의 대표이자 연출가다. 오클라호마대학교 대학원 석사출신이고, 현재 국립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다. <나생문> <아일랜드> <북어대가리> <심판> <마땅한 대책도 없이> <친정엄마> <이름을 찾습니다> <러브이즈매직> <벚꽃동산> <선물> <친정엄마와 2박 3일> <기막힌 사내들> <휘가로의 결혼> <전설의 달밤> <삽 아니면 도끼> <달의 목소리> <봉선화> <딸들의 연인> <황색여관>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05 <나생문> 서울연극제 인기상 수상, 2006 <이름을 찾습니다.> 거창연극제 대상작, 희곡상, 여자연기상 수상, 2007 <심판> 한국 연극평론가협회 선정 2007 BEST3, 2008 <고곤의 선물> 대한민국연극대상 무대예술상, 2009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연극상 <친정엄마와 2박3일> 등을 수상한 앞날이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미남 연출가다.

<달의 목소리>는 여자독립군 정정화 선생의 전기 <녹두꽃>을 1인극으로 구성한 연극이다.

정정화 선생은 한성부에서 태어나 1910년 어린 나이에 김의한과 결혼했다. 남편은 구한말 고위 관료인 김가진의 아들이었다. 시아버지 김가진은 1919년 상하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전격 망명했고, 정정화 선생은 시아버지와 남편을 따라 1920년 역시 상하이로 망명했다. '연로하신 시아버지를 모셔야한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그녀는 감시가 덜한 여성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는 역할을 맡아서 중국과 국내를 오가면서 10여 년간 자금 모금 책, 연락책으로 활동했다. 또한 중국 망명 27년 동안 자신의 가족 뿐 아니라 이동녕, 백범 김구 등 임정요인 및 그 가족들을 돌보며 임시정부의 안 살림꾼으로서 임정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였다.

1940년 한국혁명여성동맹(韓國革命女性同盟)을 조직하여 간부를 맡았고 충칭의 3·1 유치원 교사로도 근무했다. 1943년 대한애국부인회 훈련부장이 되는 등 임시정부를 대표하는 여성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러나 광복 후 인생행로는 순탄치 않았다. 미군정의 홀대 속에 1946년 개인 자격으로 귀국해야 했고, 오랫동안 임시정부에서 함께 활동했던 김구 선생은 암살되었다. 6 25사변 중 김의한은 안재홍, 조소앙 등과 함께 납북되었으며, 남한에 남은 정정화 선생은 부역 죄로 투옥되고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치렀다. 정정화 선생은 1991년에 서거하고, 1982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 받았다.

저서로는 회고록 <녹두꽃(1987)>, <장강일기>를 남겼다. 이 회고록을 토대로 연극 <장강일기>와 <치마>, <아! 정정화> 등 여자독립군 정정화 선생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연극을 극단 독립극장에서 공연하고, 2015년과 2016년에는 <달의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극단 독립극장 원영애 대표의 1인극으로 공연하고, 2017년 작품을 수정 보강해 재공연 을 하게 되었다.

 

무대는 대학의 강의실처럼 만들었다. 책상과 의자가 줄줄이 가로 놓여 정돈되어 있고, 책상마다 갓을 씌운 전구가 달려 빛을 발하고 있다. 무대 좌우로 등퇴장 로가 있고, 배경에 영상으로 기관차의 달리는 모습과 한반도와 만주지역 그리고 중국지도에 정정화 선생의 이동경로가 화살표로 소개가 되고, 상해 불란서 조계 안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위치, 정정화 선생의 사진, 남편과 시아버지의 사진, 그리고 김구 선생을 비롯한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원과 이봉창, 윤봉길, 안중근, 김상옥 의사 같은 독립투사의 사진영상이 투사되고, 2차 대전, 일본 원폭투하, 6 25사변, 넘실거리는 바다물결 그리고 하늘에서 눈꽃송이가 날리는 영상이 투사되어 독립운동사 강의실 역할을 톡톡히 한다.

무대 상수 쪽에는 건반악기와 현악기 연주석이 있어 연주자들이 극의 도입부터 대단원까지 연주를 하고, 정정화 선생 역을 하는 아름다움의 화신인 원영애 극단 독립극장 대표의 혼신을 다한 열연과 열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정화 여사는 독립군 제3지대 소속이었다. 광복군은 만주에서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한 김학규 장군이 이끌었다. 김학규 장군은 서로군정서 간부와 조선혁명군 참모장으로 있으면서 혁명 동지들의 자녀 교육에도 힘썼던 분이다. 그는 광복군 제3지대를 창설하고, 함께 출발한 대원들은 모두 제3지대의 간부직을 맡게 됐다.

제3지대에는 광복군의 활동이 개시되기 전에 중국 중앙군 혹은 제8로군 쪽으로 탈주한 사람들도 있었다. 44년 여름부터 쉬저우 근처에서 일본군을 탈영한 학도병은 100여명에 이르렀다. 이 중에는 후일 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준엽, 광복회장을 지낸 윤경빈, 이승만 시대 <사상계>를 창간해 계몽활동을 했으며 이후 유신정권에 적극 저항하다가 75년 8월 경기도 포천군 약사봉에서 의문의 추락으로 별세한 장준하, 그리고 정정화 선생 등이 있다.

필자는 1970년대 중반에 광복군 3지대 소속이었던 김문택, 지인중 선생의 소개로 광복군동지회 모임에서 정정화 선생께 인사를 드린 적이 있다. 그때 광복군 동지회분들이 정정화 선생을 "상해 임정에서 밥 짓던 아줌마야." 라고 소개를 하고, 또 의정부 입구에 위치한 김 구 선생의 휘호가 있는 백범사(白凡寺)라는 비구승 사찰에 갈 때도 동행을 했는데, 함께 자리한 임정재정위원이던 조경한 선생께서도 "상해 임정에서 밥 짓던 정정화 아줌마야"라고 소개를 해, 상해임정의 가정부노릇을 하던 인물인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모노드라마 <달의 목소리>를 관람하고 나서야 정정화 선생의 면모를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2016년에 작고한 김의경 선생께서 대표를 맡으셨던 올바른 역사극을 공연하는 단체인 "백민역사극회"에서 창단공연작인 이윤택의 <물고기의 귀향> 다음 작품으로 김수미 작 <달의 목소리>를 공연하라고 권하고 싶다. 덧붙여 애국이 아닌 정권장악에만 골몰하는 정치가에게,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를 알도록 만드는 연극 <달의 목소리>의 관극을 권한다.

예술감독 최치림, 사진 그래픽 김솔, 제작PD 이혜은, 홍보마케팅 이상영 이승열, 공연진행 이용규 차지수, 라이브 연주 피아노 김유미 장유진, 첼로 정유진, 무대미술 임일진, 음악 김태근, 분장 김선희, 영상디지인 손희영(청강산업문화대학교) 조명디자인 영상제작 한원균(프로젝트 2 H), 조명팀장 도상민, 조명팀 권순환 윤석도 이범석 오택조 이응수, 무대보조 오미연, 조명오퍼 조영은, 편곡 김예나, 조연출 손정윤, 등 스텝 진 모두의 애국심이 제대로 발휘되어, 극단 독립극장의 최치림 예술감독, 김수미 작, 구태환 연출의 원영애 극단 독립극장 대표의 모노드라마 <달의 목소리>를,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1인 서사극으로 창출시켰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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