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부천, 석재현 기자] '군나르'는 과거 애인이었던 '에이나르'가 새벽에 보낸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받고 외진 시골별장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하지만 '에이나르'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말했지만, 이미 돌아선 두 사람을 감싸는 스산하면서 묘한 기운은 관객들이 계속해서 의심하게끔 만든다.

'군나르'와 '에이나르', 두 사람이 별장에 지내면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과 그들의 행동, 그리고 '군나르'의 주변을 지나치는 사람들의 발언들은 이 의심스러운 무언가의 정체를 풀어줄 실마리가 된다. 하지만 이 스릴러적인 요소와 비등하게 '군나르'와 '에이나르'의 서로를 향한 애정과 그리움, 끊임없는 갈등과 오해 등을 다룬 '동성애 요소' 또한 적잖은 비중으로 다뤄지고 있어(BIFAN에서는 '균열'이 동성애 코드를 담아내고 있으므로 '퀴어 영화'로도 소개하고 있다), 오히려 엘링거 토로드센 감독이 목표로 삼았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영화의 정체성만 모호해졌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이제 너무나도 대중화되었기에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었고, 두 주인공을 둘러싼 의심을 2시간 내내 질질 끌고 가다 보니, 몰입도 면에서도 많이 떨어졌다. 결국 엘링거 토로드센과 관객 사이의 '균열'만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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