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부천, 석재현 기자] '비념'과 '위로공단', 두 편의 작품으로 크게 주목받은 임흥순 감독의 '려행'은 이전 작들처럼 이번에도 우리가 너무나도 쉽게 지나쳤던 부분을 카메라로 담아냈다. 새터민(혹은 탈북자) 여성들은 지난 10여 년간 주목받아왔고,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는 그들이 메인으로 출연하고 있어 예전보다 그들을 향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새터민 여성들이 들려주는 왜곡된 교육으로 세뇌하는 북한의 실상, 목숨 걸면서까지 북한을 탈출한 이야기, 중국 전역으로 팔려 나가는 새터민 여성들의 현실, 그리고 어렵사리 한국에 들어왔지만, 자신들의 향한 편견과 보이지 않는 차별까지 그들의 입으로 전하는 이야기는 새터민이 등장하는 다른 다큐멘터리 등에서 많이 다뤄지고 있기에 특별히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들을 때마다 가슴 한편이 짠했다. 그렇기에 새터민 여성들의 머나먼 '려행'의 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새터민 여성들을 다뤄왔던 다른 작품들과 차이점을 꼽자면, 빠르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 속의 일원으로 숨 막히게 살아가는 새터민 여성 10명의 '려행'을 삼성산을 배경 삼아 처절한 퍼포먼스로 그려내 당시 상황을 조금이나마 먹먹하게 전달하려 했다는 게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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