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라이브 컨퍼런스 말말말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덩케르크'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1998년 '미행'으로 영화계에 입문하여 '메멘토', '다크 나이트 시리즈', '인셉션', '인터스텔라'에 이르기까지 영화가 나올 때마다 모든 이들로부터 명작으로 평가받아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인 크리스토퍼 놀란, 그와 그의 영화는 해외뿐만 아니라 한국 팬들에게도 크나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인터스텔라' 이후 3년 만에 새 작품인 '덩케르크'를 들고 찾아왔다. '덩케르크'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1940년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20년 경력 동안 줄곧 미래를 향해 이야기해왔던 크리스토퍼 놀란의 첫 실화바탕이자 전쟁영화였다.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에게도 이 '덩케르크'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랬기에 13일 오후 서울 CGV 왕십리에서 크리스토퍼 놀란과 함께 하는 '덩케르크' 라이브 컨퍼런스는 한국 언론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영국 런던에 체류 중인 크리스토퍼 놀란과 화상으로 함께했던 30분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갔다.

'덩케르크'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이에 대한 소감이 어떠한가?
└ 크리스토퍼 놀란 : '덩케르크'를 만드는 데 있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래전부터 만들고 싶었고, '덩케르크 철수 작전'은 영국인들이 많이 듣던 이야기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복잡했고 도전적이었지만, 성취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긴장된다. '덩케르크'가 관객들이 선보이고,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기대감과 그 결과가 무척이나 긴장된다.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한국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영화 소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크리스토퍼 놀란 :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관객들과 그들의 문화에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고, '덩케르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전 중 하나로 불렸으며 어렸을 때부터 이 이야기를 듣고 자라서, 오늘날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덩케르크'는 해변과 바다, 하늘로 이뤄진 3가지 시간대가 교차하고 있는 게 특징인데, 이를 얻고자 했던 효과가 있었는가?
└ 크리스토퍼 놀란 : 이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할 때, 굉장한 몰입도를 향상하는 방식으로 전달하고 싶었다. 관객들을 직접 그 현장에 있는 군인이나 선박 갑판 위에 서 있게 하거나, 혹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전투기의 조종석에 앉히고 싶었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긴장감과 강렬함, 그리고 역동적인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선 정치인들이나 장군 등이 내부에서 지도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3가지를 교차하는 것이 좀 더 당시의 모습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전쟁 당시 개개인 이야기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영시간 내내 인물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당신은 영화를 만들 때, CG를 지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공중전 씬인데, CG를 사용하지 않고 어떻게 구현했는가?
└ 크리스토퍼 놀란 : 공중전을 표현할 때, 과거 다른 영화에서 본 적 없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 실제 전투기에 배우를 탑승시켜 비행해서 촬영했다. 실제 모델이었던 '스핏파이어' 전투기를 찾았고, 이를 조종할 수 있는 파일럿도 찾았다.

▲ 영화 '덩케르크' 스틸컷

실제 전투기를 가지고 파일럿을 조종하는 걸 담고 싶었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카메라 크기가 전투기에 집어넣기에 대단히 컸었다. 작은 조종석 안에 아이맥스 사이즈 카메라를 집어넣는 게 어려웠는데, 다행히 성공해서 파일럿들의 감정과 표현을 담아낼 수 있었다.

나와 미술감독이 먼저 '스핏파이어'에 탑승해서 경험해 보았고, 반 호이테마 촬영감독이 아이맥스와 파나비전 카메라로 함께 작업하고자 특별한 렌즈 구성도 찾았다. 이를 통해 실제로 직접 공중전에 참여한 듯한 광경을 표현하고자 했다.

'덩케르크'는 음악 또한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영화 음악에 참여한 한스 짐머를 통해 차가운 소리를 내서 구현하고 싶었던 점은?
└ 크리스토퍼 놀란 : 음악이 인상적이었다는 말에 굉장히 기분이 좋고, '차가운 소리'라고 표현해줘서 감사하다. (웃음) 사실 영화에 뜨거운 감정이 많이 들어가 있어 한스 짐머와 이야기하면서 조금 더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긴장감과 아드레날린이 드러나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배우들의 뜨거운 감정과 차가운 음악의 조합이 좋았다. 그 외 영화를 보다 보면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도 들을 수 있는데, 이 소리가 합쳐져 좀 더 극적인 표현이 되었다.

▲ 영화 '덩케르크' 스틸컷

음악에 관해 질문을 하나 더 하자면, 구체적으로 어떤 악기를 사용했는가?
└ 크리스토퍼 놀란 : 음악 작업 또한 굉장히 오래 걸렸고, 내가 깊게 관여했다. 여러 가지 트랙을 들으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했다. 녹음의 상당 부분을 오케스트라와 함께했고, 리듬 트랙의 경우 신디사이징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한스는 굉장히 좋은 신디사이징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독특하고 다양한 음향을 만들어냈다. 극 중 들리는 시계 소리 또한 신디사이저를 활용해 실제 소리처럼 만들었는데, 사실은 전자음을 다듬은 것이다. 이 외 다양한 방식을 사용했다.

과거 전쟁을 구현하고자, 전쟁 때 사용했던 소품들을 조달하거나 혹은 촬영할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 크리스토퍼 놀란 : 우리는 영화를 준비하면서 최대한으로 많이 실제 소품을 조달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전쟁당시 사용했던 영국의 구축함 등을 구현하는 건 매우 어려웠다. 현재 존재하지 않기에 다른 구축함을 구해 당시 구축함처럼 보이게 하고자 겉모습을 최대한 비슷하게 작업했는게 굉장히 어려웠다.

전투기 같은 경우 실제 사용되었던 '스핏파이어' 파일럿이 있었는데, 톰 하디가 탔던 전투기 소유주였다. 그래서 최대한 조심히 다루면서 꾸준히 보수해야했다. '스핏파이어' 이외에 우리가 실제로 구입한 비슷한 전투기가 있는데 '야크'였다. '야크'는 조종석이 두 개 있어 날개 쪽에 아이맥스 카메라를 붙여 앞에 앉은 배우를 클로즈업하게끔 만들었다. 실제 파일럿은 뒷좌석에서 조종하며 다른 '스핏파이어'와 함께 상공을 날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덩케르크'를 만들면서 큰 스크린에서 관객들이 보길 원하는가? 혹시 만들면서 특별히 신경썼던 부분은 어디인가?
└ 크리스토퍼 놀란 : 영화 전체를 대부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했고, 나에겐 최초였다.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건, 관객들에게 몰입감과 현실감을 전하기 위함이었고, 영화 내내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덩케르크'를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봐야 더 생동감 있게 다가올 것이다.

▲ 영화 '덩케르크' 스틸컷

앞서 언급했던 영국과 독일의 공중전 또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 외에 구축함이 어뢰에 큰 타격을 입어 침몰했던 씬 또한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했는데, 그 덕분에 바다 위에서 허우적대는 영국군이 관객들에게 더욱 더 현실감 있게 전달될 것이다. 이러한 효과를 주고자 아이맥스로 열심히 촬영했으니, 아이맥스 관에서 꼭 보길 바란다.

그동안 당신의 작품은 대부분 미래를 향해 달려갔었다. 그런데 이번 '덩케르크'를 통해 처음으로 과거를 다뤘는데,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자신만의 철학이나 주요포인트를 꼽는다면?
└ 크리스토퍼 놀란 : 이번 제작과정 또한 이전 다른 작품들과 비슷했다. '인터스텔라'를 만들 때도 영화는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보편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아날로그로 접근했다.

'덩케르크' 또한 같다. 비록 과거 이야기지만, 세상과 동떨어져있다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 관객들이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자 '인터스텔라' 같이 접근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최대한 접근하고자 필름으로 촬영했다. CG효과를 최소화고자, 먼저 카메라로 촬영하고 최대한 사용하는 것을 지양했다. '인터스텔라'처럼 시간을 초월해 우리가 직접 속한 세상으로 느끼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것이다.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야기 전달자로서 '덩케르크'를 통해 어떤 경험을 주고자 했는가?
└ 크리스토퍼 놀란 : 모두가 관객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지하는데 관심을 가질 것이다. '덩케르크'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긴장감과 강렬함을 높고 오랫동안 유지하되, 관객들에게 피로감 주지 않는가였다. 전투 씬에서 어떤 긴장감을 만들 것인지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참고했고, 가급적 스크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흡입력을 가져다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덩케르크'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특별히 있다면?
└ 크리스토퍼 놀란 : 메시지를 말하자면, 내가 이 작전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전달하고 싶었다. 우리는 하나의 사회구성원으로서 굉장히 어려운 극한의 상황이 있을 때, 화합해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한편,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는 1940년 2차 세계대전 도중 영국 수상 처칠의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7월 20일 개봉 예정이다.

syrano@mhns.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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