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클래식 발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명콤비,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과 마리위스 프티파의 천재적 안무가 만난다.

8월 4일부터 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클래식 발레'를 대표하는 명작 '백조의 호수'가 개막된다. 차이콥스키의 유려한 음악과 프티파-이바노프의 위대한 안무, 여주인공이 뿜어내는 팔색조의 1인 2역뿐만 아니라 신비로운 호숫가 장면과 화려한 왕국 장면 등의 다채로운 무대야말로 관객이 '발레'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매년 국내외 많은 단체들이 '백조의 호수'를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관객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92년 초연 당시 국내 어느 발레단도 재현하지 못한 러시아의 정통 발레를 성공적으로 공연함으로써 한국 발레사에 새로운 지평을 연 최고 발레단으로 우뚝 서게 된다. 이 작품을 계기로 키로프 발레의 전성기를 이끈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예술감독과의 교류가 시작되어 국내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이 키로프 발레의 전통을 제대로 전수받은 유일무이한 단체가 된다. 

 

충무아트센터는 매해 명품클래식 발레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여름방학 기간을 맞이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발레작품 '백조의 호수'는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의 해설을 겸비한 공연으로 평소 발레공연이 친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 시즌은 6월 티켓오픈 이후, 4회 공연이 이미 80%가 넘는 유료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충무아트센터 명품클래식발레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가 세계적으로 예술성을 인정받게 된 데는 백조 군무의 역할이 크다. 푸른 달빛이 비치는 신비로운 호숫가, 우아한 클래식 튀튀(Tutu)를 입은 18명의 발레리나들이 차이콥스키의 유려한 음악에 맞추어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며 춤추는 백조 군무 장면은 '발레 블랑(Ballet Blanc, 백색 발레)'이라 불리며 발레 예술을 총칭하는 명장면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수차례의 공연을 거치면서 변화하는 관객의 기호에 맞게 일부분을 수정했다. 마지막 호숫가 장면에서 '흑조'들의 군무를 추가하여 흑백이 대비되는 절정의 군무로 재탄생 시켰는가 하면 지그프리드 왕자와 로트바르트의 마지막 싸움에서는 왕자의 독무를 추가하여 그의 비장함을 강조했다. 이처럼 군무는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정돈된 조화로움으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조의 호수'에는 주역과 군무의 활약 외에도 솔리스트들이 각자의 개성과 기량을 보여주는 풍성한 춤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다. 1막에서는 왕궁 귀족들이 추는 '왈츠', 지그프리드 왕자와 친구들이 추는 '3인무(파 드 트루와, Pas de Trois)', 백조 군무 사이에 등장하는 '네 마리 작은 백조의 춤'과 '네 마리 큰 백조의 춤'이 볼 만하다.

화려한 춤이 쏟아지는 장면은 2막의 왕궁 무도회. 지그프리드 왕자에게 청혼하러 온 각 나라 공주들이 스페인 춤, 헝가리 춤, 폴란드 춤, 나폴리탄 춤을 추며 세련된 발레로 녹아낸 민속춤의 특징들을 소개한다. 또한 왕자의 친구로 나와 극 중에서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하는 궁중 광대 '제스터의 춤'도 남성 솔리스트의 테크닉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막의 백미는 무엇보다도 '흑조 오딜'의 춤이다. 고혹적인 자태로 지그프리드 왕자를 유혹하면서 절정의 순간에 연속 32회전(푸에떼, Foutte)의 테크닉으로 왕자의 마음을 빼앗는 순간, 객석의 관객들도 그녀에게 매혹되고 만다. 작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악마 로트바르트, 지그프리드 왕자, 오데트 공주의 목숨을 건 싸움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은 지그프리드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오데트의 절규는 '백조의 호수'가 단순한 클래식 발레가 아니라 탄탄한 드라마를 갖춘 걸작임을 증명한다.

우아하고 서정적인 백조 '오데트(Odette)'와 강렬한 유혹의 꽃 흑조 '오딜(Odile)'의 1인 2역은 단연 '백조의 호수'의 백미다. 하지만 발레리나에게는 가장 어려운 작품이나 꼭 거쳐야 할 숙명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1인 2역으로서 '선과 악'의 뚜렷한 경계를 오고 가는 완벽한 연기를 위해서는 섬세한 표현력은 물론, 탄탄한 발레 기본기와 고난도의 테크닉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백조의 호수'의 주인공 오데트와 오딜은 관객이나 평단의 평가가 가장 냉혹하게 오고 가는 중요한 역할이며, 작품은 '프리마 발레리나'의 등용문으로도 유명하다. 2017년에는 어떤 백조가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을지, 새로운 스타 탄생에도 관심이 쏠린다. 

 

8월에 열리는 '백조의 호수'는 더욱 강력하고 다채로운 캐스팅으로 만날 수 있다. 흥행을 보증하는 엄재용, 황혜민 커플의 찰떡궁합 무대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탄탄하고 감정선이 살아있는 스토리를 만든다. 이미 많은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동탁 역시 이번 무대에서 계속적인 활약상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솔리스트 최지원은 오랜 시간 발레단에서 차근히 쌓은 실력으로 안정적인 공연을 펼 칠 예정이다. 이미 '백조의 호수' 주인공으로 신고식을 치른 홍향기의 여유가 더해진 무대 역시 기대해 볼만하다.

한편, 이번 충무아트센터 '백조의 호수' 공연을 주목해야 할 이유로 유니버설발레단의 새로운 수석무용수 마밍(Ma Ming)의 데뷔 무대를 꼽을 수 있다. 화려한 외모와 완벽한 신체조건 그리고 실력까지 겸비한 마밍은 전 랴오닝발레단의 수석무용수를 지냈고, 다양한 레퍼토리의 주인공 역할을 소화하며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mir@mhns.co.kr 사진ⓒ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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