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지난해 처음 선을 보인 '원로연극제'가 '늘푸른연극제'로 축제명을 변경해 개최된다.

한국연극협회가 주최·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제2회 늘푸른연극제'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진행된다.

2회째를 맞는 이번 연극제는 우리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행사로, 선정 연극인들의 대표작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연극 축제이다.

한국 연극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현재까지 '뜨거운 현역'으로 무대 위의 삶을 살고 있는 배우 오현경(81), 연출 김도훈(75), 작가 노경식(79), 배우 이호재(76) 등이 올해 선정된 원로 연극인이다. 지난해는 김정옥, 오태석, 하유상, 천승세 등 연극계 원로 작가, 연출가들의 연극을 만날 수 있었다면, 올해는 배우 오현경, 이호재가 선정돼 원로 배우들의 대표작도 무대서 함께 만날 수 있게 됐다.

첫 번째 작품은 이강백 작, 이성열 연출, 오현경 출연의 '봄날'이다.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2009년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2011년 극단백수광부 15주년 기념작, 2012년 명동예술극장 공동제작 공모 선정작으로 공연돼 다수의 상을 휩쓴 바 있으며, 아직까지 배우 오현경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봄날'은 절대 권력자이자 탐욕스러운 아버지와 그 아버지에 반역을 꾀하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자연과 인생의 이야기로 그려낸 작품이다. 배우 이대연, 유성진, 조재원 등이 함께 출연한다.

두 번째 작품은 테네시 윌리엄즈 작, 김도훈 연출(극단뿌리 대표·예술감독)의 '유리동물원'으로 다음 달 4일부터 1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1976년 극단뿌리의 창단공연을 시작으로 1994년까지 여러 차례의 재공연을 거듭했다. 

'유리동물원'은 1930년대 미국 사회의 계층인간들이 겪는 생활의 단면을 이질감 없이 "바로 우리의 가정"으로 표현, 인간성과 현실에 대한 관계가 결론 없이 진행되는 칩거 가족의 환상적 분위기를 묘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라이브 연주를 통해 구름에 떠 있는 한 가족의 감정이 연극적 색채로 표현된다. 배우 최종원, 차유경, 장우진, 전지혜가 출연한다.

세 번째 작품은 노경식 작, 김성노 연출의 '반민특위'로 다음 달 11일부터 20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2005년 극단 미학에 의해 초연됐으며, 작가 특유의 역사적 안목과 기록극의 무대화를 완성한 작품이다. '반민특위'는 일제강점기 40년 동안, 일제에 협력한 매국노와 친일부역자를 처벌하기 위해 제헌국회에 설치됐던 특별기구이다. 극은 시대상황과 친일경찰 세력의 방해공작을 통해 이 기구가 비극적 해체와 파탄을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정치드라마로 그려낸다. 원로배우 권병길, 정상철, 이인철, 김종구 등 30여 명이 출연한다.

마지막으로 이만희 작, 최용훈 연출, 이호재 출연의 '언덕을 넘어서 가자'는 다음 달 17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2007년 초연 당시 실버시대를 향한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과 맛깔스러운 대사로 중장년층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극작가 이만희가 배우 이호재에게 헌정한 작품이기도 하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세 친구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자, 기억의 저편에 묻어야 했던 첫사랑을 다시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이호재와 함께 최용민, 남기애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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