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성시어터라인의 김덕구 작 공동연출의 게스트하우스 낙 화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아띠에터] 이 연극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입주해 있는 여인들의 이야기다.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란 숙박시설의 하나로 외국인 여행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숙소를 제공한다. 1인당 숙박비가 보통 2~5만 원 정도(2013년 9월 8일 기준)로 저렴해 배낭여행객들이 자주 이용한다. 단독·연립·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의 빈방을 활용해 숙박객을 받는 '도시 민박업'이다.

게스트하우스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싱글룸은 한 방에 침대가 하나 있는 것이다. 더블 룸은 큰 침대 하나에 두 명이 자는 방이다. 트윈 룸은 작은 침대 두 개가 한 방에 있는 방이다. 도미토리는 2~3층 침대가 여러 개 있는 방을 갖추고 있다. 도미토리는 여러 명이 함께 투숙하게 된다. 화장실은 방에 붙어 있을 수도 있고, 공용으로 써야할 수도 있다. 주방은 공동으로 사용한다.

단순히 숙박업만 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날씨, 가볼만한 곳 소개, 준비물품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지하철 역 등으로 마중을 나가는 픽업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함께 장보기, 맛 집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관광객과 직접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인기 지역은 시장이 포화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생겼다. 최고 인기 지역 중 하나인 홍대 입구의 경우 약 250개의 게스트하우스가 있다고 부동산 관계자들은 추정한다. 그러다보니 인기 지역은 영업을 포기하고 게스트하우스를 매각하는 경우도 있다.

230㎡ 미만의 부동산이면 구청 신고만으로 창업할 수 있다.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샤워장, 취사장 등만 갖추고 관할 시군에 허가를 받으면 건축물 용도나 도시계획구역상 지목에 관계없이 영업이 가능하다.

 

무대는 백색의 벽을 무대 좌우에 나란히 배치해 게스트하우스의 각 방과 공동냉장고 그리고 현관의 통로로 사용된다. 무대 중앙에 식탁을 배치하고 의자 대신 사각의 플라스틱 바구니 두 개를 스카치테이프로 붙여 사용한다. 게스트하우스지만 외국인이 아닌 우리나라 여성전용 게스트하우스로 설정이 되고 젊은 여인들이 투숙해 있다. 그런데 이 여인들이 일종의 히키코 모리(引き籠も) 즉 은둔형 외톨이들이다.

히키코모리(일본어: 引き籠もり ひきこもり)는 사회생활을 극도로 멀리하고, 방이나 집 등의 특정 공간에서 나가지 못하거나 나가지 않는 사람과 그러한 현상 모두를 일컫는 일본의 신조어이다. 도지코모리(閉じこもり)라고도 하며, 일본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힛키'(ヒッキー)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이와 같은 증상은 1970년대부터 도래하였지만, 히키코모리의 개념은 2005년 일본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이토 다마키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최초로 소개하였다.

일본에서 발생하는 문화의존증후군에 의한 증상 중 하나로 히키코모리는 질병이나 장애가 아니며 다양한 심리적·사회적 요인으로부터 비롯된 상태로 본다. 일본의 출판사 이와나미 쇼텐에서 간행하는 일본어 사전 에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라는 표제어로 최초 수록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말 다듬기에서 폐쇄은둔족(閉鎖隱遁族)이라는 말로 다듬었으나, 보통 은둔형 외톨이(隱遁型-)라는 단어가 더 많이 사용된다. 2001년 정신건강의학과 여인중 박사, 이시형 박사,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강북삼성병원 등이 함께 '은둔형 외톨이'에 대해 연구한 결과 한국에도 일본과 같은 '히키코모리'가 30여 만 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낙, 화"에 살고 있는 세 여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 세 명은 서로의 교류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면서 각자의 생활을 하고 있다. 작가가 되려는 여인, 디자이너를 하는 여인, 그리고 회사에 다니는 여인이 살고 있다. 이들 속에 주인집 딸 '수인'이 게스트 하우스 관리자로 오게 된다. 게스트 하우스에 대한 환상과 로망이 있던 '수인'이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거주하고 있는 인물들과 부딪히며 친해지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러나 은둔형 외톨이들에게는 서로 간섭을 당하게 되고. 친해지는 게 오히려 불편하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우연히 공개가 되면서 놀라 당황해 하고, 모델이 되었던 여자는 자신이 성도착증 여인으로 묘사가 된 것에 분노를 느낀다. 거기에 게스트하우스를 개축하게 되었다는 통보가 도화선이 되어, 결국 단합은커녕 입주여인들의 분노가 타올라 각자 뿔뿔이 흩어져가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이 연극은 사회 공동체 속에 어울리지 못하고 은둔형 외톨이 같은 개인주의가 팽배해져 가는 세태를 묘사한 연극이다.

이나현이 새벽, 민샛별이 설하, 조은별이 유빈, 이송이가 수인 역드로 출연해 각자 성격설정과 연기에서 좋은 기량을 드러내 보이고 갈채를 받으며 극단 성시어터라인의 김덕구 작, 공동연출의 <게스트하우스 낙, 화>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