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고, 8강에서 덕수고와 '리턴 매치', 대어 휘문고 8강 진출 좌절

▲ 안산공고 마운드의 두 축, 김도규(사진 좌)와 정철원(사진 우).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2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겸 2017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청룡기 선수권) 16강전 마지막 일정에서 광주 동성고, 포철고, 안산공고, 배명고가 각각 승리했다.

1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선수권 10일 째 경기에서 동성고가 서스펜디드 끝에 '대어' 휘문고를 낚았고, 포철고가 인천고에, 안산공고가 제주고에, 배명고가 율곡고에 각각 승리하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최종 8강이 모두 가려진 가운데, 8개교는 내일부터 예비일 없이 곧바로 8강을 소화하게 된다.

제1경기 : 광주 동성고등학교 6-4 서울 휘문고등학교(3회 서스펜디드 재개)

무려 3일이 걸렸다. 9일 오후 8시 30분에 서스펜디드 선언된 경기가 11일 오전 10시 반에야 재개됐기 때문. 청소년 대표팀간의 학년 맞대결(휘문고 3학년 안우진, 동성고 2학년 김기훈) 겸 1차 지명권자(넥센 1차 안우진, KIA 1차 한준수) 맞대결로 동시에 관심을 모은 휘문과 동성의 경기에서 동성이 완승하며, 8강에서 덕수고와 '리턴 매치'를 갖게 됐다. 동성고는 1회 초 공격서 상대 수비 실책으로 선취점을 얻은 데 이어 6회 1사 1, 3루서 5번 이명기의 땅볼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이에 휘문고도 6회 말 2사, 1, 2루서 8번 이준의 우전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따라 붙었지만, 동성고가 7회 초 공격서 지강혁의 좌익수 앞 텍사스 히트로 추가점을 내며 다시 점수 차이를 벌렸다. 그리고 8회 공격에서는 또 다시 이명기가 3루수 옆 빠지는 2루타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인 데 이어 송구 실책과 1번 전정배의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묶어 대거 3득점, 승리를 굳혔다. 반격에 나선 휘문고는 8회 말 공격서 밀어내기에 이은 5번 김대한의 중전 적시타로 3점을 추격했지만, 추가점을 내지는 못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의준이 5와 1/3이닝 6피안타 1실점 호투를 기록하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2학년 좌완 에이스 김기훈도 경기를 마무리짓는 투구로 팀의 8강행을 이끌었다.

▲ 16강전에서 4안타 경기를 펼친 동성고 리드오프 전정배. 사진ⓒ김현희 기자

제2경기 : 경북 포항제철고등학교 5-2 인천고등학교

비슷한 전력의 양 팀 대전 결과는 에러에서 판가름났다. 포철고가 에이스 최경태의 역투와 상대 실책에 편승한 결승점에 힘입어 인천고에 5-2로 승리, 2015년 고척돔 대회 이후 2년 만에 선수권대회 8강에 올랐다. 포철고는 1회에 밀어내기에 이어 7번 최인호의 내야 안타로 두 점을 선취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4회 말 공격에서는 2사 만루서 1루 주자가 런다운에 걸렸지만, 이 과정에서 송구 실책이 발생하면서 주자 두 명이 홈인, 점수 차이를 벌렸다. 여기에 5회 2사 만루에서 또 다시 밀어내기로 추가점을 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반면 인천고는 9번 2학년 문현준의 대회 9호 홈런과 8회에 나온 6번 전부영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두 점을 만회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마운드에서는 32강전 6이닝 완봉투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에이스 최경태가 선발로 등판, 7이닝 5피안타 1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대회 2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제3경기 : 경기 안산공업고등학교 4-3 제주고등학교

팽팽한 접전 끝에 안산공고가 황금사자기에 이어 두 대회 연속 8강에 올랐다. 선취점은 제주고의 몫. 제주고는 1회 초 공격서 김건형과 정주원의 연속 적시타로 두 점을 뽑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자 안산공고는 3회 말 1사 1, 3루 찬스서 상대 송구 에러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은 데 이어 1학년 홍의성과 2학년 추진호가 연속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6회 공격에서는 2사 3루서 1번 조상현이 우익수 앞 텍사스 히트를 성공시키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에 제주고 역시 8회 초 공격서 어준혁의 3루타에 이은 정주원의 유격수 땅볼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제주고 역시 에이스가 빠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6강에 오르며,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운드에서는 정철원-김도규, 두 에이스 듀오의 역할이 컸다. 선발로 나선 정철원은 5회를 소화하면서 9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단 2실점만 허용하며 대회 2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나머지 이닝을 장신 에이스 김도규가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 승리를 지켰다.

▲ 안산공고 타선의 중심, 3번 홍의성-4번 추진호(사진 좌측부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제4경기 : 서울 배명고등학교 4-3 파주 율곡고등학교

서로 비슷한 양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양 팀의 대결에서 배명고가 웃었다. 배명고는 2회 말 1사 만루서 7번 김동천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얻었다. 그리고 이후 상황서 3루 주자가 런다운에 걸렸으나, 홈에서 포수가 태그에 실패하면서 추가득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2사 1, 2루에서는 1번 양영수의 좌전 적시타까지 터졌다. 이어 3회 말 공격에서는 6번 김영훈의 투수 앞 내야 안타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율곡고다 5회 초 공격서 9번 김성웅의 1타점 좌익선상 2루타와 1번 김다운의 연속 적시타를 묶어 두 점을 추격한 데 이어 6회 초에 또 다시 9번 김성웅이 좌전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배명고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다만, 이후 구원으로 나온 곽빈의 구위에 막혀 역전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로써 배명고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수권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 청룡기 선수권 주요 히어로(MVP)

광주동성고 내야수 전정배 : 그야말로 인생 경기를 펼쳤다. 리드 오프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전정배가 5타수 4안타 1타점(1득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도왔다. 빠른 발을 이용하여 도루도 하나 성공시킨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전정배가 살아나가자 찬스에 강한 중심 타선에서 차곡차곡 점수를 뽑아내며, 대어 휘문고를 잡는데 성공했다. 경기 직후 전정배는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연고지 KIA 타이거즈에서 내야수로 뛰고 있는 최원준(서울고 졸업)을 닮고 싶다는 그는 8강에서 덕수고를 만난다. 덕수고는 지난 황금사자기 4강에서 만났으나,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애 패한 바 있다. 전정배가 리드 오프로서 리턴 매치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주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청룡 영웅 팔찌를 선물받고 기뻐하는 포철고 에이스 최경태. 사진ⓒ김현희 기자

포철고 투수 최경태 : 32강전이 타력에 의해 얻은 화끈한 콜드게임 승리였던 반면, 16강전은 최경태의 역투에 힘입은 포철고의 신승이었다. 앞선 32강전에서 6이닝 완봉투를 선보였던 최경태는 우천으로 인하여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난 뒤에 맞은 16강전에서 7이닝 5피안타(1홈런) 1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2015년 이후 2년 만에 모교의 청룡기 8강행을 이끌었다. 98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는 동안 삼진이 없었던 부분도 꽤 흥미로운 사실이다. 뜬공이나 땅볼을 유도한 것이 적중했던 셈이었다. 특히, 21개 아웃카운트 중에서 외야 플라이가 단 4개에 불과했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만큼 공 끝에 힘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8강에서는 선발로 나서기 어렵겠지만, 위기 상황에서 언제든지 등판하여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자 한다. 최경태의 활약에 힘입어 김영직 감독도 '2015년 이후 다시 청룡기 4강'을 바라고 있다.

안산공고 에이스 정철원-김도규 듀오 : 말 그대로 16강전 경기를 지배했다. 선발로 등판한 정철원이 5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는 동안, 뒤 이어 등판한 김도규는 4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프로야구였다면 세이브가 기록될 수 있었던 상황. 이로 인하여 정철원은 2승으로 청룡기 대회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고, 김도규는 변함없는 수호신으로 팀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에이스'라는 칭호에 별다른 부담감이 없다는 김도규는 8강전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벌써부터 내일 모레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정철원은 늘 "(김)도규 형이 있기에, 늘 안심하고 던질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정철원에게 김도규는 어떠한 존재인지를 묻자 주저 없이 "우리 팀의 수호신"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역시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트레이트와 제구력이 일품이다. 다만, 오늘 경기에서 9안타를 맞은 것에 대해서는 "초반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그래도 수비들이 도와 준 덕이다."라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두 에이스 듀오는 13일 오후 3시에 청룡기 8강전에서 다시 등장할 전망이다.

배명고 투수 맹성주 : 5회 원 아웃에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배명고의 '맹진사' 맹성주가 사실상 마운드를 지배했다. 승리 투수는 마지막에 등판한 곽빈의 몫이엇지만, 4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보였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최종 성적은 4와 1/3이닝 4피안타 2실점. 변화구 제구가 좋아 상대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났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탈삼진 숫자도 5개로 꽤 많은 편. 5회까지 소화했다면 승리 투수가 될 수도 있었으나, 개인 욕심보다는 팀 승리에 더 중점을 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투구 숫자도 적어 향후 8강에서도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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