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표팀 코칭스태프 전원 청룡기 '마감' 진기록

▲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지만, 덕수고 윤영수(사진 맨 우측)는 여전히 캡틴으로 끝까지 경기장을 지키고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2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겸 2017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청룡기 선수권) 16강전에서 덕수고, 서울고, 충암고가 각각 승리했다.

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선수권 8일 째 경기에서 덕수고가 군산상고, 서울고가 강릉고에, 충암고가 강호 장충고에 승리하며, 각각 8강 진출을 확정했다. 휘문고와 광주동성고의 제4경기는 우천으로 인하여 3회에 서스펜디드가 선언, 내일 9시에 동일 상황에서 재개된다.

제1경기 : 서울 덕수고등학교 4-0 전북 군산상업고등학교

설욕(군산상고)이냐, 우승후보의 품격(덕수고)이냐를 두고 황금사자기에 이어 리턴 매치를 가진 양 교의 대결에서 또 다시 덕수고가 웃었다. 특히, 정윤진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덕수고 다운 방법'으로 승리했다는 점이 선수들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했다. 양 팀은 3회까지 팽팽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던 4회 말 공격서 덕수고가 7번 김동욱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다. 이후 다시 양 팀은 명품 수비전을 펼치면서 7회까지 팽팽한 기운을 이어갔다. 그러다 덕수고가 8회 말 공격서 쐐기를 박았다. 군산상고 에이스 임지훈을 상대로 양원중이 3루타를, 남영재가 몸에 맞는 볼로 걸어 나간 이후 2루 도루까지 성공, 득점 찬스를 맞이했던 것. 여기에 2학년 김주승이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한 데 이어 7번 김동욱의 땅볼 때 상대 1루 송구 에러까지 겹치면서 남영재와 전이준이 모두 홈을 밟았다. 이것이 결승점이 됐다. 특히, 덕수고 특유의 '실책 없는 야구'가 이어졌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동찬-구원 박동수-마무리 박용민이 나란히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하여 3과 2/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사이드암 박동수가 대회 2승째를 챙기면서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제2경기 : 서울고등학교 8-3 강원 강릉고등학교

▲ 유난히 청룡기 선수권과 인연이 많은 서울고 외야수 이재원. 사진ⓒ김현희 기자

서울 지역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우승 청부사'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고의 맞대결에서는 9회 대역전에 성공한 서울고가 다소 힘겹게 8강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8회까지 진행될 때까지만 해도 강릉고가 우세한 경기를 펼치면서 또 다른 이변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돌기도 했다. 서울고는 2회 초 공격서 7번 장민석의 1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내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강릉고는 7회 말 반격서 6번 김강민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밀어내기 볼넷과 상대 유격수 1루 송구 에러 등을 묶어 대거 3득점,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서울고도 8회 초 반격서 4번 강백호의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격했지만, 추가 득점 없이 9회 초를 맞이했다. 강릉고 2학년 에이스 이믿음의 상태를 고려해 보았을 때 역전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수비가 문제였다. 실책으로 주자들이 출루한 가운데, 최현준의 적시타와 양승혁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가볍게 역전에 성공했고, 5번 이재원과 6번 송승환도 2타점씩 총 4타점을 합작하면서 승리를 굳혔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주승우에 이어 7회부터 등판한 강백호가 2와 2/3이닝 무자책 호투로 1승을 챙겼다. 짧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삼진을 무려 6개나 솎아 내는 위력을 선보였다.

제3경기 : 서울 충암고등학교 5-2 서울 장충고등학교

▲ 32강전 7회 콜드 포함, 2연속 완투를 기록한 충암고 에이스 김재균. 사진ⓒ김현희 기자

서울 지역에서 충(忠)으로 가득찬 학교들의 맞대결에서 주말리그에 이어 충암고가 또 다시 웃었다. 충암고가 올 시즌 내내 도깨비같은 행보를 보였다고는 하나, 바짝 독이 오른 장충고의 기세까지 막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선취점은 장충고의 몫이었다. 장충고는 3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4번 최준우가 병살타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대량 득점도 가능했던 상황에서 범타로 물러났던 점이 다소 아쉬웠던 부분. 그러나 5번 이영운이 우전 적시타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이면서 1득점에 그칠 뻔했던 3회 공격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충암고는 곧바로 이어진 4회 초 반격서 밀어내기 볼넷 등으로 동점을 만든데 이어 7회 공격서 상대 에러와 와일드피치, 그리고 4번 박동주의 쐐기 1타점 3루타로 단숨에 3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역전 허용 직후 장충고는 추격의 기회를 노렸으나, 7~9회에 단 1안타만을 기록,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마운드에서는 32강전 7회 완봉에 이어 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좌완 에이스 김재균이 이번에는 아예 9이닝을 완투하며 8피안타 2실점투를 기록, 팀의 2승을 혼자 책임졌다.

※ 청룡기 선수권 주요 히어로(MVP)

덕수고 내야수 김주승 : 마운드에서 3명의 3학년 선수들이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는 동안, 타선에서는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주승이 사실상 경기를 지배했다. 선발 출장한 9명의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100% 출루를 선보였다. 최종 성적은 4타석 1타수 1안타 3사사구 1타점. 특히, 출루하기만 하면 뛰기에 바빴다. 덕분에 무려 3개의 도루를 성공, 정윤진 감독이 보다 쉽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김주승의 친형은 한화에서 뛰고 있는 거포 김주현이다. 거포로서의 기질이나 장타력은 형이 낫지만, 전체적인 타격 및 주루 센스는 동생이 더 낫다는 평가다. 두 형제가 향후 어떠한 모습으로 프로에서 만날지 지켜볼 만하다.

▲ 전국 무대에서 보기 드문, 1타수 1안타 1타점(3사사구) 3도루를 기록한 덕수고 2학년 김주승. 사진ⓒ김현희 기자

서울고 외야수 이재원 : 4번을 치고 있는 강백호가 투-타를 넘나들며 좋은 모습을 보이는 동안 타선에서는 이재원이 역전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최종 성적으 4타수 2안타 2타점. 그런데 2타점을 기록한 순간이 결정적이었다. 4-3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9회 초 공격서 좌전 적시타로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기 때문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우수 고교 초청 대회에서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이재원은 청룡기와 관련한 즐거운 추억이 많다. 지난해에도 청룡기 선수권에서 2학년의 몸으로 홈런포를 쏘아 올렸기 때문. 외야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만큼, 향후에는 동명 이인의 SK 이재원만큼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암고 투수 김재균 : 2009년 문성현, 2010년 최현진, 2011년 변진수, 2012년 이충호에 이어 정말 오랜만에 충암고표 에이스가 등장했다. 김재균이 32강전에 이어 16강전에서도 경기를 지배하며 두 경기 연속 완투 행진(32강전 7회 콜드)을 이어간 것. 32강전과는 달리, 16강전에서는 강호 장충고를 만났지만, 주말리그전에서 이미 승리해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위기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상대 공격 찬스를 막았다. 당초 시즌 전부터 '충암고에는 김재균이 있다'라며 주목을 많이 받았던 만큼, 남은 경기에서도 에이스 본색을 드러내 보일지 관심을 가질 만하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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