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콜드게임 2회, 6-7회 콜드게임 각 1회로 21시 이전 네 경기 모두 '종료'

▲ 콜드게임 완성 직후 관중석에 예를 표하는 포철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2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겸 2017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청룡기 선수권) 32강전에서 충암고, 장충고, 인천고, 포철고가 각각 승리했다.

6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선수권 5일 째 경기에서 충암고가 충청의 복병 세광고에, 장충고가 동산고에, 인천고가 광주 진흥고에 각각 콜드게임 승리한 데 이어 포철고마저 성남고에 콜드게임 승리하며, 각각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네 경기 중 두 경기가 5회 콜드, 한 경기가 6회 콜드, 나머지 한 경기가 7회 콜드로 끝나는 등 모두 콜드 게임으로 종료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제1경기 : 서울 충암고등학교 7-0 충청 세광고등학교(7회 콜드)

충암고 이영복 감독은 올해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그만큼 잘할 때와 못할 때의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충암고 전력에 대해 늘 '도깨비 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바로 그 도깨비팀이 청룡기 선수권 첫 경기를 콜드게임으로 잡았다. 황금사자기 첫 경기에서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충암고는 1회 말 공격서 양우현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 등을 묶어 3득점에 성공, 기선을 제압했다. 2회 말 공격에서는 밀어내기 볼넷과 2번 정준호의 중전 적시타로 또 다시 3득점, 경기 초반부터 점수 차이를 크게 벌렸다. 3회 말에는 8번 김세영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7득점째에 성공, 기어이 콜드 게임의 완성을 알렸다. 마운드에서는 충암의 좌완 에이스 김재균이 7이닝 7피안타 무실점 완봉 역투로 전반기 부진을 씻고 깨끗하게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제2경기 : 서울 장충고등학교 13-3 인천 동산고등학교(5회 콜드)

장충고가 전반기 왕중왕전 진출 실패의 한을 톡톡히 풀었다. 그것도 강호 동산고를 상대로 5회 콜드게임 승리하며, 지난 봄철 잔뜩 벼르고 있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이 날 선발타자 전원 안타, 매 이닝 득점이라는 진귀한 기록까지 남겼다. 장충고는 1회 초 공격서 대거 5득점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마무리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 플레이와 상대 실책에 편승한 결과이기도 했다. 2회와 3회에도 각각 한 점을 추가한 장충고는 4회 초 공격에서도 4번 최준우의 3루타 등을 앞세워 대거 4득점, 5회 콜드게임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산고가 4회 반격서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5회 초 공격서 6번 김태연의 주자 일소 우중간 3루타로 쐐기점을 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동산고는 5회 말 마지막 공격서 상대 실책에 이은 김정우의 적시타 등에 힘입어 2점을 추격했지만, 콜드게임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동산고는 황금사자기 8강에서도 대회 첫 5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한 데 이어 청룡기에서도 대회 첫 5회 콜드패의 주인공이 되어야 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로 등장한 장충고 우완 최건이 시속 150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선보이며, 오랜만에 에이스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3회부터 교체, 남은 이닝을 3학년 경우진이 책임지며,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 인천고 배터리 민성우(사진 좌)-김석윤(사진 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제3경기 : 인천고등학교 11-1 광주 진흥고등학교(5회 콜드)

선발 타자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 인천고가 진흥고에 콜드게임 승리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제3경기 역시 앞선 경기와 매우 비슷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0-1로 지고 있던 1회 말 반격에 나선 인천고가 2연속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고, 7번 백재혁과 8번 김태우가 나란히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대거 6득점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타자 일순이라는 진기록까지 만들어냈다. 2회 말에도 한 점을 추가한 인천고는 3회 말 2사 만루서 4번 주장 민성우가 주자 일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만들어내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 날 경기서 1타수 1안타 3타점, 몸에맞는 볼 2개를 기록한 민성우는 공민규, 전부영, 김태우와 함께 100% 출루를 선보이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마운드에서는 3학년 김석윤이 5이닝 노히트 피칭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에러로 인한 실점만 아니었다면, 5이닝 노히트노런 기록도 달성할 뻔했다.

제4경기 : 경북 포항제철고등학교 10-0 서울 성남고등학교(6회 콜드)

당초 성남고의 우세로 점쳐졌던 제4경기에서는 포철고가 경기 막판 대거 8득점하는 저력을 선보이며, 6회 콜드게임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포철고는 1회 말 2사 3루서 4번 권영준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데 이어 3회 말 공격에서도 상대 폭투로 추가점을 냈다. 그리고 6회 말 공격서 2사 이후에만 8득점,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7번 최인호의 중전 적시타를 시작으로 포수 송구 에러로 타자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오는 등 행운도 따랐다. 여기에 1번 조일현의 중전 적시타와 3연속 밀어내기 사사구, 그리고 8-0 상황서 터진 6번 정준영의 끝내기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마운드에서는 포철의 에이스 최경태가 6이닝을 완봉 역투로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 청룡기 선수권 주요 히어로(MVP)

충암고 투수 김재균 : 올 시즌 내내 기복이 심했던 팀 전력에 비례하여 김재균 역시 부침이 많은 시즌을 보내야 했다. 전반기 왕중왕전인 황금사자기에서도 장안고와의 경기에서 팀 콜드게임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러한 가운데, 청룡기를 통하여 완벽하게 부활, 대회 첫 완봉승을 챙겼다. 세광고 타선에 7피안타를 허용하는 등 주자를 자주 내보냈지만,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끝까지 상대 주자들의 홈인을 허용하지 않았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3, 4, 5번 클린업 트리오를 범타로 처리한 부분도 꽤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현재 페이스 대로라면, 청룡기 본선 무대에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장충고 내야수 박민석 : 아직 2학년밖에 안 됐다. 그러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마치 김호재(삼성), 박찬호(KIA), 최종은(중앙대), 그리고 지난해 최준우(현재 3학년)의 활약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두 자릿 수 도루를 기록하면서 '장충고의 핵'이라는 1번 타자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 동산고와의 경기에서는 2개의 사사구와 2개의 안타를 기록하면서 100% 출루에 성공, 리드 오프 역할을 200% 이상 해냈다. 도루도 2개, 타점도 2개를 만들어내면서 향후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 현재 3번과 4번을 맡고 있는 3학년 박준호-최준우 듀오의 상태가 좋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16강 이후 경기에서도 더 많은 것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고 배터리, 민성우-김석윤 듀오 : 사실상 제3경기 콜드게임 승리의 주인공이다. 마운드에서 김석윤이 5이닝 노히트 피칭을 선보이는 동안, 타선에서 주장 민성우가 3타점 쐐기 2루타를 기록하면서 팀 동료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줬다.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민성우는 이 날 경기서 몸에 맞는 볼 2개를 포함, 본인의 유일한 안타를 2사 이후에 쳐내며,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드러내 보였다. "삼진 당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 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는 것이 민성우의 설명이다. 오늘(6일) 경기에서는 포수로 나섰지만, 외야 전 포지션과 1루 수비도 가능한 '유틸리티 맨'이다. 한편, 에이스 이다빈과 함께 팀 마운드를 이끌고 있는 김석윤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팀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다섯 개의 사사구를 허용했지만, 삼진 4개를 기록하면서 1실점 호투로 첫 승을 신고했다. 오늘 경기에서 소화한 5이닝도 본인의 시즌 최다 이닝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 현재 4승으로 팀 내 다승 선두에 올라 있는 이다빈까지 정상 가동될 경우, 인천고 마운드는 김석윤-이다빈 듀오로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된다.

▲ 포철고 배터리, 최경태(사진 좌)-권영준(사진 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포철고 배터리, 최경태-권영준 듀오 : 포철고의 두 배터리가 말 그대로 '경기를 지배'했다. 마운드에서 최경태가 6이닝 무실점투를 선보이는 동안 타선에서 상대 실책과 사사구 등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에이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줬다. '인생 투'를 선보인 최경태는 "집중해서 던지자는 생각으로 올라왔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다음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포수 겸 4번 타자로 나서며 선제 타점 포함, 멀티 히트 경기를 완성한 권영준도 "(최)경태가 리드를 잘 따라 온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승리의 공을 에이스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러는 한면, 두 이 모두 "2년 연속 성남고에 패했다. 그래서 성남고전 하나만 보고 올라왔는데, 콜드게임까지 만들었다. 3년 만에 성남고를 이긴 만큼, 이제는 우승도 가능하다."라며, 당찬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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